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가당착이란 말은 같은 사람이 하는 말과 행동의 앞뒤가 어긋나 모순됨을 일컫는 말이다.

말은 그럴듯하게 옳은 말을 하면서도 말하는 사람 자신은 그 말과 다르게 반대로 행동하는 것을 말하는 것으로 자기모순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그런데 왜 이러한 모순되는 일들이 있게 되는지 이유를 알아본다면 크게 두 가지 형태로 말할 수 있다.

첫째는 사람은 평생 동안 자신의 진짜 얼굴을 한 번도 보지 못하고 죽어가는 존재이다.

자신의 얼굴은 타인에게 보여주기 위한 것이지 결코 자신이 보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자신의 손가락 끝에 눈이 달리지 않는 한 거울에 비쳐진 반대로 나타나는 얼굴을 볼 뿐이지 본연의 있는 그대로의 얼굴은 보지 못한다.

거울로 보던 얼굴에 익숙해진 탓으로 사진에 나타난 자신의 얼굴이 때론 어색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식사를 하다 보면 자신의 얼굴에 반찬국물이 묻어도 타인이 지적해 주지 않는다면 결코 닦아내지 않는다.

얼굴에 묻은 오염물에도 점잖을 차리고 훈계하거나 가르치는 경우도 있다.

보는 사람은 상대방의 얼굴의 오물로 마음이 불편하여 닦아주고 싶은 마음이 간절한데도 본인은 알지 못한 탓에 자신의 할 말을 계속하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자신의 행동은 타인이 더 잘 보이는 것이지 자신은 결코 자신을 주시하지 못하기 때문에 알기가 어렵다.

그래서 사람은 자신이 아는 자신의 모습과 남이 아는 자신의 모습이 다르게 된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자신이 보는 자신의 모습보다는 타인이 보는 자신의 모습이 더 객관적이고 정확하다는 것이다.

그로 인해 자신은 올바른 행동을 하고 있다고 여기지만 보는 사람들에게는 그릇된 허물이 발견되는 것이다.

두 번째로 사람은 자기애(自己愛) 덩어리여서 자신에 대한 한없는 너그러움으로 관대해지는 자기편견을 가진다.

그로 인해 자신의 잘못은 오복렌즈를 통해 축소시키고 타인의 잘못에 대해서는 볼록렌즈를 통해 확대시켜 크게 만들게 된다.

그래서 자신에 잘못은 합리화하여 정당화시키려 하면서도 타인의 잘못에 대해서는 냉혹하게 비판적으로 판단하여 비난하게 된다.

자기 자신에 대해서는 객관적 평가보다는 주관적 평가를 하고 타인에 대해서는 객관적 평가를 하는 것이다.

이러한 두 가지 요인으로 인해 세간에 회자되고 있는 자신이 하면 정당하고 타인이 하면 잘못이라는 ‘내로남불’이라는 자기모순의 말이 생겨난 것이다.

이러한 자기모순의 현상은 모든 사람들에게 얼마간 가지고 있는 모습이며 필자 역시 제외될 수는 없다.

그러나 유난히 이러한 모습이 강하게 나타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한 경우 대부분의 그 사람의 성격에 문제로 인해 나타난다.

보편적으로 자기중심적 강한 이기적인 성격을 가진 사람에게 특별히 강하게 나타나는 성품이다.

그러한 사람들은 타인에 대해서는 놀라운 비판적 태도를 가지면서도 자기변론에는 능하고 자신을 합리화하고 정당화 시키는데 놀라는 능력을 가지게 된다.

고대 그리스 소크라테스가 살았던 시대의 정신은 소피스트(철학사상가)의 영향 하에 있었다.

당시 소피스트들은 상대주의 또는 주관주의의 경향으로 흐르고 있었던 까닭에 그들은 도덕의 보편적 원리를 무시하였으며 그것은 단순한 관습에 불과하다고 보았다.

그로인해 선악 개념도 주관적이어서 나에게 유리하고 즐거움이 되면 선이고 옳은 것이라 생각했고 반대로 나에게 불리하고 괴로움이 되면 악이고 그릇된 것이라 생각했다.

이러한 사상은 이 시대에도 많이 나타나는 현상이다.

특히 권력과 돈을 가진 자들에게 나타나는 전형적인 모습이다.

그러나 소크라테스는 다양한 도덕적 현상들의 뒤에 보편적 도덕 원리가 있다고 주장하여 선악과 옳고 그름에 대한 객관적 기준이 있다고 여겨 주관주의와 상대주의에 반대하고 선악의 보편적 원리를 분명하게 했다.

최근에 나라의 상황이 조국법무부장관의 임명으로 인해 극한 분열과 대립 양상을 통해 혼란에 빠져든 것을 볼 수 있다.

장관 한 사람으로 인해 이러한 양상을 가진 것은 개국 이래 초유의 사태라 할 수 있다.

과거 조국 장관의 행보를 보면 국가의 여러 상황이나 그에 관계된 자들에게 대해 신랄한 비판으로 일괄해 왔던 사람이다.

그런데 이제는 ‘그 때는 그렇고 지금은 아니다’라는 식으로 일괄하고 있다.

자신이 했던 과거의 말들이 이제는 부메랑이 되어 자신에게 크게 올무가 되어 자신을 비판하는 격이 된 것이다.

몇 가지를 나열해 보기로 한다.

2013년 윤석열 총장이 ‘국정원 댓글조작’의혹 사건 특별수사팀장을 맡아 수사를 진행하다 그 과정에서 보고를 누락했다는 등의 이유로 중징계가 예정되어 있었던 것에 조국 장관은 자신의 트윗을 통해 “더럽고 치사해도 버텨주세요! 한 번도 검찰에 대한 대화를 해 본적이 없는 윤석열 형(저와 동기이죠)정직 3개월이 아니라 그 이상의 징계라도 무효입니다. 굴하지 않고 검찰을 지켜주세요. 사표내면 안됩니다.”라고 날렸다.

2012년 한 정치인의 논문 표절 문제가 불거지자 자신의 트위터에 “직업적 학인과 그렇지 않는 사람의 수준은 다르다. 그러나 후자의 경우도 논문의 기본은 갖추어야 한다. 학계가 반성해야 한다. 지금 이 순간도 잠을 줄이며 한 자 한 자 논문을 쓰고 있는 대학원생들이 있다.”라고 썼다.

장학금에 대해서도 “장학금 지급기준을 성적 중심에서 경제상태 중심으로 옮겨야 한다. 등록금 분할상환 신청자는 장학금에서 제외되는 제도도 바꿔야 한다. ”고 했다.

조국 장관은 서두에 언급한 자가당착 즉 자기모순을 가지는 전형적인 모습으로 보인다.

특히 자기중심적 이기적인 성품을 가진 자에게서 나오는 독특한 모습으로 보인다면 부족하다고 할까?

/전주남부교회 강태문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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