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52시간 근무제 시행에
투잡족도 늘어 구직 경쟁
자영업자 주휴수당 피하려
'쪼개기알바' 성행 질 저하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과 경기침체 장기화로 직원을 두지 않는 자영업자가 늘어나면서 아르바이트를 구하려는 대학생들이 구직난을 겪고 있다.

여기에 주 52시간 근로제 시행으로 저녁 시간을 활용한 ‘투잡(부업)족’이 늘어나고 있는 점과 AI를 적용하는 가게들이 점차 증가하는 점도 아르바이트 공급 시장의 악재로 작용해 구직경쟁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

셀프 주유소와 세탁소,코인노래방,무인텔 등 ‘무인 시스템’의 확산이 그 방증으로 불황 탓에 인건비라도 절감하려는 영세 자영업자들이 이 같은 추세를 적극 수용하고 있는 것.

전주대 1학년 정모양(19.여)은 “용돈과 부모님 등록금 부담을 덜어드리려고 알바자리를 알아보고 있지만 마땅한 자리가 없다”며 “같은 고민을 가진 친구들이 주변에 많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전북대학교 3학년 윤모양(22.여)은 아르바이트 구할 생각에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윤양은 “면접을 4번이나 봤는데 아무 곳도 연락이 없다”며 “다들 최저임금 인상 때문에 올해가 작년 재작년 보다 아르바이트 구하기가 더 어렵다고들 한다”고 하소연했다.

카페나 편의점 알바 자리는 대학생들 사이에서 선호도가 높아 더욱더 경쟁이 치열하다.

전주 혁신도시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이모씨(46)씨는 “알바사이트에 한번 올리면 전화가 20통은 와 영업에 지장을 줄 지경”이라며 “대학생들이 지원하는 경우가 많고, 최저임금이 올라서 그런지 일반인들의 문의도 많다”고 말했다.

주휴수당 지급을 피하기 위한 ‘쪼개기’ 알바가 성행하면서 질 좋은 알바를 구하기는 더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유명 구인구직 사이트에서는 ‘월·화 저녁’ ‘평일 2일 오후’ 등 일주일 근무 시간이 15시간 미만인 공고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실제 전주시내 중심상업지역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A씨의 경우 주휴수당 부담을 피하기 위해 평일 오전에 근무하는 아르바이트 학생을 2명으로 늘렸다.

‘근무 쪼개기'로 최저임금 부담을 피하려는 방법이다.

올해 시간당 최저임금은 8350원으로 지난해보다 10.9% 올랐다.

여기다 주휴수당을 지급하는 경우 시간당 임금이 1만30원에 달한다.

A씨는 “자영업자들이 인건비 부담에 각종 수당 등을 지급할 필요가 없는 ‘초단시간 노동자’ 채용을 선호할 수 밖에 없다”며 “우리는 사장이 아니라 노동자다”고 호소했다.

업계 관계자는 “알바를 하는 근로자들이 쪼개기 등 단시간 일자리를 전전하는 열악한 근로환경 개선이 꼭 필요하다”며 “자영업자나 소상공인 등에 고용에 따른 보상책을 마련하는 등 정부와 지자체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윤홍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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