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희美교수 김교육감 면담
소신 확인 "교육혁신 도울 것"

창의력·영재 교육의 세계적인 권위자로 명성이 드높은 김경희 미국 윌리엄 앤 매리 대학교 교수가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상산고 등 자사고 사태와 관련 “자사고는 학생의 조기 경쟁을 부추겨 사회적 갈등을 더욱 심화 시킨다”는 자신의 교육철학과 소신을 밝혔다.

김 교수는 9일 전북도교육청을 찾아 김승환 전북교육감과의 면담을 마친 후 본청 내 북카페에서 기자들과 만남을 통해 "우리는 흔히 '머리가 나빠서 공부를 못 한다'고 말하지만, 그것은 틀린 이야기"라며 "(학생의 성적은) 부모의 소득 등 사회·경제적 불평등 요소에 절대적인 영향을 받는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이어 "그런 의미에서 자사고처럼 부모가 잘살고 공부 잘하는 학생들만 모아 놓는 것은 아이들의 창의력 발달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서 "다양한 학생들이 한 교실에 있으면서 사회 구조적인 불평등을 서로 이해하고 그런 부분을 해결하려고 노력해야 진정한 의미의 교육과 혁신에 다가설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자사고가 학생의 조기 경쟁을 부추겨 사회적 갈등을 심화시킨다는 지적과 함께 우려감을 감추지 못했다.

김 교수는 "예전에는 학생들이 좋은 대학에 들어가기 위해 경쟁했었으나 현재는 자사고에 들어가기 위해 초등학교 때부터 경쟁하고 있다"면서 "내 친구를 밟고서라도 올라서야 한다는 이기적인 생각을 우리가 지금 아이들에게 가르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스티브 잡스나 아인슈타인도 혼자서는 혁신을 이뤄내지 못했다"면서 "지금처럼 아이들이 남과의 협력을 싫어하고 경쟁심만 가득한 상황에서 어떻게 4차 산업 시대에 새로운 발전을 하겠느냐?"고 반문했다.

김 교수는 "신문이나 잡지에서 우리나라 교육을 바꾸려고 소신 있게 발언하는 김 교육감을 나쁘게만 만들어서 그분의 생각을 확인키 위해 오늘 면담했다"며 "면담을 마친 후 생각이 같다는 것을 확인했고, 김 교육감을 도와 우리나라의 미래를 위해 교육을 바꿀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싶다"고 강조했다.

한편, 김 교수는 경북대 사범대학을 졸업하고 고려대에서 석·박사 과정을 마친 후 미국 조지아 주립대학에서 영재 및 창의력 교육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2008년부터 미국 윌리엄 매리대에서 교수를 맡은 그는 지난해 외국인 최초로 미국 창의력협회가 수여하는 '창의력 분야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이 폴 토런스 상(E.Paul Torrance Award) 수상자로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다.

/정병창기자 woojuchang@  

저작권자 © 전북중앙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