몽골-베트남등 9명음악인들
전통음악 바탕 신곡 창작
5개월간 진행… 韓전통음악
연수-한국어 수업 이수도

몽골, 베트남, 우즈베키스탄, 한국의 젊은 음악인들은 언어도 생활습관도 문화도 달랐다.

서로의 의사를 전달하는 것도 각자의 음악을 맞춰가는 것도 쉽지 않았다.

하지만 ‘소리’를 통해 서로를 이해하고 음악으로 협력해 멋진 앙상블을 만들어냈다.

전주세계소리축제는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이 주관한 2018 문화동반자 사업의 일환으로 지난 7월부터 약 5개월간 ‘아시아소리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축제를 통해 아시아가 지닌 전통음악의 예술적 가치와 다양성을 공유하고 해당 국가 음악가들에게 작품 창작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마련한 프로젝트로 서구 중심의 시선에서 벗어나 아시아의 위대한 음악 유산을 현대적으로 보여줬다는 긍정적 평가를 얻은 채 11월 마무리 됐다.

  ▲ 아시아권 전통예술의 새로운 모델 제시올해 소리축제가 처음으로 시도한 ‘아시아소리프로젝트’는 문화동반자 사업의 일환이다.

문화동반자 사업은 전 세계 ODA(공적개발 원조) 수혜국의 문화·예술 전문가들이 일정 기간 한국에 체류하면서 전문 연수과정을 이수하는 프로그램이다.

개발도상국의 아티스트를 육성해 교류를 돕고, 한국 문화에 대한 이해와 협력을 유도하는 시혜적 성격을 지니고 있다.

몽골, 베트남, 우즈베키스탄, 한국의 젊은 음악가 9명은 ‘아시아 소리 판타지’를 주제로 신곡을 창작했다.

4개 국가의 전통음악이 밑바탕이 된 창작곡들은 ‘Into the Echoes’, ‘어기야차’, ‘쑥꾹쑥국’등으로 몽골의 민요와 한국의 뱃노래, 새타령 선율을 모티프로 한다.

또 배트남 ‘Nang Tinh Phuong Nam’, 우즈베키스탄 ‘Andijon Polka’, 한국의 ‘도라지’ 등을 공동 편곡 연주했다.

이번 프로젝트에서 타악기 도이라를 연주한 우즈베키스탄의 샤흐보즈 다브로노브는 “한국을 비롯해 베트남과 몽골 모두 각기 다른 음악 시스템을 갖고 있었다”며 “처음에는 묘하게 음계도 맞지 않았고 피치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서 신경전이 있었지만 나중엔 모두가 새로운 시도를 하고, 합을 맞추며 하모니를 이뤄냈다”고 회상했다.

그리고 지난 10월 전주세계소리축제는 ‘아시아 소리 프로젝트’를 통해 창작한 신곡을 관객들에게 발표하며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이후 국악방송 ‘세계의 전통음악’ 초청공연, 부산시립국악관현악단의 정기연주회 ‘아시아 민족음악의 밤’ 등에 초청되면서 아시아권 전통예술의 새로운 모델을 널리 알렸다.

‘아시아 소리 프로젝트’를 담당한 조성원 소리축제 차장은 “문광부가 만든 사업의 특성은 시혜적 성격이 컸다.

하지만 사실 다른 분야는 이러한 성격을 반영해서 진행할 수 있을지 몰라도 문화예술은 그럴 수 없다”며 “우열을 가리기 보다는 서로 함께 공동 창작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일방적 방향이 아닌 함께 공유하고 각국의 음악을 존중하면서 프로젝트에 임했다”고 말했다.

  ▲ 한국의 다양한 문화체험 이수아시아전통예술을 공동 창작하는 것은 물론, 나아가 지역 음악인과 연계해 한국 전통음악을 연수하는 시간을 가졌다.

동반자들의 전문성에 적합한 전통음악 연수로 전북도립국악원의 백은선 단원이 몽골과 베트남 현악기 연주자들에게 가야금을, 이정인 소리꾼이 몽골 보컬에게 판소리 레슨을 진행했다.

전북대 어학당과 연계해 한국어 수업을 열었으며 임실필봉 문화촌 방문, 광주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아시아오케스트라 공연 관람 등 한국문화 체험을 이수했다.

  ▲ 앞으로의 계획“처음으로 시도한 프로젝트인 만큼 올해 선보인 작품이 만족할만한 수준은 아니다”조성원 차장은 아시아소리프로젝트가 대체적으로 긍정적 평가를 얻어 다행이지만, 풀어야 할 숙제는 아직 많이 있다고 말한다.

그는 문화동반자 사업이 지닌 구조적 난제를 어떻게 극복하고 나아가 보다 질 높은 음악을 선보일 수 있을지가 제일 큰 과제이자 목표라고 했다.

그러면서 급하게 사업을 확장시키는 대신, 내실을 키우겠다는 계획을 전했다.

조 차장은 “장기적인 관점으로 봤을 때 해외 음악가들과의 네트워크 구축부터 문화동반자로 함께 성장할 지역의 젊은 뮤지션들과의 유대감 형성, 음악 작품 아카이브 마련 등 사업을 널리 알리고 몸집을 불리기보다는 콘텐츠에 집중해서 보다 튼튼하고 안정적인 프로젝트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박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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