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연 서학동사진관장
내달 2일부터 사진전

겨우내 휴관을 했던 전주 서학동사진관이 봄을 맞아 재개관한다.

서학동사진관은 3월 2일부터 ‘자영업자’를 주제로 한 김지연 관장의 사진전을 마련했다.

당초 작업구상은 지난 2014년이었으며, 실제 작업에 들어간 시기는 2016년부터 2017년까지다.

당시엔 최저임금 문제가 크게 자라잡지 않았을 때였으며, 작가가 대상으로 삼은 자영업자들은 아르바이트도 고용하기 힘든 곳이 대부분이었다.

작가는 많은 시간을 함께했던 오래된 건물들이 사라지는 것에 대해 그 소멸과정을 기록해왔다.

이들이 사라지는 것에 대해 단순하게 안타깝게 느끼는 것보다는 현재 존재하며 경쟁하며 살아야 할 대상이 타의에 의해 사라져야 하는 것에 가슴 아파 했다.

동네 작은 상가들도 마찬가지다.

동네 주변 상가는 평생을 모아둔 돈으로 비싼 인테리어 비용를 지불하고 차린 가게가 1,2년이 멀다고 무너지고 있다.

열심히 터를 닦아 놓은 가게가 갑자기 뜨는 동네가 되어 땅값이 부르는 게 값이 되고 있다.

덕분에 그 터를 닦아온 영세 상가는 대책 없이 쫓겨나게 된다.

식당업자가 낮에 건설 현장에 가서 일해야 한다.

수십 년 짜장면 집을 운영하는 부부는 딸까지 동원하면서 열다섯 시간 이상을 일하고 있지만 겨우 밥을 먹고 살고 있다.

금은방과 시계점을 운영하는 부부는 지역에서 열 손가락 안에 들어가는 몇 안 남은 기술 덕분에 밥을 먹고 산다고 한다.

청과집 젊은이는 재고와 높은 임대료 걱정을 하더니 인터뷰 후에 문을 닫고 떠나버렸다.

어디 이뿐인가.

임대차계약 기간인 5년 동안 장사가 잘되고 사람이 모여들면 땅값이 오르게 된다.

그러면 집주인이 집을 판다고 나가라고 하는 게 현실이다.

물론 손님이 없어 비싼 인테리어비용과 권리금을 까먹고 파산을 하는 경우에 비하면 그나마 사정은 낮다.

하지만 이들 마음 깊은 곳에 자리잡은 마음의 병은 빚을 진 채 길거리와 나와있는 형세와 다를 바 없다.

작가는 이런 이야기를 세상에 내놓고 진지하게 고민하고자한다.

지금까지는 사라지는 대상을 찍었지만 이번엔 현장의 목소리를 생생하게 담고 싶어 사진과 함께 동영상ㄷ 만들었다.

이들의 목소리를 격앙되거나 흥분하지는 않았고 오히려 현실의 모습을 진솔하게 맨 몸으로 보여주고 있다.

김지연 작가는 “우리 사회는 안정된 현실의 꿈이 벼랑 끝에서 무너지고 있다. 한때는 작은 가게라도 차려 사장님 소리를 듣는 것이 작은 성공이라고 여겼지만 이제는 문을 닫지도 못하고 손해를 보면서 장사를 계속하고 있다”며 “이런 현상은 자영업자 개인의 노력이나 운 보다는 우리나라 경제의 자본주의적 모순이며 위정자들의 안일한 대처와 대기업의 경영 횡포에 기인한다고 볼 수 있다. 이 작업은 단순히 힘든 삶의 현장 기록이기에 앞서 함께 생각하는 사회적 고민이고자 한다”고 밝혔다.

전시는 3월 2일부터 31일까지 진행되며 작가와의 대화는 2일 오후 4시에 진행될 예정이다.

/조석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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