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제작상영영화 10편내외
'시네숲' 문화기획단 결성
전주단쳔영화제-가족영화제
기획… 지역영화포럼도 추진

흔히 전주를 ‘영화의 도시’라고 말한다흔히 전주를 ‘영화의 도시’라고 말한다.

전주국제영화제, 영화의 거리, 독립영화관 등 전주를 보금자리 삼아 많은 독립영화가 제작되고 상영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영화들이 스크린에 걸리지 못한 채 사장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곽효민 기획자는 여러 사람들의 수고로 만들어지는 영화들이 사라지는 것이 안타까웠다.

특히 요즘은 전문영화예술인들 뿐만 아니라 일반 시민들도 영화를 만들 수 있도록 다양한 활동을 지원하는데 반해 상영기회를 얻지 못하는 현실이 싫어 작지만 의미 있는 영화제를 기획하게 됐다.

올해 전주단편영화제, 전북가족영화제를 기획하고 전북청소년영화제 프로그래머로 참여하며 어느 때보다도 바쁜 나날을 보낸 문화기획단 ‘시네숲’의 곽효민 감독 겸 기획자를 최근 한 커피숍에서 마주했다.

“지역에는 전주국제영화제와 전북독립영화제가 가장 큰 영화제로 자리하고 있지만 사실 전주에서 만들어진 영화가 상영되는 경우는 10편 내외라고 알고 있어요. 상영되는 영화편수는 적지만, 만들어지는 영화는 많죠. 그래서 기획하게 된 영화제가 겨울영화제였어요. 지금은 새롭게 전주단편영화제라는 이름으로 바꿨지만 처음 이름은 겨울영화제였죠. 봄에 열리는 전주영화제와 가을에 개막하는 전북독립영화제를 피해서 겨울에 진행했고 영화를 만들었는데 상영할 곳이 마땅치 않았던 지역 영화인들의 영화를 주로 상영했죠”

전주시민미디어센터에서 주관한 시민프로그래머 양성과정을 이수한 곽효민 기획자는 그때 함께 공부했던 이들과 수료과정 프로젝트를 마친 뒤 자연스럽게 지역의 영화 관련 모임(씨네몽, 아모르, 아프로)과 교류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협업하는 공동체가 생겼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시네숲’이라는 문화기획단을 결성하기에 이른다.

모임에 속했던 이들은 지역의 문화예술영역, 특히 영화분야의 현주소와 방향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서로의 존재를 알아갔다.

그리고 문득 시민의 힘으로 여는 영화제를 개최해보자는 의견이 제기됐고, 영화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고민할 겨를 없이 바로 ‘오케이’를 외치며 영화제 구성에 돌입하게 됐다.

 “이번에 처음으로 선보였던 전북가족영화제는 3년 전부터 기획을 했어요. 세월호 사고 이후 어떤 변화들이 있었는데 ‘가족’이라는 게 모든 사람들에게 마지막 보금자리 같은 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그 보금자리가 위협받지 않아야 한다는 마음이 들었죠. 더불어 제가 중고등학교에서 학생들에게 미디어관련 수업을 하고 있는데 학생들이 써온 시나리오를 쭉 들여다보면서 발견한 게 ‘우울함’이었어요. 실질적으로 우울함을 지닌 이야기들이 그 아이들의 삶이라는 걸 알았죠. 그러면서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할 수 있도록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어른이 바라보는 가족과 아이가 바라보는 가족은 다르니까요. 서로 다름을 표현할 수 있도록 하고 싶었죠. 그걸 통해서 가족이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도 함께 보여주면 좋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지역 영화인과 청소년, 시민 등 각각 다른 이들의 기호에 맞춰 영화제를 진행하고 있는 곽 기획자는 지역에서 활동하는 영화인에게는 상영의 기회를, 영화인들의 가족이나 지인에게는 함께 영화를 관람하면서 느낄 수 있는 뿌듯함 등 종합예술인 영화가 주는 희열감을 많은 사람들이 느꼈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사실 영화제라는 게 예산의 압박에 시달릴 수밖에 없어요. 그러나 작지만 의미 있는 영화제가 계속해서 생겨나고 지속되다 보면 하나의 ‘문화’가 형성 될 거라고 생각해요. 물론 그 문화가 지역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더 나아가 영화 생태계에도 좋은 자극제가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힘듦보다는 재미를, 어려움 보다는 즐거움을 찾아내는 긍정적 마인드의 곽효민 기획자에게 앞으로의 계획을 묻자, 준비한 것처럼 쉴 새 없이 이야기를 꺼내놓는다.

“지금 한국외대 글로벌 문화콘텐츠 학과에 다니고 있는데 논문을 써야 해서 조금 바쁠 것 같아요. 그리고 지역에서 활동하려는 영화인들이 ‘서울이 아닌 이곳에서 잘 될 수 있을까?’ 고민하는데 그들이 걱정하지 않고, 활동할 수 있도록 밑거름 역할도 해야 할 것 같아요. 그리고 현재 지역 영화계가 안고 있는 예산 문제 등 다양한 이슈들을 의논하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성을 모색하는 지역영화포럼도 추진해보려고 해요. 마지막으로 내년에는 제 이야기를 담은 영화 한 편을 완성하고 싶어요”

/박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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