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소리문화전당서 공연
20년간 걸어온 음악세계담아
궁중정재 춘앵전-별곡-승무
이생강류 대금산조 선봬

산자무심벽(山自無心碧).

‘산은 스스로 무심하게 푸드도다’란 글귀가 가슴 깊이 파고드는 계절이다.

푸른 녹음이 짙어가는 시기, 가슴 속을 깊게 파고드는 대금 연주회가 관객들을 찾아간다.

대금 연주자 이항윤이 마련한 열 번째 독주회 ‘笛·舞·流’가 18일 오후 7시 30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명인홀에서 열린다.

지난 1999년 첫 독주회 이후 20여년 동안 쌓아왔던 열정을 소개하는 자리다.

1985년 대금을 시작한 이후 이생강(국가무형문화재 제45호 대금산조 예능보유자) 문하에서 대금산조를 익혔다.

전북대 한국음악과를 졸업하고 1994년 전북도립국악원 관현악단에 입단해 현재에 이르고 있다.

25년 동안 말단 단원에서 대금 부수석, 수석, 부단장을 역임하면서 지역 대금 연주자로서 왕성한 활동을 하면서 역량을 키워왔다.

국악실내악단이 거의 없던 1980년대 한음사이국악실내악단을 창단했고, 1006년 이생강류대금산조 이수자가 되면서 많은 제자들을 육성했다.

2000년 33세의 나이로 제5회 한밭전국국악경연대회에서 대통령상을 받으며 자신의 입지를 굳건히 했고, 9번의 독주회를 통해 이생강류 대금산조를 널리 알리기도 했다.

또 2005년엔 지역의 삼현육각인 전라삼현육각 음악을 전태준 선생에게 접하면서 2018년 전북문화재 제46호 전라삼현육각 대금 이수자로 지정되기도 했다.

때문에 그의 음악은 이생강류 대금산조와 전라삼현육각음악을 중심으로 진행이 되고 있으며, 이번 연주회도 그동안 걸어왔던 음악세계를 고스란히 보여줄 예정이다.

이번 무대는 궁중정재 춘앵전과 별곡, 전라삼현풍류와 승무 그리고 이생강류 대금산조를 들려주게 된다.

특히 전주지역 관아에서 전승된 삼현육각인 전라삼현육각은 정자선 선생의 기예를 물려받은 음악으로 아들 정형인과 전태준에게 전통이 전수되면서 2011년 전북문화재 제46로 지정되기도 했다.

이날 무대는 전북문화재 제52호 전라삼현 승무 문정근 보유자와 함께 대금, 아쟁, 피리, 장고만의 악기편성으로 마련된다.

또 이생강류 대금산조는 이생강 명인에 의해 구성된 것으로 창시자 박종기로부터 한주환에게 다시 이생강으로 계보가 이어지고 있다.

우조, 계면조, 경드름, 드렁조 등이 다양하게 사용되며, 남도 특유 계면가락과 함께 다른 산조에서 보이지 않는 독특한 메나리 가락이 쓰이고 있다.

서두를 여는 궁중정재 ‘춘앵전’은 효명세자가 어머니 장수를 기원하는 뜻에서 마련된 춤으로 대금과 장고 외에 국악원 무용단 이은하 수석이 출연해 대금을 중심으로 새롭게 구성됐다.

이항윤 대금연주자는 “대금은 사계절 내내 푸르름 속에서 아름다운 꽃과 흰 눈꽃을 그리며 존재하는 산과 같다.

항상 든든한 버팀목 같이 흔들리지 않으면서 꿋꿋하게 정진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며 “정악에 대한 가르침을 준 신용문 선생님과 전라삼현음악을 끝까지 지키며 오늘 무대에 올리게 해준 전태준 선생님 그리고 30년 넘게 연주할 수 있게 버팀목이 된 이생강 선생님에게 감사의 말을 전한다”고 밝혔다.

/조석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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