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한옥마을 관광객 감소
전통시장 발길도 줄어 한숨
공기청정기-의류케어 제품
'불티'-실내놀이터 급증

극심한 미세먼지로 인해 업종·판매업태별 희비가 극명히 엇갈리고 있다.

매화, 벚꽃 등 봄꽃 축제가 이어지면서 특수를 누려야 할 여행·숙박업계와 전통시장 등은 울상인 반면, 실내놀이터나 백화점, 쇼핑몰 등의 매출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7일 도내 대형유통업체와 전통시장, 여행업계, 실내놀이터 등 계절, 날씨 변화에 민감한 업종에 따르면 최근 몇 년 새 미세먼지로 대기환경이 악화되면서 외출 및 야외활동 대신 실내 활동을 선호하는 분위기가 형성됨에 따라 매출 변화도 눈에 띄게 달라졌다.

우선, 여행업계의 경우 전주지역 내 여행사 3곳을 확인해 보니 예년 같으면 이 시기면 벚꽃 등 개화 시기에 맞춘 국내 여행상품이 인기지만 최근 2~3년 사이 인기가 시들, 이에 3곳 모두 국내 여행상품은 취급하지 않고 있다.

농사를 본격적으로 시작할 시기인 데다 경기 위축으로 소비심리가 위축된 탓도 있지만 대기환경이 악화되면서 야외활동을 기피한다는 점이 더욱 크게 작용하고 있다고 여행업계 관계자들은 설명했다.

A 여행사 직원은 “일본 벚꽃 여행지인 규슈, 오사카, 도쿄 등을 예약, 문의하는 경우는 있지만 국내 여행상품은 찾는 고객이 없다”며 “예년에는 그래도 국내 여행상품도 인기가 좀 있었는데 최근 들어서는 전혀 그렇지 않다. 그렇다 보니 자연스럽게 매출이 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전주한옥마을 인근의 숙박업계 역시 예약 손님이 눈에 띄게 줄었다.

이맘때면 한옥마을을 찾는 관광객들로 주말에는 빈방이 거의 없어야 하지만 요즘은 전혀 그렇지 않은 것.

한옥마을의 관광 콘텐츠 부족도 문제지만 전북이 미세먼지 농도가 상대적으로 짙다는 점도 관광객 감소의 주요 요인이라고 숙박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았다.

전통시장 역시 미세먼지로 인해 부진을 겪기는 마찬가지다.

미세먼지 주의보 발령이 잦아지면서 중장년층의 외부활동 자제로 인해 자연스럽게 전통시장의 매출도 감소하고 있는 상황이다.

남부시장에서 수산물을 판매하는 한 상인은 “겨울 비수기를 지나 봄이 오면 매출이 올라야 하는데 올해는 미세먼지 때문인지 시장을 찾는 사람들이 없다”며 “더욱이 관광객까지 감소하다 보니 시장 분위기가 너무 침체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들과 달리 가전업계, 대형마트와 실내놀이터 등은 미세먼지 특수를 누리고 있다.

가전업계의 경우 공기청정기는 물론 건조기, 의류 케어 제품 등을 찾는 소비자가 꾸준함에 따라 소비심리가 위축된 상황에서도 매출이 역신장하지 않고 있으며, 대형마트와 롯데백화점도 세일이라는 요소도 있지만 미세먼지 관련 제품 판매가 급등하면서 매출 신장을 견인하고 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미세먼지로 소비자들의 활동 범위가 실내로 옮겨 오고 있으며 한 곳에서 모든 것을 해결하길 원한다”며 “이에 보통 4월이면 지갑을 열지 않는 시기임을 감안한다면 매출이 나쁘지는 않다”고 설명했다.

실내놀이터 역시 대기 환경이 나빠지면서 부모들 사이에서 핫 플레이스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최근 전주지역 내에도 다양한 시설을 갖춘 실내놀이터가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전주시 효자동 B 키즈카페 직원은 “최근 들어 미세먼지로 대기환경이 더욱 나빠지다 보니 야외활동을 기피, 이에 실내놀이터를 찾는 부모들이 느는 것 같다”며 “이에 2~3년 사이에 키즈카페가 눈에 띄게 증가, 이에 경쟁이 치열하다”고 말했다.

/김성아기자 tjdd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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