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환경운동연합은 전주 남고산과 학봉 일대에서 모인 물이 전주천으로 흘러가는 2km 남짓한 산성천 상류에 애반딧불이가 서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30일 밝혔다.

전북환경운동연합 이정현 선임활동가는 “최근 도심과 가까운 산성천 상류에 애반딧불이 10여 마리가 사랑의 비행을 하는 모습이 관찰되고 있다”면서 “애반딧불이가 짝을 찾기 위해 출현하는 시간대에는 산책로 가로등을 꺼 줄 것을 전주시에 요청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생태계 지표종인 반딧불이 서식지를 보존하기 위해 잠시 불편함을 참아달라고 시민들의 동참도 호소했다.

삼천 늦반딧불이를 5년째 모니터링 해 온 환경운동연합 한은주 팀장은 이번에 관찰된 애반딧불이는 삼천의 늦반딧불이와는 출현 시기도 먹이도 다르다고 설명했다.

한 팀장은 “애반딧불이는 여름이 올 즈음, 늦반딧불이는 가을이 오는 즈음에 나타나며 애반딧불이 유충은 하천의 다슬기나 우렁이를 먹는 반면 늦반딧불이 유충은 민달팽이 같은 육상 곤충을 먹는다” 고 말했다.

애반딧불이는 물가의 풀숲을 따라 저녁 8시 이후에 밝은 빛을 내면서 짝짓기를 하는데 3~5일이 지나면 암컷은 이끼가 있는 물가의 풀에 150여 개의 알을 낳는다.

과거 우리나라 전역에 분포했지만 하천의 오염과 먹이 생물인 달팽이의 감소로 개체 수가 줄어들었다는 설명이다.

이런 점을 들어 도심과 가장 가까운 하천에 애반딧불이가 서식하는 것은 그만큼 하천과 주변의 생태계가 건강하다는 것으로 매우 드문 일로 받아들여진다.

이정현 선임활동가는 “특히 이 구간은 홍수 방지와 문화·생태가 살아있는 공간으로 만들기 위한 하천환경정비사업이 진행된 곳이어서 자연스러운 경관은 일부 훼손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수량 확보와 수변 식생 조성이 애반딧불이 서식에 도움이 된 것으로 보인다” 고 말했다.

이와관련 전주시는 애반딧불이가 빛으로 교신하며 짝짓기를 하는 시간대인 해지고 난 2시간 정도(9시~10시)는 애반딧불이를 배려하자며 일부 구간을 소등할 계획이다.

/윤홍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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