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웅전-묘법연화경 간행돼
공공도서관-책마을 보유해
지식도시 지향 출판수요 커
출판문화산업진흥원도 갖춰

전북연구원은 전북 혁신도시에 호남권 출판산업 클러스터를 조성하자고 제안하면서, 후보 부지로 완주군 이서면 혁신도시 클러스터 용지를 지목, 비상한 관심을 끈다.

완주군이 출판문화의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곳이다 보니, 출판산업 클러스터를 만들어 균형발전의 새로운 촉진제로 삼아야 한다는 말과 같기 때문이다.


▲ 완주는 완판본 고전소설의 고장

완주군은 완판본 한글고전소설의 고장으로, 영웅소설인 ‘조웅전’이 19세기 말 구이면 봉성에서 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봉성에서는 주민들이 나무를 베어 나무판을 만들거나 숯을 만들어 팔았고, 나무에 조각하는 각수(刻手) 들이 와서 완판본 한글고전소설 책판을 만들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보물 제1306-2호인 묘법연화경(妙法蓮華經)도 완주군 안심사(安心寺)에서 1404년에 간행된 것으로 확인됐다.

묘법연화경은 조선 초기 명필가 성달생과 성개 형제가 부모의 명복을 기원하기 위해 만든 판본을 바탕으로, 조선 태종5년에 안심사에서 신문 스님이 간행하는 등 완주군의 한국 목판인쇄의 한 축을 형성해 왔다는 분석이다.


▲ 출판수요, 기반도 탄탄!

인구 9만5천명의 완주군은 조만간 문을 열 이서면 ‘콩쥐팥쥐 도서관’을 포함해 총 6개의 공공도서관을 보유, 인구 1만5천800명 당 1개의 도서관을 자랑하게 된다.

이는 선진국 클럽인 OECD가 권고하는 인구 5만 명당 1개 공공도서관에 비해 3배를 웃도는 수준이다.

이런 사실은 작년 말 국립중앙도서관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제3차 도서관발전종합계획 수립’ 공청회 자료에서 확인됐다.

교육문화 기반시설인 공공도서관은 지역 간 문화격차는 물론 정보 양극화를 해소하고, 궁극에는 출판산업 저변을 넓혀 균형발전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도 시너지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완주군은 또 고서점과 북카페, 북갤러리, 한국학문헌아카이브 등 전국에서도 흔치 않은 책마을이 지난 2016년 9월 삼례에 개관, 관람객 수가 매년 늘어나는 등 출판문화 수요의 저력을 보여주고 있다.

삼례 책마을 관람객은 개관 이듬해인 2017년에 2만3천여 명을 기록한 후 작년엔 3만 명에 육박하는 등 갈수록 인기를 끌고 있다.

책 읽는 지식도시를 지향하는 완주군의 출판과 책 수요 기반이 그만큼 탄탄하다는 분석이다.


▲3박자 고루 갖춘 최적지 설득력

완주군은 완판본 고전소설의 고장이라는 역사성과 이서면 혁신도시에거대한 클러스터 용지를 둘러싸고 있다.

여기에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까지 위치해 있어 3박자를 고루 갖춘 최적의 장소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국제적 수준의 공공도서관 확충을 자랑하는 등 출판과 연관된 수요기반이 탄탄하다는 평이다.

출판업계에서도 “완주군은 조선시대 출판산업의 한 축을 형성했다는 근거가 남아있고 혁신도시에 클러스터 부지도 마련돼 있다”면서 “게다가 정부 기관인 출판문화산업진흥원까지 위치해 있어 출판산업 클러스터 조성을 위한 당위성은 차고 넘친다”고 입을 모은다.

/박정미기자 ungm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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