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가 시작될 무렵인 지난 5월 군산 지곡동 한 아파트에서는 네 살배기 A양이 큰 변을 당하려다 가가스로 목숨을 건졌다.

유치원 통학버스 안에서 A양은 2시간가량 갇혀 방치 됐기 때문이다.

지나던 사람들이 A양의 상태가 이상해 신고하지 않았더라면 A양은 큰 변을 당할 뻔 했다.

전세 차량인 통학버스는 40대 중반의 운전기사와 안전지도사가 탑승했지만, A양이 차량에 남은 것을 알아채지 못한 채 주차하고 자리를 뜬 것이다.

유치원 교사는 A양이 등원하지 않은 것으로 미뤄 짐작하고, 부모에게 확인도 하지 않은 게 실수의 시작이었다.

폭염주의보가 발령된 올해 8월에는 일선에서 6살 난 유치원생이 버스에 방치된 채 죽음의 문턱까지 갔다 오기도 했다.

이 유치원생은 깜빡 잠이 들었는데 자신만 차 안에 남겨져 있었던 것.

이 어린이는 안전벨트가 채워진 몸을 들썩이며 40분간 사투를 벌이는 모습이 블랙박스 영상을 통해 전해져 주변을 안타깝게 하기도 했다.

A양과 B군은 그나마 목숨은 건졌다.

같은 해 폭염이 한창이던 7월 4살배기 C양의 소식은 주변을 안타깝게 했다.

전 국민을 패닉으로 몰아넣었던 일명 ‘동두천 어린이집 사고’다.

뒤늦게 B양이 없어진 걸 안 어린이집 관계자들이 차 안에서 B양을 발견했지만 이미 숨진 뒤였다.

유사사건은 이외에도 수없이 발생하고 있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슬리핑 차일드 체크제도’ 도입, 동작감지센서, 블랙박스 등을 대안으로 내놓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완주군이 유치원생들의 생명을 지키기 위한 작지만 결코 작지 않은 실천을 몸소 실행에 옮겨 주목 받고 있다.

관내 모든 어린이집 통학차량 97대에 잠자는 아이 확인 장치(Sleeping Child Check System)를 설치키로 한 것이다.

이는 운전자가 차량 맨 뒷좌석에 있는 확인 벨을 누르지 않고 하차하면 비상 경보음이 울리는 장치다.

이를 통해 어린이집 통학 차량 안전관리 소홀로 영유아가 방치돼 발생하는 사고를 예방하겠다는 것이다.

대당 30만원이라고 치면 도합 예산이 3천만 원을 넘지 않은 금액이다.

물론 시 지역은 어린이집 통학차량의 수가 더 많아 그 만큼 소요되는 예산도 더 많아질 것이다.

그러나 1명의 아이, 더 나아가 불특정 다수의 아이를 위험으로부터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는 방법이라면 예산을 쓰지 못할 이유도 없는 것이다.

각 자치단체는 완주군처럼 슬리핑차일드 체크시스템 장착을 서둘러 지원해 더 이상 영유아 방치 사고의 참변이 재발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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