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어김없이 찾아왔다. 전주세계소리축제가 2일부터 6일까지 ‘바람, 소리(Wish on the Winds)’를 주제로 한국소리문화의전당과 전북 14개 시군에서 시작된다. 시원한 가을바람과 함께 시작되는 올해 축제 여정은 관악기 동력이 된 호흡 즉 바람(Wind)을 주제로 한 관악기 특집이 마련됐고, 종교음악이나 전북농악처럼 전통예술 속 인류의 바람(Wish)을 집중 조명할 예정이다.
지난 여름 프로그램 제작발표회 이후 올해 축제를 준비하는 데 모든 스태프들이 똘똘 뭉쳐 최선을 다해왔다.

올해는 전통예술의 고유성과 확장 그리고 전 세계 다양한 월드뮤직을 녹여낼 예정이다. 

올해 축제는 인류의 호흡 바람(Wind)을 동력으로 하는 관악기를 집중 조명하는 굵직한 기획으로 꾸며진다. 또한 전통예술 속에 담긴 인류의 ‘바람(Wish)’을 살피며 종교음악, 전북농악시리즈 등을 통해 예술이 된 우리의 바람(Wish), 바람(Wish)이 담긴 전통예술을 조명한다. 

소리축제는 전통예술에 대한 깊은 고찰을 통해 새로운 시각을 발견하고 전통예술에 숨을 불어 넣는 작업을 지속한다. 올해는 특별히 판소리의 현재와 미래를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사제동행 콘셉트로 기획한 ‘판소리다섯바탕’이 눈에 띈다. 또 관악기를 집중 조명하는 만큼 ‘산조의밤’에서는 관악의 대가, 대금 원장현, 피리 최경만 명인의 품격 있는 기악 독주를 만나볼 수 있다. 여기에 서도소리 유지숙, 남도소리 장문희 명창과 함께 빚어내는 즉흥 시나위까지 산조의 전통과 새로움을 동시에 만끽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돼 있다. 매해 치열한 경쟁을 거쳐 선발되는 젊은 소리꾼들의 재기 넘치는 무대 ‘젊은판소리다섯바탕’도 소리축제에서만 만날 수 있는 특별한 무대다. 

우리 전통의 정수뿐 아니라 월드뮤직의 기원, 세계 곳곳의 원형 예술 그대로를 만날 수 있는 프로그램도 준비돼 있다. 특히 전통예술 속에 새겨진 인류의 바람(Wish)을 만날 수 있는 기회로 종교음악시리즈가 진행된다. 조지아 정교회 수도사들의 다성 음악을 ‘이베리 콰이어’의 천상의 목소리를 통해 만나본다. 한국 첼로의 자존심 ‘양성원’과 ‘TIMF앙상블’이 연주하는 영성 가득한 클래식 레퍼토리도 준비돼 있다. 이어 종교를 넘어 예술이 된 ‘전라북도영산작법’, 영남지역의 천도의식 ‘아랫녘수륙재보존회’를 통해 불교의식의 정수를 만나볼 수 있다. 축제 기간 5일 내내 어울림의 가치를 예술로 승화해 온 ‘농악’을 새롭게 조명, 대동의 의미를 전달하기도 한다.

융합과 이종의 결합으로 이뤄진 현재의 음악적 실험과 시도를 만날 수 있는 컬래버레이션이 돋보이는 프로그램도 다채롭다. 특히 소리축제에서만 볼 수 있는 실험작들이 눈길을 끈다. 지난해에 이어 EBS 스페이스 공감과 공동기획으로 진행하는 ‘광대의노래-바람의 길’에서는 색소폰 연주자 강태환의 숭고미 있는 연주와 여창 가곡 이수자 강권순 가객의 음악적 대화를 엿본다. 재즈 플루티스트 앤더스해그베르그는 대금의 확장과 실험을 꿈꾸는 대금연주자 이창선과 새로운 충돌을 빚어낸다. 티베트 명상음악을 대표하는 나왕 케촉의 영성 가득한 연주와 한국전통무용가 여미도의 즉흥 춤사위도 놓칠 수 없다. 축제의 폐막을 장식할 대형 ‘락& 시나위’가 빚어낼 복합적이고 다양한 장르 간 충돌의 현장도 빼 놓을 수 없다. 전북 지역 연주자들이 대거 출연, 대중적인 락 음악과 국악, 재즈 등 장르를 넘나드는 새로운 실험과 도전을 펼쳐낼 예정. 

아시아 전통음악 창작레지던시로 2년차 진행하는 ‘아시아소리프로젝트 2019’도 눈여겨 볼만하다.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의 문화동반자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되는 이 공연은 지난해와는 또 다른 아시아 전통음악의 색다른 매력을 선보인다. ‘앙상블 셀레네’는 ‘스키야키 미츠 더 월드’ 축제와의 MOU를 통해 출발한 프로젝트팀으로 다국적 젊은 여성 뮤지션들이 만들어내는 매력적인 음악을 만날 수 있다. 

현 세대가 현 시대에서 공유할 수 있는 현재의 음악, 소리축제는 현대의 다양한 음악적 경향을 존중하고 조망할 수 있는 기회를 풍성히 마련한다. 특히 올해는 ‘소리프론티어 10주년’을 맞아 ‘한국형 월드뮤직’을 지향하며 뚝심 있게 음악 작업을 이어 온 ‘소리프론티어’가 배출한 역대 수상팀들의 무대를 만난다. ‘오감도(2010 인기상)’, ‘타니모션(2013 KB소리상)’, ‘더튠(2014 KB소리상)’, ‘악단광칠(2017 수림문화상)’이 다시 한 번 관객을 찾을 예정이다.

축제는 이제 만반의 준비를 마쳤다. 

하지만 예기치못한 우려사항이 발생됐다. 바로 태풍이다. 일기예보에 의하면 태풍 ‘미탁’이 소리축제가 시작되는 3일부터 전국적으로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특히 세력이 강해지면서 집중호우가 예고되고 있다. 축제를 준비하는 입장에서는 난처한 입장을 떠나 허탈하기만 하다. 태풍이 축제에 영향을 미쳐 애써 준비한 스태프의 어깨가 땅에 떨어질 입장이다.

하지만 믿는다. 축제에 대한 우리의 열정은 그 어느 태풍보다 기세가 크며, 이겨낼 자신이 있다. 태풍이 온다고 해도 우리의 기를 결코 꺾지는 못한다. 그동안 축제를 준비한 수많은 스태프들에게 이 자리를 빌려 수고했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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