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8곳중 신용등급 10등급
취급점전무··· 법정최고금리
인하 이후 8~10등급 취급↓
사금융내몰려 속도조절필요

도내 저축은행들이 저신용자에 대한 대출 문턱을 점점 더 높여가고 있다.

금융당국이 지난해 법정 최고금리를 인하한 데 이어 제2금융권의 가계부채 관리 강도를 꾸준히 높여감에 따라 신용등급이 낮은 8~10등급의 대출을 꺼리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12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현재(공시자료 제출월 1월) 도내에서 가계신용대출을 취급(취급액 3억원 이상)하는 저축은행은 8곳으로, 이 중 최저 신용등급인 10등급의 대출을 취급하는 곳은 단 한 곳도 없었다.

그다음 등급인 9등급의 경우 ‘OK저축은행’ 단 한 곳만이 대출을 실시, 8등급은 OSB·삼호·스마트저축은행을 제외한 나머지 5곳에서 취급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도내에 본사를 둔 삼호저축은행의 경우 유일하게 7등급 대출을 실시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이를 금융당국이 법정 최고금리를 27.9%에서 24%로 내린 지난해 2월 이전, 즉 1년 전과 비교할 경우 8~10등급의 대출을 취급하는 저축은행이 눈에 띄게 사라진 것으로 분석됐다.

1년 전 10등급 대출을 실시했던 곳은 OK저축은행과 도내에 본사를 둔 스타저축은행으로, 이들은 각각 27.90%, 27.70%의 금리를 적용하다 법정 최고금리가 내리면서 10등급 대출취급 저축은행에서 이름을 내렸다.

특히, 스타저축은행의 경우 9등급 대출자를 받지 않고 있는 가운데 8등급의 경우 현재 23.70%를 적용, 법정 최고금리에 거의 육박했으며 OK저축은행의 8등급과 9등급의 대출금리 역시 각각 23.10%, 23.40%로 만만치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저축은행의 가계신용대출 평균금리의 경우 현재 20%를 넘는 곳은 8개 저축은행 중 OK·OSB·삼호·스타저축은행이며 이 중 OSB가 22.68%로 가장 높았다.

이곳은 1년 전과 비교해 평균금리가 겨우 0.52% 정도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대체로 고신용등급(1~3등급)에 대한 대출 금리를 낮춤에 따라 평균 금리가 하락한 것으로, 신용등급이 낮을수록 하락 속도는 더딘 것으로 분석됐다.

결국, 저축은행들이 저신용자에 대한 대출 문턱을 높여 나가고 있는 것으로, 이는 금융당국이 가계부채 관리 강도를 높여 나가고 법정 최고금리 인하함에 따라 굳이 위험 부담을 안을 필요가 없게 됨에 따른 것이다.

지난해 11월 ‘표준 여신거래기본약관’을 개정을 통해 도입한 자동금리인하제 역시 저신용자 대출 축소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금융업계는 바라보고 있다.

이는 법정 최고금리가 인하될 경우 이를 초과하는 기존대출의 약정금리도 자동으로 낮아지는 제도로, 이에 만약 향후에 금리가 또다시 인하할 경우 이를 소급 적용 시 역마진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어 저신용자 대출은 축소될 수밖에 없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에 일각에서는 저신용자에 대한 대출 문턱이 높아질수록 이들을 오히려 사금융으로 내몰게 될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와 함께 법정 최고금리 인하 장기 계획 가이드라인을 통해 저축은행이 속도를 조절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도내 저축은행 관계자는 “고금리대출에 대한 충당금 부과 기준이 적용된 이후 지난해 법정 최고금리가 인하되면서 8~10등급 대출을 꺼리는 분위기가 가속화됐다”며 “지금도 이런 분위기는 여전 만약 여기서 최고금리가 인하된다면 이 같은 현상은 더욱 짙어지지 않겠느냐. 이에 따른 부작용도 있는 만큼 금융당국도 저축은행의 사정을 살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성아기자 tjddk@

저작권자 © 전북중앙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