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명철 당선 평화 당 지지율 반등
정동영대표, 호남개혁 신호탄 의미

민주 13%p 뒤져 대세론 흔들 분석도
전북 경제 살리기 주력해 지지회복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가 4일 오전 전북도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날 치러진 전주시 라선거구(서신동) 기초의원 재선거에서 당선된 같은당 최명철 후보에게 투표한 유권자에게 감사의 인사를 하고 있다.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가 4일 오전 전북도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날 치러진 전주시 라선거구(서신동) 기초의원 재선거에서 당선된 같은당 최명철 후보에게 투표한 유권자에게 감사의 인사를 하고 있다.

3일 막을 내린 전주시 완산라 기초의원 보궐선거에서 민주평화당이 승리하면서, 지역 정가는 더욱 혼돈에 빠졌다. 

민주평화당은 당선인 배출로 인해 1년 앞으로 다가온 총선에 대한 희망을 갖게 됐고, 민주당은 텃밭으로 여겨진 전북에서 의석을 얻는데 실패하면서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지역 정가는 민심잡기 본격화

4.3 보궐선거로 도내에서는 전주시의원(라 선거구)에 민주평화당 최명철(62) 후보가 당선, 민주평화당이 내년 총선을 앞두고 저조한 당 지지율을 반등 시킨다는 계기를 만들겠다는 분위기다.
반면 일각에서는 더불어민주당의 대세론이 흔들리는 것이 아니냐는 조심스런 분석도 나온다.

전주에서의 이번 보궐선거가 기초의원 한 명에 불과했으나, 내년 4·15 총선을 1년 앞둔 시점에서 치러져 일종의 전초전으로 인식됐던 게 사실이다.

무엇보다 지난 6·13 지방 선거에서 전북은 단체장 15명 중 11명이 민주당으로 돌풍을 일으키며 대세론을 굳혔으나, 도내 국회의원 10명 가운데 평화당이 6명을 차지하면서 심판론이 격돌했다.

이런 가운데 개표결과는 총 7천110표 가운데 평화당 최명철 후보가 3천104표(43.65%)를 얻어 2천143표(30.14%)를 득표한 민주당 김영우(40) 후보를 따돌리고 시의원 당선증을 거머쥐었다.

물론 기초의원 선거구 한 곳의 여론이 전북 전체 여론을 반영한다고 볼 수는 없을 만큼 투표율이 21.8%로 낮았던 데다 최 후보가 세 차례 시·도의원을 지냈던 인물이라는 점이 정치 신인인 김영우 후보를 압도한 것이라는 점도 사실이어서 민주당의 대세론이 꺾였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는 분석도 지배적이다.

그러나 통상 보궐선거가 홍보가 안돼, 당싸움으로 번진다는 점에서 평화당 후보와 민주당 후보 간 득표율 차이가 13%이상 벌어진 것으로 볼 때 전북 지역의 민주당 대세론에 부정적인 것은 분명하다는 게 지역 정가의 분위기다.

특히 이번 투표율(21.8%)이 2017년 치러진 4·12 완주군의원 보궐선거 당시 투표율(57.5%)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 점으로 볼 때 전북 지역에서 전통적인 민주당 지지자들의 충성도가 떨어지고 있는 거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정동영 평화당 대표가 4일 전북도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자청해 " 평화당을 지지한 위대한 전주시민이 승리" 라고 평가하면서 " 이번 선거는 호남 민심의 변화, 호남 개혁정치의 새로운 신호탄" 이라고 의미를 부여한 데 주목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정 대표는 " 민생을 제대로 챙기고 지역의 진정한 대변자가 누구인지 시민이 명쾌히 판단했다. 전날 (전국 5곳에서 실시된) 보궐선거에서 여당은 단 한명도 당선되지 못하는 참패를 당했다. 개혁 실종과 민생실패, 오만과 독선의 여당을 견인할 개혁 야당이 필요한 시점" 이라고 역설하면서 평화당 지지를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민주당 전북도당은 이날 논평을 통해 " 젊은 정치 실현을 위해 정치 신인을 과감히 공천, 전주시민의 선택을 받고자 했으나 결과적으로 패배했다" 며 " 이번 결과를 반면교사 삼아 더욱 세심하게 지역민의 목소리를 듣고 민생 경제를 철저히 챙겨서 전북 경제 살리기에 심혈을 기울이도록 노력하겠다" 고 머리를 숙였다. 



▲ 평화 전주시라 승리

4.3 국회의원 보궐선거와 동시에 치러진 기초의원 선거 세 곳 중 눈길을 끄는 곳은 전주시라 선거구다.

호남에서 치러진 선거라는 점에서 지방선거처럼 민주당의 압승이냐, 아니면 민주평화당의 가능성이 있느냐는 점에서다.

민주평화당은 기초의원 선거지만 20대 총선에서의 민심을 확인하는 가늠자로 보고 촉각을 세워왔다.

결과는 민주평화당의 승리였다.

민주당의 패배는 뼈아프다. 지난 지방선거 압승에 따라 여당은 후보가 넘치는 반면 야당은 극심한 인물난에 허덕이며 후보공천에 비상이 걸렸던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민주평화당은 호남에서 자신감을 가질 수 있게 됐다. 내년 총선에서 지난 20대 총선 국민의당 돌풍을 다시 불게 하겠다는 각오를 다질 수 있게 됐다.

바른미래당에 잠재한 호남계 의원들을 끌어들일 원동력도 커졌다. 정의당과 교섭단체 구성으로 인해 대 국회 활동에도 강한 탄력이 생길 전망이다.

민주평화당 관계자는 보궐선거 결과와 관련 " 골프와 선거는 고개 쳐들면 그 순간 지는데 민주당은 승리를 낙관했고 오만했다" 며 " 호남에서도 미풍이 불기 시작했다. 국민이 무섭다" 고 평가했다.

정동영 민평당대표는 “서울부터 시작해서 서울, 경기, 충청, 전라, 제주까지 서부벨트에서는 유일무이하게 치러진 선거에서 평화당이 승리했다”며 큰 의미를 부여했다. 정 대표는 이어 “불과 10개월 전에 민심은 압도적인 쓰나미로 집권여당 민주당을 세워줬지만 현재 민심은 싸늘해졌다”고 평가했다.

전주 서신동 주민들로 국한됐지만 전주 민심의 바로미터였다는 주장이다.

정 대표는 “더불어민주당과 현 정부가 정신을 차리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임정엽 도당위원장은 “전주시민이 평화당에 힘을 주셨고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청신호가 켜진 셈이다. 또 이번 보궐선거를 기점으로 한 지지율 반등 가능성을 전망하고 있다.

그동안 각종 여론조사에서 한 자릿수 지지율에 그친 평화당이 선거를 승리로 이끈 만큼 조정 과정 등을 거쳐 현실 분위기가 반영될 것이란 기대다.

원내교섭단체 ‘평화와 정의의 의원 모임’활약상을 기대하는 목소리도 높다. 원내 협상 단계에서 평화당 소속 의원들의 목소리가 반영될 수 있게 됐고 지역구 별 현안 추진에도 탄력이 예상된다.

아무튼 이번보궐선거 결과는 민주당 독주를 예상했던 내년총선구도를 바꿔놓은 의미를 담고 있어 향후판세에 정가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박정미기자 jungm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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