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억원대 뇌물을 받은 혐의로 8년여 동안 도주했다 검거돼 구속기소된 최규호(71) 전 전북교육감이 도피 중 호화생활을 해온 것으로 드러나 화제다.
댄스동호회, 테니스 등 각종 취미활동은 물론 미용시술, 진료비에 매달 최소 700만 원 이상을 썼고 차명으로 주식투자까지 한 것으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검찰은 최 전 교육감이 도피 기간에 차명으로 생활비 계좌 3개와 주식계좌 5개를 사용했으며 생활비는 매월 700만 원가량 사용해왔고 실제 소비액은 그 이상으로 추정된다며 차명으로 억대가 넘는 돈을 주식에 투자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도피 중 알게 된 사람들에게 돈까지 빌려 준 것으로 확인됐다고 하니 어이가 없을 정도다.
도민들은 “숨어 지내면서 얼마나 마음이 조마조마 했을까”하고 생각했던 심정과 너무나 판이한 생활이었다는 점에 한 번 놀라고, 그의 씀씀이에 한 번 더 놀라고 있다.
더욱이 그가 써준 차용증에 기재된 상환일은 어이없게도 공소시효 만료일 이후였다고 한다.
아마도 그는 잡히지 않으리라고 생각한 것 같다.
도피 기간 최 전 교육감의 생활비 계좌 입금액은 총 4억9000여만 원에 달했고 검거 당시 아파트 보증금과 동호회 대여금, 주식계좌 잔액 등 1억4000여만 원을 보유 중이었다고 한다.
그야말로 호화생활 그 자체였다.
아파트에서는 현금 395만원까지 발견됐다.
도주 후 2011년 4월께 인천에 자리 잡은 최 전 교육감은 인천지역 20평대 아파트 3곳을 옮겨 다니며 살았다.
그는 '김 교수' 또는 '서 교수' 등 가명을 쓰며 사회활동을 했으며 테니스와 골프, 댄스, 당구 등 다양한 취미를 즐겨왔다.
그는 동생의 도움을 받거나 자신이 교수 행세를 하며 친분을 맺은 동호회 회원들의 도움을 받는 수법으로 도피 생활을 해왔다.
만성 질환을 앓았던 그는 동생과 동생의 부하 직원 등 3명의 인적사항으로 병원 등 의료기관 84곳에서 총 1026차례에 걸쳐 진료를 받아 2130만원 상당의 요양급여비용을 부정으로 수급했다.
그는 도주 기간 연평균 65차례 외래진료를 받았다.
동생인 최규성 전 농촌공사 사장은 형이 도피할 때부터 검거될 때까지 차명 휴대전화와 차명계좌를 제공하고 자신과 부하 직원 등 3명의 인적사항을 제공한 것으로 드러났다.
엇나간 형제애는 어쩌면 최 전 교육감을 부끄러움 없이 호화로운 삶을 살아가도록 만들게 했던 것은 아니었을까? 도교육감과 국회의원, 이들은 우리 사회를 모범적으로 이끌어 가야할 오피니언들이다.
그들이 보여주고 있는 민낯에 도민들은 실종된 노블레스오블리주를 다시금 생각하고 있다.
실종된 노블레스 오블리주
- 사설
- 입력 2018.12.20 16:55
- 수정 2018.12.20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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