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보 11호 미륵사지 석탑이 20년에 걸친 보수작업을 마무리하고 그 위용을 드러냈다.

미륵사지 석탑은 백제말 무왕때인 639년 세워져 국내에 남아있는 가장 오래된 석탑이자 가장 큰 석탑이다.

2009년 1월 미륵사지 석탑 1층에서 발견된 사리장엄 유물들은 미륵사 창건과정과 시기, 백제의 역사와 문화적 위상, 사리봉안 의례 등을 살펴 볼 수 있는 국보급 유물들로 백제시대에 관한 귀중한 연구자료로 평가된다.

하지만 석탑은 1915년 조선총독부가 벼락에 무너져 내린 탑을 시멘트로 덧발라 놓아 미관상은 물론 구조적 안정성에도 문제가 됐다.

이후 1998년 안전진단을 거쳐 1999년 문화재위원회에서 6층까지 해체수리를 결정하면서 보수작업에 착수했다.

2001년부터 본격적인 석탑의 해체조사에 착수, 2017년까지 원래 남아있던 6층까지 수리를 완료했으며 최근 가설 시설물의 철거와 주변정비까지 마무리하고 지난 3월부터 일반에 공개했다.

미륵사지석탑은 1380년 이후 무려 640여년이라는 인고의 시간을 견뎌온 국내 최고(最古)·최대(最大) 석탑이다.

부재 1천627개를 짜 맞춰 새롭게 완성된 석탑의 높이는 14.5m, 폭은 12.5m, 무게는 약 1천830t이다.

미술사적으로 목탑에서 석탑으로 나아가는 과정을 보여주는 이 석탑은 서쪽 금당(金堂)터 앞에 세운 서탑이다.

백제가 왕실 안녕과 중생 불도를 기원하며 조성한 미륵사는 금당과 탑이 각각 세 개인 삼원식 사찰로, 중앙에는 목탑을 두고 서쪽과 동쪽에 석탑을 건립했다.

이런 놀라운 국내 최고, 최대 규모 석탑의 보수정비는 어찌 보면 우리 민족의 자존심을 다시 세운 후대의 위대한 사업이 아닌가 싶다.

옛것에 대한 보존의 개념을 넘어 계승·발전시키고자 하는 후대의 노력은 과히 박수 받을 만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민족정신을 드높이는 일이라 할 수 있다.

보수정비 과정에서 집계된 학술발표가 18건, 연구논문 14건, 학위논문 5건, 책자만도 무려 9권이라고 한다.

그 뿐 아니다 5건의 특허가 등록됐고, 보수 참여인원만도 연인원 12만 명에 달한다고 한다.

단일 문화재로는 가장 오랫동안 수리한 사례이자 다양한 연구 성과가 봇물을 이룬 역사학적 업적이 아닐 수 없다.

소중한 문화사적 자산을 잘 가꿔 후대에 고이 물려줄 책무가 있음을 잊지 말아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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