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공 수행승들의 사건통해
선의 세계 한국불교 방향 제시

문리가 모두 묘하여 그윽한 법칙을 이해하고 거치른 궤도를 벗어나는 것 아님이 없으니 어찌 묘법이라 하지 않겠는가.

불교 진수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김한창의 소설 ‘묘법연화’가 출간됐다.

작가는 소설을 통해 불교세계를 파헤치고 있으며, 수행승들의 만행을 통한 구도 속에서 일어나는 사건 속에서 선의 세계와 한국불교의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소설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묘법연화경은 시방삼세 모든 부처가 낳은 큰 뜻이며, 9도4생이 모두 한 길로 들어갈 수 있는 넓은 문을 말한다.

이 법은 보여줄 수 없다.

말의 모습이 적멸하여 텅 빈 듯 근거할 수 없고, 소연하여 의탁할 수 없으니 어떻게 이것을 말할 수 있겠는가.

때문에 저자는 억지로 이름을 붙여 묘법연화라 했다.

책은 여섯 편의 불교소재를 다루면서 마치 불교신자가 자신의 일기를 기록한 듯한 필체로 하나 둘 기록해 간다.

주인공의 행적은 묘법연화의 세계를 찾아가는 수행과정이고, 만행을 통해 불교에서 일어나는 체험의 결실을 얻을 수 있다.

작가는 “바랑 메고 행전 둘러 길 떠나 가는 것은 다시 옴의 시작이라 청산 게 있으면 나 또한 있으리라.

산사를 뒤돌아보며 나는 이렇게 길을 떠났다”고 말한다.

딱히 행선지가 마련된 것도 아니다.

산중절간이라도 시커먼 겨울밤에 찾는 것도 결례가 되는 일, 상행선에 올라 아스라이 멀어져 가는 인생길을 곱씹어본다.

만행을 통한 불교의 수행과정은 저자가 말하는 묘법연화의 세계를 통해 삶의 근본을 묻고 있다.

대표작 ‘묘범연화’는 범인이건 성인이건 평등한 진실의 본질을 가지고 있음을 역설한다.

외래적인 망령에 사로잡혀 그 본질을 실현할 수 없을 뿐이다.

본래의 진실로 돌아가 망념을 떨쳐버리고 벽과 같은 조용한 상태를 유지해 동요하지 않고 고요한 가운데 진리와 합일돼 분별을 가할 필요없이 앉아 상념적 작위가 없을 때 비로소 선정에 들었음을 강조한다.

또 그것을 도라고 이르고 있음을 보여준다.

작품 ‘연화’에서는 가장 진귀한 보물은 자신의 몸 속에 있음을 강조한다.

사람이 부처에게 빌면 부처를 잃고 조상에게 빌면 조상을 잃는다.

가장 중요한 보물은 자신의 몸 속에 있기 때문이다.

스스로 구하고자 하면 오히려 잃게 되는 것이다.

작가는 ‘연화’를 찾아 나서는 스님의 행보를 빌어 이같은 점을 빗대면서 독자들에게 상기할 점을 깨우쳐주고 있다.

전주에서 태어난 소설가 김한창은 다년간 불교에 심취했다.

작가는 1999년 단편소설 ‘뒷집막내’로 문예사조에서 신인상을 받아 본격적인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2010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아시아창작거점 몽골문학레지던스 소설작가로 선정돼, 이듬해 몽골울란바타르대학 연구교수로 파견되기도 했다.

작가는 울란바타르대학에서 한국문학과 소설강의.

그리고 몽골에서 집필활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이어 2012년 몽골에서 집필한 칭기즈칸의 제국 전설의 암각화를 찾아서라는 부제로 장편소설 솔롱고를 발표했다.

이 후 수년 동안 몽골 10여개 지역을 배낭여행으로 답사하며 몽골문학 제 2집이라 할 수 있는 부제 ‘몽골 13세기부터 21세기까지’를 망라하는 본 소설집 사슴 돌을 세상에 내 놓았다.

작가는 한-몽 문학교류를 통하여 몽골문학을 연구하였고, 이러한 결과로 몽골문학상수상과 외국인최초로 몽골문학연맹회원으로 몽골문학 90주년 기념에서 공로훈장을 수훈 받았다.

/조석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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