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조장관 사퇴 보이콧
3당이견 오늘 대표연설 연기
민주 "황대표 삭발 정치쇼"
국감 차질 전북현안 손해로

조국 법무부 장관을 둘러싼 여야의 공방전이 치열하게 전개되면서 20대 국회의 마지막 정기회 일정에 차질이 발생하고 있다.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조 장관 사퇴를 요구하며 국회 일정을 보이콧하면서 당초 17일부터 예정돼 있는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 등의 정기회 일정이 뒤로 미뤄진 것.

이에 따라 탄소소재법 등 주요 법안의 국회 통과, 전북 제3금융중심지 조성,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재가동 등의 전북 현안이 어떻게 전개될지 예측이 어려워졌다.

또 내년 국회의원 총선에 적용할 국회의원 선거제도 개편, 선거구 획정 그리고 제3지대 구축, 야권 재편 등의 정치 현안들도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국면에 놓여졌다.

여야는 16일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자유한국당 나경원, 바른미래당 오신환 등 3당 원내대표 회동을 가졌지만 조국 법무 장관에 대한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 본회의 출석 문제를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조 장관이 국회에 출석하는 것을 강력히 반대했고 바른미래당도 엇비슷한 입장이다.

이로 인해 정기회 일정은 당분간 지연될 수밖에 없게 됐다.

여기에다 이날 오후에는 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청와대 앞에서 조국 사퇴를 촉구하며 삭발식을 가져 여야간 긴장이 더욱 고조되는 상태다.

황 대표의 삭발은 국회 제1야당 대표로는 첫 삭발로 기록됐다.

한국당의 이 같은 강경 움직임에 대해 집권 더불어민주당은 강력히 비판했다.

정춘숙 당 대변인은 “자유한국당 나경원 대표는 ‘조국 장관이 피의자 신분으로 교섭단체 대표연설 본회의에 출석하는 것이 맞지 않다’고 주장하지만, 조국 장관은 피의자가 아니다.

또 제1 야당의 대표가 삭발을 통한 ‘정치쇼’를 강행 할 때가 아니다.

국회가 소모적인 정쟁을 멈추고 민생을 돌볼 때”라고 주장했다.

전북 중심의 야권인 민주평화당과 대안정치연대는 여야 정쟁으로 국회 일정이 파행돼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평화당 박주현 수석대변인은 “황교안 대표가 삭발을 했다.

야당 대표로서 초유의 일”이라며 “우리 정치의 후진성을 다시 한번 확인하면서 씁쓸하다”고 비난했다.

대안정치연대 김정현 대변인은 “정당이 국민들을 향해 정견을 밝힐 기회인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스스로 파행시킨 것은 어떤 이유에서든지 정당화될 수 없다”고 한국당을 비판했다.

이같이 여야 주요 정당들이 서로 복잡한 상황에 놓이면서 정기국회 일정에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일단 17일부터 예정된 교섭단체 대표연설이 뒤로 밀리면서 국정감사와 내년도 예산안 심의 일정도 조정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전북은 국회 일정이 순연될수록 손해를 볼 수밖에 없는 구조다.

도내 지역구 국회의원 수가 10명에 불과해 전북 입장에선 국회 상임위, 예결위 등이 열려야 한다.

회의가 열려야 전북 목소리를 낼 수 있어서다.

특히 국정감사는 전북 현안을 중앙 부처와 직접 연계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국감 중요성이 매우 높다.

하지만 여야간 공방으로 국정감사 일정까지 차질이 발생하면 국감에 대한 긴장도가 떨어지고 결국 전북 현안에 대한 관심도 낮아질 수 있다.

이 때문에 도내 의원들은 여야 소속 정당을 떠나 국회의 조속한 가동을 희망하고 있다.

/서울=김일현기자 khei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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