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대병원 본관 1층에
'권역거점센터' 개소
조기진단-치료-상담 지원
2020년까지 맞춤 의료서비스

지난달 17일 남원의 한 아파트 13층에서 A씨(47)가 발코니에서 뛰어내렸다.

A씨는 소방서가 설치한 에어 매트 위에 떨어져 목숨을 건졌지만, 목뼈가 부러져 전신이 마비됐다.

형 B씨(51)는 거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이들 형제는 수십년간 베체트병을 앓았다.

숨진 형이 25년 전쯤, 동생은 3~4년 뒤 같은 병에 걸렸다.

대한베체트병학회에 따르면 베체트병은 입안이나 성기 등에 궤양이 생기고, 환자의 35%는 실명할 수 있는 만성 전신 혈관염이다.

A씨 형제도 모두 1급 시각장애인이다.

이처럼 희귀질환으로 고통 받는 환자들의 조기진단과 치료 및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지원 사업을 수행할 수 있는 ‘전북권역 희귀질환거점센터’가 문을 연다.

‘전북권역 희귀질환거점센터’는 19일 전북대학교병원 본관 1층에 자리 잡고 개소식과 함께 활동을 본격화한다.

희귀질환 권역별 거점센터 운영은 희귀질환의 진단, 치료, 관리 역량을 향상시키기 위해 질병관리본부가 상급종합병원을 상대로 공모를 진행한 사업으로 전북대병원이 지난 2월 전북권역 희귀질환거점센터로 선정됐다.

운영기간은 오는 2020년 12월 31일까지 2년이다.

우리나라에서의 희귀질환은 환자수가 2만명 이내인 병을 말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8000여종이 있다고 알려져 있으며 국내에도 50만명, 전북지역에만 3만 여명의 희귀질환자가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희귀질환자들은 그동안 전문가 부족과 의료기관 수도권 집중 등으로 진단을 받기까지 많은 시간과 비용을 들여야 했으며, 진단 이후에도 치료와 관리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개소식과 함께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가는 전북권역 희귀질환거점센터에서는 앞으로 희귀성 질환의 진단과 치료, 가족을 위한 전문상담과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해 희귀질환 클리닉 중심의 센터 역할을 하게 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진단검사의학과와 소아청소년과 신경과 산부인과 등 병원 내 여러 진료과와 협진시스템을 갖춰 맞춤형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센터에서는 이와 함께 △희귀질환 관련 인력의 전문성 강화 △진료협력체계 구축 △희귀질환 교육자료 개발 및 지원 등의 사업을 통해 희귀질환자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와 포괄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전북권역 희귀질환거점센터 초대 센터장을 맡은 조용곤 교수는 “그동안 희귀질환자들이 전문가 부족과 의료기관 수도권 집중으로 정확한 진단을 받기까지 많은 시간과 비용을 들여야 했다”면서 “앞으로 희귀 질환에 효율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지역거점 진료체계를 구축해 지역의 희귀질환 환자들에게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19일 개소식과 함께 이날 오후 1시부터는 어린이병원 2층 완산홀에서 희귀질환에 대한 심포지엄이 개최된다.

어린이병원 개원 6주년을 기념해 마련된 이번 심포지엄에서는 희귀질환의 분류와 희귀난치질환자에 대한 행정적 지원, 전북지역 및 전북대병원 희귀질환자 현황 등을 살펴보고 이에 대한 지원방안 등에 대한 심도 깊은 논의가 있을 예정이다.

/윤홍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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