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읍시립국악단 기획공연인 소리극 ‘정읍 사는 착한 여인’오는 13일과 14일 정읍사예술회관 대극장에서 막을 올린다.

작품은 백제가요‘정읍사’를 주제로 분노와 울분으로 점철된 대한민국의 뼈아픈 근대사를 기발한 상상력과 흥미진진한 스토리로 풀어낸 대서사시다.

주호종 국악단장이 연출을 맡고 사성구 중앙대 교수가 대본을, 한승석 중앙대 교수가 작창을, 박성호 국립국악원 수석이 안무를 맡았다.

줄거리는 ‘정읍의 달’이라는 뜻의 이름을 가진 주인공 정월(井月)은 4살이던 동학전투 때 일본군이 쏜 총탄 파편이 머리에 박힌 이후로 아무리 슬프고 괴로운 일이 생겨도 울음이 터지거나 화를 내지 못하는 기이한 착한 여인으로 성장한다.

우리민족의 울분과 분노가 극으로 치달았던 일제 격동기에 울지도 분노하지도 못하는 바보같이 착한 여인 정월의 그야말로 속 터지는 일생,그래서 오히려 역설적으로 그 시대의 비극을 더 처절하게 부각시키기도 하고, 아이러니하게도 배꼽 빠지는 풍자와 웃음을 유발하기도 한다.

주인공 정월은 다름 아닌 속울음을 삼키고 분노를 삭이며 그 어떤 고난 속에서도 굴하지 않고 웅녀(熊女)처럼 꿋꿋이 어둠의 세월을 살아 견뎌온 우리 민족에 대한 은유이며 상징이다.

공연 관계자는“민족의 시대정신을 웃음과 해학이 어우러진 기발하고 흥미진진한 스토리와 이를 구성진 소리와 화려한 몸짓으로 표현했다”고 말했다.

/정읍=최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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