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되는 경기침체로 올해 전북지역에서 적십자 구호 활동 등에 쓰이는 적십자 회비 모금 실적이 대폭  감소하는 등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는 소식이다.

대한적십자사 전북지사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부터 두 달 동안 진행한 적십자회비 집중모금 동안 총 11억8000만원을 모금했다.

이는 목표했던 15억원의 79%에 불과한 수치라고 한다.

이는 도내 경기침체와 전출인구 증가, 인구 고령화 등의 영향에 때문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사실 적십자사는 군산 GM공장 폐쇄 등 경기침체 장기화를 참작해 올해 목표액을 지난해 보다 무려 2억원이나 낮춰 잡았다.

그러나 지역 경기가 예상보다 빠르게 얼어붙으면서 목표액을 채우지 못한 것이다.

문제는 모금액이 줄어들며 자칫 도내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과 다문화 위기가정 지원, 이재민 구호활동 등 재난 구호 지원에 차질이 빚어지지 않을까 우려되는 대목이다.

모금실적 저조 배경에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고 한다.

지난 2000년 이후부터 회비 모금 방식이 강제징수에서 자율납부 방식으로 바뀐 것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과거에는 일선 행정기관 공무원들을 동원해 적십자 회비를 관행적으로 징수해 왔다.

회비 징수업무를 하면서 매년 읍면동에 강제적으로 할당하는 등 행정기관에 의존해 왔으나 논란이 계속되며 이마저도 힘들게 됐다.

모금방식의 변화도 있다.

우선 세대마다 지로용지를 배포해 납부하도록 하는 현행 모금 방식이 비효율적인데다 국민들에게 준조세·강제납부의 느낌을 줘 불쾌감을 유발하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실제 세대별 지로용지 배포를 통해 납부되는 회비는 매년 갈수록 줄고 있다고 한다.

반면 자발적으로 회비를 내는 후원회원들이 내는 돈과 기업·개인들의 특별회비 등은 매년 증가 추세다.

우리 사회 전반에 적십자 구호 활동을 위해 돈이 모아져야만 하는 당위성에 대한 홍보, 여기에는 국민들이 감응할 수 있는 어떤 무언가가 필요하다.

장기간 지속되는 경기침체도 문제지만 기꺼이 내 호주머니에서 지갑을 꺼내 모금함에 돈을 넣을 수 있도록 할 만한 적십자만의 정체성과 아이덴티티가 세월이 흐르며 시들해진 것은 아닌지 반문해 봐야한다.

이런 적십자사의 자구노력과 함께 주변의 어려운 이웃을 되돌아 볼 줄 아는 도민들의 따뜻한 관심과 사랑이 더해질 때 우리사회가 훈훈해지는 것은 아닐까 싶다.

제라드 헨드리는 “사람이 일생을 바친 뒤에 남는 것은 모은 것이 아니라 뿌린 것”이라고 말했다.

헨드리가 전하는 기부의 참뜻이 지금 모든 이들에게 전해져야할 때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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