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 아버지는 어떤 존재로 남을까.

어린 시절 높고 위엄깊게 느껴졌던 아버지는 어느 순간 허리가 휘고 걸음도 온전치 않은 할아버지로 변해버렸다.

이준구 수필집 ‘아버지의 뒷모습’도 어린 시절 투정했던 모습부터 부음을 받고 달려가던 어느 새벽길을 가슴 어리게 묘사하고 있다.

스물 두 살 때 글을 쓰겠노라 다짐했지만 등용문을 통과하기는 매우 어려웠다.

포기했던 작가의 꿈을 되살린 것은 퇴직에 따른 공허감 때문이었다.

세월의 흔적은 뿌린 만큼 얻은 인연도 있었지만 얻은 만큼 사라져 간 청춘도 있었다.

심근경색과 심야 출혈을 겪은 뒤 ‘아버지의 뒷모습’ 출간을 앞당기게 됐다.

저자는 “되돌아본 발자취 속에 부끄러움도 있다.

몇 번의 고비와 일련의 과정은 가족사였고 역사 속 사건이기도 하다”며 “묻어둘 수 없는 나만의 추억을 되살리는 일이 내게는 기쁨이었다.

바닷가에서 줍고 버렸던 조가비처럼 다시 주워 담은 생각을 펼쳐보인다”고 말했다.

고창 출신으로 2017년 대한문학 봄호 신인상으로 등단했다.

신아문예 편집국장을 맡고 있다.

/조석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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