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움에 대한 도전과 열정으로 올해 대학 캠퍼스에 나란히 입학한 새내기 늦깎이 만학도 부부의 얘기가 세간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그 주인공은 올해 3월 전주비전대 전기과에 입학한 백종술(59)-조옥자(55) 늦깎이 신입생 부부다.

남편 백종술씨가 학교를 졸업하면서 부안에서 시작된 전기시공업이 그간 미장원을 운영해온 아내 조옥자씨에게도 큰 영향을 주면서 또 다른 도전이 시작됐다.

장성한 큰딸과 아들을 두고 있는 이들 부부는 사실 대학 문턱에 발을 들여 놓기 전 만만치 않은 등록금이 걱정돼 고심했지만 다행히 전주비전대학에서 지급한 만학도 장학금을 받아 배움의 도전이 가능했다.

하지만 다음 학기부터는 성적을 유지해야 장학금을 받을 수 있어 내심 걱정하는 눈치다.

아내 조씨는 “산업기사 자격증이 필요해서 학원도 다녀보고 혼자 책을 보며 공부도 해봤는데 쉽지 않았다. 그래서 학교를 다녀서라도 자격증을 따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낮에 일을 마치고 부안에서 전주로 학교를 다녀야 하는 부인이 걱정이 된 남편 백씨가 “그럼 나도 함께 다니겠다”며 배움의 의지를 보여 나란히 대학에 입학하게 됐다.

넉넉하지 못한 가정에서 태어나 오빠들에게 진학을 양보하고 공부를 접어야 했던 조씨는 언젠가 공부를 꼭 해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이제 늦깎이 대학생 부모를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딸과 아들의 응원을 받으며 대학을 다니기 시작한 것이다.

수업은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야간에 진행되는데 조씨는 갑상선 수술 여파인지 피로가 빨리 몰려 온다.

하지만 같은 과에 입학한 더 나이 많은 늦깎이 학생들을 보면서 공부에 대한 열정과 삶에 대한 애착을 갖게 된다.

조씨의 최종 목표는 산업기사 자격증 취득과 졸업이다.

그녀는 미장원을 마무리하고 서둘러 출발하다 보니 저녁을 먹지 못할 때가 많다고 한다.

이럴 때면 학교 구내식당이나 편의점에서 간단하게 식사를 해결하는 어려움 속에서도 배움에 대한 열정 때문에 마냥 즐겁기만 하다 전주비전대학교 전기과에는 이들 부부처럼 늦깍이 부부학생, 부자(父子) 학생, 형제 학생, U턴학생 들이 상당수 있어 눈길을 모으고 있다.

전기과 학과장인 김창현 교수는 “늦깎이 신입생들을 보면서 문득 백세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가 갖춰야 할 조건은 이제 새로운 것에 대한 도전, 결단력, 용기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면서 “특히 전기 기술이나 자격증이 있으면 나이에 상관없이 계속 일을 할 수 있고 직업만족도에서도 대학 총장 다음으로 최상위(5위) 그룹에 속해 있는 만큼 늦깎이 만학도들이 많이 입학하고 있는 실정이다”고 설명했다.

/정병창기자 woojuch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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