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중 '문학, 철학을 입다' 서양 철학가
삿상 소개 후 한국소설가 작품 연관성 찾아

서양철학의 인간관으로 한국 소설을 분석하면 어떤 내용을 담아낼 수 있을까? 이에 대한 호기심으로 시작한 글이 한 권의 책으로 엮어 발간됐다.

김은중 연세대 인문학연구원의 ‘문학, 철학을 입다’는 지난 2016년부터 2018년까지 ‘인간과 문학’에 열 두 차례 실린 연재물 ‘문학과 철학’을 수정하고 보완해 발행됐다.

처음 쓰기를 제안 받았을 때 한국의 소설 인물들을 서양의 철학으로 설명할 수 있을지 자문했다.

가능하지 않을 것 같았다.

서양의 사유와 문학은 인도와 아리안의 ‘베다’에 시원을, 호메로의 작품들과 황금시대 신들의 이야기에 뿌리를 두고 있다.

하지만 한국의 사유와 문학은 ‘베다’들이나 호메로스의 작품들, 황금시대 신들과 관련이 없다.

오히려 한국문학의 원형은 많은 전설과 신화가 수록된 ‘삼국유사’와 ‘혜성가’ 등 열네 수의 향가기 실린 ‘균여전’을 교본으로 보는 게 마땅하다.

그럼에도 저자가 연재한 까닭은 서양 철학자들의 인간관으로 한국소설들을 분석하려는 호기심 때문이다.

인간에 대한 이해는 서양의 철학자들이 더 풍부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많은 건강부회가 따를 수밖에 없었지만 이런 오독과 오해가 새로운 시각과 이론을 만든다는 믿음을 가지고 접하게 됐다.

책은 서양철학가의 주된 사상을 우선 소개하고 이와 관련된 한국소설들을 대입해 글을 써내려 갔다.

‘없지만 있다고 해도 우리는 그것을 알 수 없다’는 철학자 고르기아스의 철학사상과 함께 소설가 김훈, 이윤기, 정영문 등의 소설을 통해 고리기아스의 논변을 연상화하고 있다.

말하기를 거쳐 알 수 없음의 불가지론을 소개하고 있는 것이다.

또 저자는 ‘삶은 어둠 속에서 빛을 구하는 훈련의 연속이다’란 제목 아래 플라톤의 철학사상을 소개하고 소설가 이청준, 최인호, 최인훈의 작품을 대비시키고 있다.

이들은 플라톤의 사상을 긍정하든 부정하든 플라톤적인 요소들을 담아내고 있는 소설가라고 저자는 평가하고 있다.

이외에도 저자는 아리스토텔레스, 플로티노스, 아우구스티누스, 홉스, 데카르트, 흄, 헤겔, 니체, 하이데거, 비트겐슈타인 등의 서양 철학자들의 사상을 소개하고 소설가 김동리, 황순원, 이문열, 박완서, 조정래 등의 작품에서 연관성을 찾아내고 있다.

저자는 “처음 기획의도는 소설을 소개하고 거기에 부합하는 서양 철학의 이론을 제시하는 것이었는데 쓰면서 거꾸로 됐다”며 “책을 내는 것에 소극적이었으나 출판까지 추진하게 되는데 도움을 주신 분들에게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대학에서 철학을 전공한 저자는 철학 및 문화 콘텐츠를 강의했고, 연세대 미디어아트연구소 연구원 등을 지냈다.

현재 연새대 인문학연구원 전문연구원이다.

2014년 ‘인간과 문학’에 문학평론으로, 2018년 ‘에세이 문학’에 수필로 등단했다.

저서로 ‘바퀴와 속도의 문명사’, ‘바퀴, 수레에서 첨단 기계까지’, ‘명예란 무엇인가’ 등이 있다.

/조석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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