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보리 '광화문 사냥꾼'
개인전 내달 26일까지

갤러리 백희는 허보리 작가의 개인전을 진행한다.

‘광화문 사냥꾼’이란 주제로 이달 26일까지 진행되는 이번 전시는 주변에 대한 관찰과 삶을 향한 작가의 시선을 통해 파생된 작품 10여점이 선보인다.

과거 작가는 승자독식, 피라미드 구조 사회 속에서 가족 부양을 위해 일하는 가장들의 모습을 힘없는 무기로 표현한 바 있다.

이전 작업들이 ‘무장가장-사냥꾼’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번 전시는 사냥꾼이 획득한 ‘전리품’에 주목하고 있다.

이 시대 가장들은 가족의 생계를 위해 전쟁터보다 더 치열한 전쟁을 치르고 있는 게 현실이다.

전시에서 선보이는 고기의 부위별 마블링은 가장들의 위대한 전리품인 셈이다.

석혜원 큐레이터는 “작가는 가장 아름다운 패턴을 찾기 위해 그녀의 심미안으로 참 많은 고기들을 수 없이 들여다보고 가장 예쁜 마블링을 가진 고기를 발견한다”며 “넥타이와 셔츠를 고르고 해체하고 꿰매는 행위, 전리품의 아름다운 패턴을 수실로 한 땀 한 땀 수놓는 수없이 반복적인 행위와 시간이 모여 화려한 작품이 완성된다. 처음부터 의도된 것이었는지 모르겠으나 작품을 완성하기까지 과정은 옷을 해입고 이불을 꿰매던 과거의 여성들의 손바느질과 오롯이 닮아있다”고 밝혔다.

허보리 작가는 “아이들을 먹이기 위한 구이용 소고기의 아름다운 마블링은 내 눈을 즐겁게 하고 미적 희열을 느꼈다”며 “양복에서 유일하게 화려한 부분인 넥타이에는 아름다운 고기의 마블링을 수놓아야겠다고 생각했다. 자수라는 작업방식이 이러한 모래바람을 기억하는 일이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조석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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