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산사의 단청세계, 고귀한 빛
26일까지 전통문화전당서 개최

한국산사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 1주년을 기념한 노재학 전국순회사진전 ‘한국산사의 단청세계, 고귀한 빛’이 26일까지 한국전통문화전당 3층 전시실에서 개최된다.

오는 6월 30일은 양산 통도사, 영주 부석사, 순천 선암사 등 한국 산사 7곳이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지 1주년을 맞는 날이다.

이번 전시는 1주년을 기념해 1,600여년에 이르는 한국불교의 역사 속에서 계승과 보존을 거듭하며 한국산사의 법당에 간직해 온 숭고한 예술 세계를 펼쳐보인다.

창건에서 오늘에 이르기까지 지속되고 있는 수행공간으로서의 산지승원 차원을 넘어 한국미술의 원형질과 지고지순한 종교장엄이 결집한 탁월한 예술의 미적 공간으로 한국산사를 조명하고자 하는 것이다.

종교공간을 떠나 전통의 건축, 철학, 음악, 미술, 공예 등이 집결한 문화예술 공간으로 펼치려는 것이다.

하지만 한국산사 법당 내부의 예술세계를 결집하는 작업은 수월하지 않다.

수백 년 동안 간직해온 법당 내부의 단청문양과 조형, 미술 등은 법당의 높은 곳, 혹은 빛이 잘 닿지 않는 곳에 있거나 현실구복을 염원하며 달아 둔 연등에 가려 접근성이 수월치 못 한 실정이다.

법당 내부에 구현한 미의 세계를 감상하거나 체험 하는 데 여러 제약이 뒤따른다.

이러한 현실에서 노재학 사진작가의 작품들은 법당내부 장엄세계에 대한 고귀한 미적 체험으로 안내한다.

노재학 작가는 근 20년 동안 전국의 전통사찰에 현존하는 법당 내부의 장엄세계를 지속적으로 필름에 담아왔다.

국가나 종단에서 해야 할 일을 개인이 묵묵히 수행처럼 작업해온 것이다.

그의 조사에 의하면, 100년 넘은 유의미한 고전의 조형과 미술이 현존하는 법당은 전국에 약 200 곳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진다.

그는 그곳을 수십, 수백 차례 가고 또 가서 가장 극적인 빛의 순간에 법당장엄의 세계를 필름에 담아왔다.

기록하고 축적한 사진만도 수천 만 장에 이르는 방대한 분량이다.

한국산사 법당의 조형과 미술, 단청문양을 담은 그의 사진들은 지고지순의 숭고한 아름다움의 전형을 보여준다.

종교미술 뿐만이 아니라, 전통문양, 도가의 길상, 유가의 태극, 호작도 같은 민화들까지 폭넓고도 풍부한 조형미술의 세계를 놀라운 시선으로 보여준다.

사람들의 시선이 잘 닿지 않는 외진 공간에 이르기까지 전통문양과 전통색채의 아름다움을 경이롭게 구현하고 있다.

한국산사 법당 내부에 오랫동안 전승해온 장엄예술의 진면목들을 커다란 울림으로 드러낸다.

그것은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세계문화유산 한국산사에 대한 놀라운 재조명이 될 것이고, 한국산사 세계문화유산 등재 1주년을 조명하는 특별한 미적체험의 기회로 펼쳐지고 있다.

/조석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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