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의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 이후 정국이 급랭하고 있다.

나 원내대표가 최근 대정부 연설에서 "대한민국 대통령이 김정은 수석대변인이라는 낯 뜨거운 말을 듣지 않게 해 달라"라고 말한 것을 두고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을 중심으로 반발하면서 후폭풍이 거세고 일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연설 직후 긴급 의원총회를 열어 나 원내대표를 강하게 규탄하면서 국회 윤리특위 회부 등 강력한 대응을 예고했다. 한국당은 나 원내대표의 연설 도중 민주당이 고성, 퇴장 등으로 항의한 것에 사과를 요구하며 맞섰다.

민주당과 민주평화당, 정의당 등 진보성향 정당들은 한목소리로 나 원내대표의 연설을 비판했다. 특히 민주당 지도부와 의원들은 의총에서 격앙된 어조로 나 원내대표를 규탄했다.

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대한민국 국가원수에 대한 모독죄"라며, 홍영표 원내대표도 "가장 강력하게 대응해야 한다"며 "모욕에 대한 책임을 묻는 국회법 146조에 의거해 오늘 발언을 윤리위에 제소하겠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우경화로 치닫고 있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설훈 최고위원은 “태극기 부대 수준의 망언”, 이인영 의원은 “평화를 사랑하는 사람을 학대한 나치보다 더 심하다는 생각”이라고 발언했다.

평화당 박주현 수석대변인은 "다른 정당의 대표연설에서 나 원내대표를 일본 자민당의 수석대변인 운운하면 연설이 제대로 진행되겠는가"라고 말했고, 정의당 김종대 원내대변인은 "있어서는 안 될 막말이 제1야당 원내대표 입에서 나오다니 어처구니가 없을 따름"이라고 말했다.

이에 맞서 한국당 이만희 원내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청와대 눈치 보기에만 급급한 민주당 의원들은 야당 원내대표의 연설을 고함과 퇴장으로 막으며 연설을 중단시키려는 몰상식한 행동을 서슴지 않았다"며 사과를 촉구했다.

어찌됐든 나 원내대표의 발언으로 3월 국회는 시작부터 어그러지고 말았다. 물론 여기에 함께 들고 일어서는 민주당의 반응 역시 3월 국회의 난맥상을 예상케 하는 부분들이다.

문희상 의장은 3월 국회를 앞두고 “상임위별 법안소위를 일주일에 두 번 정도 열리게 하는 안을 운영위에서 반드시 통과시키겠다”고 벼르고 있었다. 이는 개헌이나 선거제 개편, 각종 경제 민생 법안 등을 한 방향으로 면밀하고 빠르게 밀어붙이겠다는 의도였다.

하지만 이는 시작부터 삐걱이고 있다. 이런 식이라면 남은 10개월도 어떻게 진행될지 장담하지 못하는 상황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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