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이 14일 '5·18 망언' 의원들에게 대한 징계를 유예하며 국민들이 뿔이 났다.

더불어민주당과 야 3당은 시대착오적인 안일한 결정이라며 일제히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전북 광역·기초의회 의원도 성명을 내고 김진태·이종명·김순례 의원의 즉각적인 제명을 촉구했다.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이른바 ‘망언 3인방’ 가운데 이종명 의원만 즉각 제명하기로 하고 김진태·이종명 의원은 제명을 유예키로 했다.

‘당 대표, 최고위원 후보 등록자는 징계를 유예한다’는 내용의 당헌·당규를 그 이유로 내세운 것이다.

이와 관련, 민주당 이해식 대변인은 “국민적 공분이 하늘을 찌르는 사안을 두고 자당의 규칙을 내세워 보호막을 씌우는 한국당의 안일한 사태 인식이 놀랍다"고, 권미혁 원내대변인은 이종명 의원과 관련, 한국당에서 제명됐으니 국회 윤리특별위원회에서도 제명 결정이 쉽게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바른미래당 김수민 원내대변인은 망언을 쏟아낸 자들에게 당대표와 최고위원으로 가는 길을 열어준 결정은 날강도에게 다시 칼을 쥐어준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한국당 윤리위는 민주주의에 대한 2차 가해를 저질렀다"고 힐난했다.

전 국민이 공분을 사고 있는 마당에 자당의 당헌 당규를 들이밀며 징계를 유예시키는 발상은 사안의 심각성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한국당식의 문제풀이방법이다.

참으로 부적절한 처신이 아닌가 싶다.

제 식구를 감싸도 때와 시기가 있는 것이다.

촉나라의 승상 제갈량의 절친한 친구이자 부하인 마속(馬謖)이라는 젊은 장수가 위나라군과의 전쟁에서 군율을 어기고 패했다.

그는 제갈량의 지시를 따르지 않고 전쟁을 치르다 부하들 대부분이 죽고 구사일생으로 살아남았다.

이로써 중원 진출의 꿈도 물거품이 됐다.

명령을 어긴 마속은 군율에 따라 참수형에 처해져야 하나 마속의 재주를 아끼는 많은 이들이 선처를 호소했다.

그러나 제갈량의 태도는 단호했다.

사사로운 정 때문에 군율을 어기면 그것은 마속이 지은 죄보다 더 크다.

그래 가지고 앞으로 여러 장수와 병사들에게 어떻게 기강을 말할 수 있단 말인가? 결국 마속은 울면서 제갈량에게 절한 다음 형장으로 향했고, 제갈량은 소맷자락으로 얼굴을 가리고 흐느꼈다는 일화가 있다.

여기서 생긴 고사성어가 읍참마속(泣斬馬謖)이다.

울면서 마속의 목을 베다는 뜻이다.

의역하자면 대의를 위해서 측근이라도 가차 없이 제거하는 권력의 공정성과 과단성을 이야기할 때 쓰는 말이다.

지금 김병준 위원장에게 필요한 게 바로 이 읍참마속의 자세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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