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래장 '내변산의 설'
이희완 '야경-2012' 등
소장품 12점 5일까지
도립미술관서울관서 선봬

전북도립미술관의 소장품이 서울 나들이에 나선다.

미술관은 지난 2018년부터 2019년에 수집한 50여 점의 소장품 중 12점을 엄선해 전북도립미술관 서울관에 8월 5일까지 선보인다.

‘수장고에서 잠깐 마실 나온 작품들’이란 제목으로 진행되는 이번 전시는 제목처럼 쉽게 편안하게 대중들에게 다가가고자 하는 기획의도가 함축돼 있다.

당초 미술관의 소장품은 미래 문화유산이면서 공공재 성격을 강하게 띠고 있다.

때문에 항온항습시설이 완비된 수장고에서 영구보관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물론 기획전시 필요에 따라 수장고에서 잠깐 나와 대중에게 말을 거는 역할도 담당한다.

이번 전시는 탁월한 미감과 품격을 가진 전라미술을 대외적으로 공유하고자 한다.

주요 전시작품은 ▲조래장의 ‘내변산의 설’ ▲이희완의 ‘야경-2012’ ▲김부견의 ‘천불천탑-선’ ▲최원의 ‘program system 88-1’ ▲권순환의 ‘홀로봇-큐브언어프로젝트’ ▲김종대의 ‘독서성(讀書聲)’ ▲홍선기의 ‘이발사’ ▲이상권의 ‘파도’ ▲나시룬의 ‘이 시대 악마 그림자 인형의 상상’등이다.

목록에서 알 수 있듯이 소장품은 미술관의 정체성을 가장 극명하게 드러내는 얼굴이다.

미술관은 지난 2004년 개관 이후 초기 5년에는 서화의 맥이 강하게 흐르고 있는 전북의 지역성을 고려해 근대기 고서화를 중심으로 하면서 지명도가 있는 미술가들의 작품을 수집했다.

이 후 5년에는 현장 미술가들의 요구와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공모제를 병행했고, 기증작품을 더하면서 풍성해질 수 있었다.

기증은 아무런 조건 없이 이루어질 때 가장 아름답다.

소장품 속에는 기증 과정에서 훈훈한 뒷맛을 남긴 후일담 또한 가득하다.

최근 5년은 미술관의 특성화 전략인 ‘아시아 지도리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미술관이 주체적 시각으로 아시아 현대미술을 도민에게 소개하면서, 전북 미술가를 국제적으로 진출시키기 위한 장기 프로젝트이다.

이에 따라 아시아 현대미술 작품 45점을 예산의 20% 정도를 할애해서 수집하기도 했다.

이번 전시에서 만날 수 있는 조래장의 ‘내변산의 설’은 내변산 설경을 투박하게 중첩해 시간의 변화를 담담하게 녹여낸다.

이희완의 ‘야경-2012’는 활달한 붓질과 물맛이 풍성한 번지기 기법까지 농담을 적절하게 조화시켜 뒷골목의 야경을 표현했다.

김부견의 ‘천불천탑-선’은 과하게 꾸미지 않은 무심한 구도로 이상세계에 대한 염원과 불교의 정신세계를 형상화했다.

최원의 ‘program system 88-1’은 최루탄 상자 위에 수많은 직선과 곡선으로 사회구조를 녹여 낸 조형 작품이다.

권순환의 ‘홀로봇-큐브언어프로젝트’는 컴퓨터그래픽과 비디오 영상을 편집해 공간과 소리 등이 하나가 되는 미디어 설치작업과 3차원 사진기술인 홀로그래피를 예술과 접목하여 제작했다.

김종대의 ‘독서성’은 유려하고 골기 있는 필력과 국한문의 혼용이 돋보인다.

홍선기의 ‘이발사’는 미술가가 기증한 작품이며, 거친 텍스처의 질감을 표현한 회화이다.

팔이 잘리고 우중충한 분위기는 보는 이들의 마음을 무겁게 한다.

1980년대, 화가가 스스로 느끼는 소외, 자괴, 등이 작품에 투영되어있다.

이상권의 ‘파도’는 수성 물감과 종이라는 재료가 갖는 특성을 십분 활용함으로써 수채화의 맛과 멋을 잘 나타내고 있다.

나시룬은 인도네시아 현대 미술가로 작품 ‘이 시대 악마 그림자 인형의 상상’은 추상적 또는 반추상의 양식으로 물감의 드립핑을 통한 추상표현주의적 우연성을 기반으로 대담한 표현력과 구성을 가지며, 때로 두꺼운 마띠에르를 통해 화면에 예기치 못할 우연성을 주시했다.

/조석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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