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건파일 - 투자자 현혹 7억 가로챈 소설가

책 출간 경력 내세워 인문학
SNS 강의 회원들에 인지도↑
노후-수익보장 사기행각벌여
"자발적 기부" 혐의 부인

“힐링센터 건립 사업은 신의 계시를 받았기 때문에 실패할 리가 없다”고 투자자들을 현혹시켜 7억여원을 가로챈 자칭 인문학자 겸 소설가 A씨(55)가 경찰에 붙잡혔다.

전북 출신인 A씨는 소설과 에세이 등 몇 권의 책을 출간했던 경력을 내세워 인문학을 주제로 강의를 하면서 인지도를 높였다.

그는 또 이를 바탕으로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개설하고 주기적으로 회원을 모았고 회원이 1만5천여명까지 불어나자 자신을 신뢰하는 회원들을 만나 ‘힐링센터’ 투자를 권유했다.

A씨는 자신이 서울에서 출생, 명문대 출신으로 사행성 오락게임 프로그램을 개발해 큰돈을 벌었고, 대기업 사위로 들어가 기업을 운영해본 경험이 있어 경영을 잘 할 수 있는 사람은 자신밖에 없다며 회원들을 현혹했다.

또 이러한 내용을 출간된 책의 약력에도 기재해 피해자들로 하여금 사실로 믿게 만들었다.

A씨는 공개밴드를 개설하고 주부 회원들에게 접근, 강의를 하면서 “힐링센터를 만들기 위해 28억을 투자하였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결, 힐링센터를 세계적인 명소로 만들면 큰돈을 벌 수 있다”, 돈을 기부하는 회원에게 노후보장 및 수익을 나누어 주겠다는 등 사기행각을 벌였다.

특정 종교를 믿는 투자자에게는 “이번 사업은 신의 계시를 받았기 때문에 실패할 리가 없다”며 현혹했다.

A씨의 화려한 언변에 속아 피해자들은 대출까지 받아 힐링센터 건립을 지원했지만 A씨는 명문대 졸업생이 아니었으며 힐링센터도 짓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10일 전북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사기 혐의로 A씨를 구속해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A씨는 2014년 6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B씨(54) 등 9명을 끌어들여 힐링센터 건립 비용 명목으로 7억원 상당의 투자금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투자금을 돌려받지 못한 피해자의 신고로 수사에 나서 A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경위를 조사했다.

일부 회원들은 힐링센터에 대해 의심은 들었지만 이미 투자한 돈에 대한 미련과 A씨가 수시로 지인 중 조폭이 있다는 말을 하면서 으름장을 놓자 두려워 신고를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법망을 피하기 위해 투자금 이라는 표현을 사용하지 못하게 하고 기부금 포기각서를 받아 보관하기도 했으며 형편이 어려워진 투자자가 대출금을 돌려달라고 하자 SNS에서 강제 탈퇴를 시켜 회원들을 관리하는 치밀함을 보였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그는 경찰에서 “회원들이 자발적으로 투자금을 모아 기부했다. 돈을 달라고 한 사실이 없다”며 혐의를 완강히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경찰은 피해자 진술과 확보한 증거물을 근거로 혐의가 인정된다고 보고 사건을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넘겼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 대부분은 인문학에 관심이 많은 여성으로 강의를 듣기 위해 SNS에 가입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피의자가 워낙 언변이 화려해서 피해자 일부는 사건의 실체가 드러난 현재까지도 이를 믿으려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소설가 행세를 한 피의자는 작가협회의 정식 회원은 아닌 것으로 조사됐다. 피해자에게 말한 학력과 경력도 모두 거짓으로 판명됐다”고 덧붙였다.

/윤홍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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