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출신 원로작가 태건석
소리전당서 110여점 전시

서예-한국화-사진 3인3색
전통문화전당서 17일까지

4월 완연한 봄을 맞아 도내 곳곳에서 유의미한 전시가 진행되고 있다.

군산출신 원로작가 태건석의 전시를 비롯해 각자 자신의 분야에서 최선을 다해온 3인의 전시가 그것이다.

우선 군산 출신 원로작가 태건석의 전시회가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전시장에서 이달 21일까지 진행된다.

‘잠재의식의 표창’이란 타이틀로 진행되는 이번 전시는 110여점에 달하는 대규모로, 작가의 삶 전부를 다룬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서라벌예대에서 미술을 전공한 작가는 우리 삶 속에 내재된 잠재의식의 세계를 작품의 주제로 다룬다.

1960~1970년대 작업 초반에는 회색, 푸른색이 나타나는 추상작품과 따뜻한 색을 그림에 사용했는데, 1980년대에는 잠재의식의 세계를 표출하는 시각적 고요함을 담아왔다.

1990년대에는 역동적이고 분방한 붓 터치를 작품에 승화했고, 2000년대 후반에는 한국 전통의 미감을 자신만의 조형언어로 표현했다.

작가는 흔히 볼 수 없는 소재를 채색과 질감 등에 사용했고, 붓칠을 하는 그림보다는 한지를 비롯한 흙가루, 돌가루, 낙엽 등을 응용해 채색했다.

때문에 개성 있는 작품들은 한국인만이 느낄 수 있는 고유한 정서개 배어 있으며, 나아가 나라를 빼앗겼던 한과 이 땅을 지켜온 민족정신까지도 작품에서 찾아볼 수 있다.

작가가 주장하는 ‘한국의 혼’이 바로 이것이며, 이를 통해 작가는 자신의 정체성을 지켜왔다.

고보연 작가는“유화는 서양화를 전공한 그에게는 자연스런 기본 매체였고, 한지는 실험성과 전통적 감수성의 발로가 되는 매체였으며, 석분과 토분은 작품 세계가 새롭게 탈바꿈되는 신 질료라 볼 수 있다”며 “이는 잠재의식과 현재의식의 교차점에서 빚어지는 자연스런 현상을 중요시한 그에게 특히나 소중한 질료로 부각되는 듯하다”고 평했다.

1963년도 제1회 군산개항제 미전 개최를 시작으로 약 50여년 동안 수십 회의 전시 참여와 대한민국 미술대전 입상, 옥조근정훈장 및 대통령상 수상, 한국미협 군산지부장과 전북미술대전 추진위원을 역임했다.

한국전통문화전당에서는 서예, 한국화, 사진 등 각 분야에서 활동한 3人 3色 전시가 17일까지 진행된다.

이번 전시는 서예 김종대, 한국화 박인현, 사진 안봉주 등 각 분야별 작품 10여점을 만날 수 있는 자리로 꾸며졌다.

전시는 그동안 지역과 함께 호흡하고 성장하며 무언가 지역에 도움이 되고자 했던 세 사람의 마음이 일치한 데 따른 것.

이는 ‘문화적 가치 환원’에 대한 담론으로 이어졌다.

각각의 재능을 살려 합작 전시를 기획했고, 흔쾌히 주민들을 위한 무료 전시로 이어졌다.

김종대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배우기를 좋아하고 힘써 행하라’, ‘호학역행’ 등 다수의 작품을 통해 부드럽고 때론 강건한 서예의 미학을, 박인현 작가는 ‘Umbrella-가을나무’와 ‘Umbrella-달빛소나타17’ 등의 작품을 통해 한지에 채색된 우산의 오묘한 조화로움, 그리고 매혹적 담묵의 세계를 보여줄 전망이다.

안봉주 작가는 사진이 보여주는 리얼리티에 몽환적 세계관을 담은 듯한 ‘그 시간 1’, ‘그 시간 2’, ‘그 시간 3’을 통해 보는 이로 하여금 다양한 생각의 여지를 남기고 있다.

/조석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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