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노동자들이 뿔났다.

우정노동조합이 내달 9일 총파업을 예고한 가운데, 대리점의 과도한 배송수수료에 반발한 전북지역 택배 노동자들도 부분 파업에 돌입했다는 소식이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 전북 택배지부는 지난 14일 완산 CJ대한통운 터미널에서 총력투쟁결의대회를 열고 "열악하고 전근대적인 노동조건을 개선하기 위해 오늘부터 파업에 돌입한다"고 선언했다.

노조는 택배산업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국민의 삶에서 빼놓을 수 없는 서비스가 됐지만, 노동자의 삶은 여전히 열악하다며, 특히 한국 택배시장의 절반을 차지하는 CJ대한통운의 노동착취는 매우 심각하다고 파업 배경을 설명했다.

이들은 또 각 대리점은 배송수수료라는 명목으로 노동자에게 5∼35%까지 수수료를 가져가고 있는 데, 이는 매달 100만∼250만원에 달하는 큰 금액이라고 한다.

그러가하면 지난달 숨진 충남 공주우체국의 이은장 집배원.

이씨의 사인은 과로로 인한 심장마비.

하루에 배달할 우편물이 1200여 건으로 전국 집배원 평균보다 200건 이상이 많았다고 한다.

심지어 그는 상사의 이삿짐 나르기, 사택에서 키우는 개똥 청소, 사료 주기 등과 같이 업무와 무관한 직장 상사의 개인적인 일까지 맡아서 한 것으로 밝혀졌다.

오는 7월에 있을 정규직 전환을 위해 묵묵히 참아온 것이다.

지난 4월 동천안 우체국에서 일하는 50대 전경학 집배원이 출근 준비 중 쓰러졌다.

평균 노동시간이 주 60시간에 달았던 전 씨.

그는 손가락이 부러졌는데도 단 하루를 쉬지 않고 출근할 정도로 성실했다고 한다.

역시 사인은 과로로 인한 심장마비였다.

우정노조에 따르면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사망한 집재원의 수는 모두 191명이라고 한다.

현재 우정노조는 집배원 인력 증원과 주 5일제 시행을 위한 쟁의조정을 신청한 상태다.

오는 26일까지 사측과 합의에 도달하지 않으면 다음달 6일 토요근무 거부를 거쳐 9일 총파업에 돌입할 것이라고 한다.

만약 우정노조가 총파업에 들어갈 경우 우정사업 사상 첫 파업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집배원 92%가 사고 경험이 있는데 산재로 인정받은 비율은 18%에 불과한 현실이다.

한 집에서 받는 편지가 3통에서 1통으로 줄었다고 그 집까지 가는 거리가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편지대신 무거운 택배와 등기는 오히려 늘었다.

이들도 우리와 똑같이 누군가에겐 아들이자 아빠, 남편인 것이다.

인간에게 점점 기계가 될 것을 요구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되묻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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