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파 줄어도 미세먼지 극성
옥외작업 많아 작업능률↓
건강-일감부족 걱정 늘어나

“겨울 한파가 물러나면 미세먼지 농도가 높아지는 현상이 반복되면서 작업에 어려움을 겪을 때가 한 두번이 아닙니다. 가뜩이나 겨울철 일감이 없어 마음을 졸이고 사는데 기상여건까지 따라주지 않으니 생계를 꾸려가기가 이만저만 어려운 것이 아닙니다”

22일 극심한 겨울추위는 조금 누그러졌지만 미세먼지가 겹치면서 전주지역 건설현장 대부분이 개점휴업 상태에 놓여있다.

일부 공공 공사현장의 경우 작업이 더디게 진행되고 있지만 기상악화로 공사기간과 싸우는 근로자들의 피로도는 극도로 심해지고 있다.

특히 옥외작업을 해야하는 건설현장 근로자들은 추위와 미세먼지 속에서도 공기를 맞추기 위해 사투를 벌이고 있는 실정이다.

해마다 겨울철이면 대부분의 건설공사 현장 근로자들의 작업능률은 떨어지기 마련이다.

매년 12월에서 이듬해 2월까지 진행되는 동절기 건설현장의 작업량은 평소의 절반 정도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문제는 반복적으로 되풀이되는 겨울추위는 그렇다하더라도 갈수록 심각해지는 미세먼지 때문에 공사현장 근로자들의 애로가 이만저만이 아니라는 점이다.

추위와 미세먼지가 극성을 부리면서 수시로 멈추는 작업장 근로자들은 건강 걱정에 일감 부족, 생계 걱정으로 이중 삼중고를 겪고 있다.

전주시 효자동 효천지구 아파트 건설공사 현장의 한 근로자는 “겨울추위가 주춤하면 찾아오는 미세먼지 때문에 최근에는 목이 칼칼하고 두통까지 찾아오고 있다”며 “한동안 극심했던 한파는 조금 누그러졌다고 하지만 미세먼지 농도가 높아지는 현상이 반복되면서 작업을 하기 어려운 때가 한 두번이 아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공사현장 근로자는 “올들어 하루를 꼬박 채워 작업할 수 있는 날이라고 해봐야 10일 가운데 3일 정도에 그치는 수준”이라며 “지난해부터 폭염, 미세먼지 등으로 연장된 공기를 발주청에서 보전해준다고는 했지만 사실상 공사기간은 더 늘어날 수 밖에 없다”며 어려움을 호소했다.

인근에서 모닥불을 피워놓고 단독주택 공사를 하고 있는 한 근로자도 “아침 일찍 중무장을 하고 작업장에 나오지만 너무 추운 날씨에 미세먼지까지 겹쳐 짬짬이 공사를 마치고 쉴 수 밖에 없다”며 “이렇게 작업을 하다보니 능률도 오르지 않고 생계를 꾸려가는데 어려움이 따른다”고 하소연 했다.

겨울추위와 미세먼지는 인력시장의 판도도 바꿔놓고 있다.

평년이면 이른 아침 인력시장 인부들로 줄을 잇는 광경이 자주 목격됐지만 올들어서는 사무소를 찾는 인력이 뚝 끊긴 상황이다.

전주시 삼천동의 한 인력사무소 소장은 “겨울추위와 미세먼지가 계속되면서 사무소에 일감을 물어오는 인부들의 발길도 거의 없다”며 “가뜩이나 건설경기도 좋지 않은데 기상여건까지 나빠져 다른 어느 해 겨울보다 인력사무소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같은 동 주변 인력사무소를 주로 이용한다는 한 근로자는 “작은 규모의 단독주택 건설현장 등에는 미세먼지나 한파가 와도 작업을 멈추는 경우가 많지 않아 운좋게 일을 할 수도 있다”며 하지만 “맑고 깨끗한 날 보다 미세먼지가 심해지는 날에는 건강이 염려되고 사고 위험도 있을 것 같아 작업장에 나가기가 꺼려진다”고 말했다.

/이신우기자 ls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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