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국제영화제 운영미숙
19회 무색…가족영화제등
다양한 계층 영화제 발견
상업영화 촬영지로 '각광'

올해도 전북을 기반으로 제작된 영화들이 극장에서 관객과 조우했다.

‘영화의 도시’라는 수식어가 어색하지 않은 전북의 영화·영상 분야는 매해 가치를 증명하며 발전하고 있지만, 가장 큰 행사인 전주국제영화제는 19년이라는 역사가 무색 할 만큼 역대급 운영 미숙으로 빈축을 샀다.

반면 전북독립영화제, 전북가족영화제, 전주단편영화제, 전북청소년영화제, 5.18 전북영화제 등 다양한 계층과 주제로 진행된 작은 영화제들의 발견은 지역 영화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기에 모자람이 없었다.

영화제뿐만 아니라, 전북에서 제작·지원된 영화들이 좋은 성과를 거두며 전북 영화의 힘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다.

지난 여름 개봉한 이준익 감독의 ‘변산’은 전북 부안에 위치한 변산의 정서를 카메라에 담았으며 11월 개봉한 장률 감독의 ‘군산 : 거위를 노래하다’는 전북 군산만이 갖고 있는 특유한 색깔을 품어 평단의 호평을 받았다.

이외에도 ‘허스토리’, ‘물괴’ 등 다수의 영화들이 전북에서 촬영됐으며, 전주 마지막 기생 허산옥을 모티브로 한 영화도 제작된다.


△ 전주국제영화제, 19년 역사가 무색할 역대급 운영미숙 ‘눈살’ 

매해 역대 최다 관객수와 매진 회차를 기록하고 있는 전주국제영화제가 올해도 약8만 2000여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역대급 흥행을 이뤘다.

특히 여러 부대 행사를 진행해 축제 분위기 연출을 위해 노력했다.

프로그램 면에서도 ‘독립과 대안’이라는 기조를 반영한 프론트라인, 시네마톨로지, 스페셜포커스 등의 섹션을 준비해 보다 짜임새를 갖췄다는 평가를 받으며 영화제의 질적 향상의 밑거름이 되었다.

또한 여성과 차별에 대한 문제를 담아낸 영화를 비롯해 속도나 경쟁, 이념과 사상 때문에 뒤로 밀린 사람들에 대한 깊은 관심이 느껴지는 영화들이 스크린에 걸리며 사회적 이슈를 다시금 고민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19년이라는 역사가 무색할 정도로 영화제는 시작 전부터 끝날 때까지 잡음이 끊이질 않았다.

문화계 미투 운동이 뜨거웠던 지난 2월 말, 영화제 직원 성희롱 문제가 청와대 국민청원을 통해 알려지면서 영화제 브랜드 이미지가 실추 된 것을 시작으로, 영화제 첫 날 프레스 배지 발급 과정에서 소속 매체 및 직급 오기재로 전국적인 망신을 샀다.

국제 행사임에도 불구하고 외국 방문객과 외신기자에 대한 배려 부족, 내부 직원들 간의 소통 부재 등으로 빈축을 샀다.

또 매년 어김없이 제기됐던 음향, 주차, 상영환경 등의 문제가 개선되지 않아 실망감을 안겼다.

전문가들은 막대한 지원금을 투입하는 국제적인 행사인 만큼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해서는 그간 축적된 노하우를 바탕으로 보다 체계적인 운영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조언했다.


△ 참신한 기획력으로 똘똘 뭉친 다양성 영화제

올해 초 새로운 집행부로 변화를 꾀한 전북독립영화제는 총 1,300여명의 관객을 동원했으며 매 회차 마다 약 50%의 좌석 점유율을 기록했다.

특히 전북 영화의 현재를 돌아보고, 지역 영화 발전 가능성을 확인 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 평가를 받았다.

전북 무주군 일대에서 열리는 ‘무주산골영화제’는 무주지역의 지형적 특성과 정서가 고스란히 묻어나 쉼과 휴식을 취하기에 적절한 영화제라는 평가를 얻었다.

현장을 찾은 방문객들은 물론, 주민, 매년 영화제를 방문하는 마니아들에게 큰 만족감을 선사하며 영화축제로서 한 단계 성장했다.

또 부모와 자식이 바라보는 가족에 대해 알아 볼 수 있는 ‘전북가족영화제’, 5.

18 민중항쟁 38주년을 기념해 열렸던 ‘5.18 전북영화제’, 선생님과 학생이 함께 만든 ‘전북청소년영화제’, 우리 지역 단편 영화를 감상할 수 있는 ‘전주단편영화제’ 등도 관객들과 만나 신선한 즐거움을 불어넣었다.

특히 각 계층을 대상으로 시민미디어센터에서 영화와 영상 관련 교육이 보편화 된 만큼 결과물을 가지고 영화제를 여는 일이 쉬워진 만큼 자발적으로 영화제를 기획하고 만드는 사례가 늘었다.


△ 세계에서 인정 받은 전북의 영화·영상 그리고 여전히 진행중 

제19회 전주국제영화제 JCP(전주시네마프로젝트)에 선정돼 제작한 장우진 감독의 ‘겨울밤에’가 지난달 27일 프랑스 낭트 3대륙 영화제에서 청년심사위원상을 수상했다.

낭트 3대륙 영화제는 아시아, 아프리카, 남미 3개 대륙 영화소개에 중점을 둔 영화제로 칸 영화제와 함께 프랑스를 대표하는 영화제다.

아울러 제22회 탈린블랙나이츠영화제에서 감독상과 여우주연상을 2018 서울 독립영화제 본선경쟁 부문에 진출하는 등 국내외 유명 영화제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며, 전주영화제의 명성을 널리 알렸다.

전주영상위원회가 지원한 김유라 감독의 단편영화 ‘말없이 추는 춤’이 제10회 서울국제초단편영화제 단편 국제경쟁 부문에서 대상으로 선정됐다.

뿐만 아니라 상업영화 촬영지 필수코스로 자리매김한 전북은 올해도 이준익 감독의 ‘변산’, 장률 감독의 ‘군산 : 거위를 노래하다’, 민규동 감독의 ‘허스토리’ 등의 주요 촬영지가 되었다.

또 개봉예정작인 엄유나 감독의 ‘말모이’,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 등이 전북을 거쳤다.

상업 영화와 더불어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다양한 콘텐츠들도 제작해 선보인다.

전북문화콘텐츠융복합 사업 선정작인 저예산 장편영화 ‘앙상블’은 지역 연극 ‘녹두장군 한양압송(원작 최기우)’을 각색한 작품.

지난 9월 크랭크인 했으며 제19회 전주국제영화제 한국경쟁부문 대상작인 영화 ‘성혜의 나라’ 연출자 정형석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또 전주의 마지막 권번기생이자 여류화가 ‘허산옥’을 모티브로 한 영화 ‘어게인’이 만들어져 제20회 전주영화제에서 첫 선을 보이며 전라감영 복원 및 재창조 사업과 연계한 3D 애니메이션 ‘콩쥐팥쥐-전주성의 비밀’ 도 조만간 제작한다.

/박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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