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시설 민간위탁 "공공성 확보가 답이다"
문화시설 민간위탁 "공공성 확보가 답이다"
  • 조석창
  • 승인 2019.08.22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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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한옥마을내 문화시설 21개소
민간10곳-사용허가 6곳-직영 5곳

초창기 한옥마을 활성화-예산절약
일부선 급조된 단체가 선정되기도
2013년 문화-수익시설 구분해 운영
2016년 통합 운영관리방안 의회부결

기존방식 고수 민간단체 기준마련
강기수탁 문제도 시설사유화 제기
시 직영-컨트롤타워설치 총괄해야

올해 말로 한옥마을 내 문화시설 민간위탁 기간이 종료된다.

3년의 위탁 기간이 끝나고 내년에 새로운 3년이 시작되는 것이다.

벌써부터 민간위탁에 관심있는 문화단체들은 전주시 행보에 관심을 모으고 있다.

기존 방식에 따르면 9월경 민간위탁 공고안이 나오게 되며, 11월경 민간위탁 선정 심사가 진행되기 때문이다.

전주시도 민간위탁 기간 종료가 임박함에 따라 한옥마을 문화시설 민간위탁 방식에 대해 고민을 하고 있는 모양새다.

기존처럼 진행할 것인지 아니면 새로운 방식을 도입할 것인지 다각도의 방향을 통해 최적의 방안을 도출할 예정이다.

한옥마을 내 민간위탁 문화시설에 대한 현황을 비롯해 민간위탁 방식에 대한 고민을 깊게 들여다봤다.
/편집자주




△민간위탁 문화시설 현황

현재 한옥마을을 중심으로 전주시가 관리하고 있는 문화시설은 총21개소다.

이중 민간위탁 시설은 10곳, 사용허가는 6곳, 직영시설은 5곳에 해당된다.

우선 사용허가 시설은 전주공예품전시관의 경우 한국전통문화전당이 전주시로부터 수탁을 맡아 2021년까지 전주 수공예품의 전시와 판매, 교육 등을 진행하고 있다.

공예명인관 역시 한국전통문화전당이 주 기관으로 무형문화재 전수교육과 시연, 체험 등이 마련돼 있다.

풍남문화관은 대장경문화학교가 목판서화체험을 지난 2009년부터 현재까지 진행하고 있으며, 전주한벽문화관은 전주문화재단이 자리를 잡고 있다.

삼도헌을 포함한 승광재는 황실문화 체험공간으로 활용되고 있으며, 국악방송국은 국악방송이 2020년까지 전통방송 콘텐츠제작과 전통문화행사 중계에 사용되고 있다.

직영시설은 명품김치산업화사업단이 자리하고 있는 김치문화관과 창작예술공간, 한옥마을선비문화관, 한옥마을 역사관, 강암서예관 등으로 구분된다.

가장 관심이 가는 곳은 민간위탁 지원시설과 수익시설이다.

지원시설은 최명희문학관, 전주전통술박물관, 전주소리문화관, 전주부채문화관, 완판본문화관, 어진박물관 그리고 한옥마을에서 벗어난 전주역사박물관 등이다.

수익시설은 청명헌, 한벽문화관 음식관, 공예공방촌 1단지 등이다.

최명희문학관은 혼불기념사업회, 전주전통술박물관은 전라슬로푸드문화원, 전주소리문화관은 전통문화마을, 전주부채문화관은 문화연구 창, 완판본문화관은 대장경문화학교, 어진박물관과 전주역사박물관은 전주문화연구회가 위탁 운영하고 있으며, 지원금은 전주역사박물관은 약 5억3,000만원, 어진박물관은 약2억6,000만원이며, 나머지 시설은 약1억에서 약1억6,000만원 사이다.

수익시설의 경우 청명헌은 하영호, 한벽문환관 음식관은 함씨네밥상, 공예공방촌 1단지는 꽃숙이공방촌이 위탁 운영하고 있으며, 이들 시설은 지원시설과 달리 약1,400만원에서 4천200만원 사이의 임대료를 전주시에 지불하고 있다.

수익이 생기니 지원금 대신 사용료를 받아야겠다는 전주시 의지에서다.

이들 지원시설과 수익시설은 모두 올해말 민간위탁이 종료되며 내년부터 3년 동안 민간위탁 공모에 지원해 운영주체로 또 다시 선정해야 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민간위탁 진행상황 2002년 무렵

전주시는 한옥마을 내 문화시설을 대상으로 민간위탁을 진행했다.

직접 운영하는 것보다 문화예술단체에 맡기는 것이 한옥마을 활성화와 예산절약 등에 더 효과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당시 초창기다보니 여러 가지 혼란도 제기됐다.

역량 있는 단체가 아닌 급조로 만들어진 단체나 정체를 알 수 없는 단체가 선정되는 일도 생겼다.

이후 민간위탁 방식은 커다란 변화 없이 3년 마다 공모를 거쳐 진행돼 왔다.

3년이 되면 새로운 단체가 수탁단체로 선정되기도 했으며, 동일한 단체가 지금까지 근 20년 가깝게 운영을 하는 곳도 생겼다.

전주시가 민간위탁 방식에 변화를 준 것은 2013년에 이르러서다.

전주시는 민간위탁 시설은 문화시설과 수익시설로 구분했다.

문화시설은 기존처럼 보조금을 지원하고 수익시설은 오히려 임대료를 받았다.

수익이 생기니 더 이상 지원해줄 필요가 없고 임대료를 내는 쪽으로 방향을 바꾼 것이다.

당시 계획안을 보면 전주공예품전시관, 한옥생활체험관, 전주전통문화관 등이 수익시설로 분류됐다.

반면 최명희문학관과 전주전통술박물관 등은 지원시설로 분류돼 현행과 같이 보조금이 지원된다.

전주전통문화관은 수익시설과 직영체제로 분리됐다.

수익시설로 분류된 음식관인 한벽루와 화명원, 경업당은 보조금이 중단돼 일반전문업소와 완전경쟁에 들어선다.

사무동을 포함한 한벽극장은 한옥마을사업소가 직영체제로 가게 된다.

이렇게 되면 시는 전통문화관 4억5천만원, 공예품전시관 7천2백만원, 한옥생활체험관 3천만원의 예산을 줄일 수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한 시선은 그리 곱지 않았다.

관광객과 시민을 위한 수요자 중심보다 큰 고민 없이 공급자 중심의 관리방식으로 변경했다는 게 지역문화인들의 지적이 생겼기 때문이다.

갑작스런 보조금 중단은 수익창출에 눈을 돌리게 되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관광객들에게 돌아가기 때문이다.

이같은 우려는 시 내부 자료에도 찾을 수 있다.

당시 민간위탁사업 평가보고서에 의하면 문화시설의 지원예산 삭감은 종사자들의 급여삭감, 고용안정성 저해, 높은 이직률, 전문성 저하로 이어져 독창적인 질 높은 프로그램을 운영하지 못한다고 평가하고 있다.

이는 서비스 질 저하와 한옥마을 이미지 악화에도 영향을 미쳐 관계자들의 머리를 맞댄 고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시는 단 한 번도 지역여론과 의견을 수렴하는 자리를 마련하지 않았다.

한 문화예술인은 “전주시가 예산 절약차원에서 이같은 결정을 내렸지만 장고 끝에 악수를 둔 격이다. 문화시설을 돈벌이에 급급한 시설로 만들었다”며 “전통문화관을 분리해 운영한다면 그 이름을 사용하는 자체가 우습게 됐다. 좀 더 많은 고민을 해야 한다”고 지적이 제기되기도 했다.

2015년도엔 또 다른 변화를 예고했다.

관광객이 급증하면서 한옥마을 환경이 변화됐고, 상업성보다는 공공성을 더 전면에 내세우겠다는 것이다.

가장 큰 변화는 숙박시설의 용도전환이다.

현재 민간인이 운영하는 숙박시설이 넘치는 마당에 굳이 숙박시설을 운영할 필요성이 없어졌기 때문이다.

또 행정이 민간인과 수익다툼에 나선다는 비난도 운영방식 변화의 이유다.

청명원, 한옥생활체험관 등이 그 대상이며, 이들 시설은 예술인들을 위한 레지던시 공간으로 변화하겠다는 계획이다.

당시 계획안에 따르면 전주전통문화관은 각각의 전문가에게 분리 위탁될 예정이다.

음식점인 한벽루는 음식전문가에게, 경업당 및 한벽극장 등 문화시설은 문화전문가에게 별도 위탁될 예정이었다.

단 한벽루의 경우 민간인이 운영하는 수익성보단 음식창의도시에 맞는 고품격 음식관으로 만들 계획이었다.

전주공예품전시관은 전주에 거주하는 무형문화재를 중심으로 한 전시와 판매가 이뤄지는 공간이 되며, 무형문화재가 상시 거주하면서 전수교육을 진행하고 상품을 개발하는 등 새로운 틀이 적용될 전망도 나왔다.

이외 나머지 문화시설도 각 시설마다 지원자격 요건과 정확한 콘텐츠를 제시해 적정 단체에게 시설운영을 맡길 예정이다.

2016년도엔 또 다른 변화가 예고됐다.

전주시는 그 해 민간위탁 기간이 만료됨에 따라 민간단체나 법인의 통합 운영 관리 방안을 내놓았다.

주요 내용으론 전주소리문화관과 전주전통술박물관, 한옥마을선비문화관을 한 단체로 묶어 민간위탁관리하고, 최명희문학관과 전주부채문화관, 완판본문화관을 통합해 민간위탁하자는 내용이다.

문화시설의 전문성과 공공성을 제고하고 효율적인 관리를 위해서라는 의도가 담긴 개정안이었다.

하지만 이런 민간위탁운영 관리방안은 무산됐다.

전주시의회 상임위에서 통합 운영 대신 기존처럼 5개 시설을 개별 위탁하는 것으로 수정처리했기 때문이다.

결국 커다란 변화를 주지 못한 채 기존방식에 벗어나지 못하며 현재에 이르고 있는 셈이다.


 

△민간위탁 어떻게 가야하나?

문화시설 민간위탁은 크게 두 가지 방향이 예고되고 있다.

기존처럼 개별수탁을 하든지 아니면 통합운영 또는 전주시 직영 방식 등이 거론되고 있다.

기존처럼 개별수탁을 하더라도 이참에 손 볼 것은 손을 보고 가자는 의견이 제시되고 있다.

우선 수탁을 맡을 민간단체의 기준을 만들자는 목소리다.

초창기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는 정체를 알기 어려운 단체가 민간위탁에 성공할 수 있었지만 이제 상황이 변했다는 것이다.

실제 민간위탁을 진행한 단체 몇 몇은 실제 활동을 하지 않아 그 존재감을 알 수 없는 동호회 수준이나 심지어 유령단체 성격의 단체가 수탁을 맡기도 했다.

당초 민간위탁은 능력 있는 단체가 시설을 운영해 그 능력을 시설운영에 고스란히 녹여내 시설활성화에 있다.

하지만 정체도 없는 단체가 시설을 운영하면서 오히려 시설을 통해 단체 역량을 키우는 반대의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그 단체 역량을 키우는데 시설운영비가 들어가면서 아까운 세금낭비란 지적도 나왔다.

한 단체의 장기수탁도 또 다시 제기되고 있다.

초창기부터 현재까지 장기수탁을 맡고 있는 상황은 시설이 마치 개인 사유물로 전락할 수 있으며 타 단체와 형평성에도 맞지 않는다는 지적에서다.

또 보다 다양하고 공익적 프로그램이 관광객들에게 제공해야 하지만 한 단체의 장기 위탁운영은 반드시 한계가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들은 위탁기간은 올해 말로 끝나며, 대부분 재도전할 가능성이 매우 커 재수탁이 되면 위탁운영 기간은 앞으로 3년 더 늘어나게 된다.

이에 대한 문화계 시선은 그리 곱지 않다.

운영단체는 시설운영을 함으로써 어떤 식으로든 그에 따른 혜택을 받게 돼 장기 위탁은 일종의 특혜로 보일 수 있다.

여기에 타 단체와의 형평성, 장기 위탁 운영에 따라 개인 사유물로 전락할 수 있는 시설의 사유화, 변화가 없어 경쟁력에서 뒤떨어질 수 있는 등 여러 우려사항이 발생할 개연성이 높다.

특히 시설들이 특정 단체에 장기간 위탁될 경우 해당 단체의 자체부실여부나 자체운영실태 등도 꼼꼼하게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기존 개별수탁 대신 새로운 방식이 주목받고 있다.

시설들을 통합관리할 일종의 컨트롤타워를 만들고 이 컨트롤타워를 기준으로 수탁방식을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다.

아예 전주시가 직접 나서 직영으로 하자는 소리도 나오고 있다.

공공성을 확보하기 위해선 필수적이란 것이다.

현재 민간위탁 기간이 20여년 가깝게 흐르면서 민간단체 한계가 여기저기서 보이고 있는 것도 이같은 주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초창기 활발했던 민간단체의 프로그램이 주목을 받았지만 현재는 과거에서 한발도 진보하지 못하는 모양새다.

새로운 수혈을 통해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자는 목소리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컨트롤타워 또는 전주시가 직영할 경우 문화단체와 달리 사익이 배제될 수 있어 공공성 확보에 큰 밑바탕이 될 수 있다.

문화예술계 관계자는 “민간위탁의 한계점에 도달한 것은 사실이다. 민간위탁에 대한 새로운 판을 짤 때가 됐다”며 “과거 사례를 곰곰이 따져본 뒤 앞으로 민간위탁 방식에 대한 기준점을 만들어내는 데 고민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조석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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