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주말이면 서울 서초동 검찰청 주변에서 벌어지는 검찰청 개혁 구호와 광화문 앞에서 시위하는 사람들의 양상을 보면서 도대체 대한민국 어디로 갈 것인지 심히 걱정된다.

조국 장관 후보 때부터 시작된 조국 수호와 함께 검찰청 수사개혁 구호와 이에 질세라 광화문 앞에서 보수단체의 세과시 양상을 보면 마치 과거 삼김시대의 세대결 현상을 다시 한번 보는 듯 하여 씁쓸하다.

Sns상에서는 좌파 우파의 신경질적인 댓글을 보면 참으로 이 나라는 어디로 흘러갈 것인가 심히 걱정된다.

이렇게 진보ㆍ보수가 싸우는 사이 과거 외세의 개입에 따른 한반도 분열상을 다시 한번 되새겨 보게 한다.

작금의 정치력 없는 최근 여ㆍ야간 난투극을 보면서 지난 500년간 우리 역사상 가장 불행했던 이들은 누구였을까 생각하게 해본다.

기록에 의하면 지금부터 440년전 1580년에 태어나 1640년을 넘기며 살았던 사람들일 것이다.

이들은 10대에 임진왜란을, 40대에 정묘호란을, 50대에 병자호란을 맞았던 사람들이다.

그때 기록에 남아 있는 당시 참상은 상상을 초월한다.

부모 자식과 부부가 서로 잡아먹을 정도로 죽은 사람의 뼈가 잡초처럼 드러나 있었다, 고 임진왜란의 참상을 기록했다.

정묘호란과 병자호란 때에도 인조실록에 보면 후금군이 철수하면서 백성을 어육으로 만들고, 수만명을 잡아가서 노예로 팔았다고 한다.

그 다음으로 살기 어려웠던 시기는 아마도 조선이 망하기 직전인 19세기 후반일 것이다.

이번에도 중국과 일본이 들어와 나라를 도륙했다.

기록에 의하면 일본군이 동학혁명 농민을 얼마나 많이 죽였는지, 계곡과 산마루는 농민 시체로 하얗게 덮였고 개천은 여러 날 동안 핏물이 흘렀다'고 기록되어 있다.

이외에도 우리 민족의 수난사는 6·25 전쟁을 비롯해 수없이 많다.

그런데 이들 수난사에는 공통점이 하나 있다.

바깥세상이 어떻게 바뀌는지 모르고 내부에서 우리끼리 피 튀기며 싸우다가 당한 일이다.

임진왜란이 일어난 시기에는 항로가 잇달아 개척되면서 앞선 국가들이 낙후된 국가를 약탈해 자신들의 부를 쌓던 시기이다.

일본은 1543년 포르투갈로부터 조총을 비롯한 선진 문물을 일찍이 받아 들였다.

그리고 전국시대(戰國時代)의 치열한 내전을 겪으면서 나름의 전투력을 키웠다.

반면, 당시 유교에 치중한 조선은 성리학에 푹 빠져 세계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관심이 없었던 때였다.

국내의 정치는 사화와 당파 싸움으로 정신이 없었던 때였다.

1589년 서인(西人) 정철 주도로 동인 계열 반대파를 무려 1,000여 명이나 처단한 ‘기축옥사’가 발생했다.

이로 인해 조선시대 사회는 멘붕에 빠졌고, 3년 뒤 왜란을 당했다.

임진왜란이 끝나고도 우리 조상은 달라진 것이 없었다.

조정은 하루빨리 국력을 키울 생각보다는 인조의 생부를 왕으로 추앙할지 문제로 10년 가까운 세월을 허비했다.

1635년 인조는 결국 부모님을 종묘에 모시는 데 성공했지만 그 다음해 병자호란으로 나라는 쑥대밭이 되고 말았다.

1592년 4월 왜군이 부산 앞바다에 쳐들어왔을 때 오랑캐들이 형님 나라에 조공하러 오는 줄 알았다고 한다.

단 1주일 만에 한양이 무너진 이유다.

1636년 12월 청나라가 압록강을 건너 공격했을 때에도 비상 봉화가 타올랐지만 도원수 김자점은 이를 무시했다.

"설마 이 추운 겨울에 공격하겠는가."하다가 5일 만에 한양이 함락됐다.

1904년 러·일 전쟁을 벌이려는 일본의 야욕에 대해 군부 최고 책임자였던 이용익은 "대한제국은 중립을 선언했으니 아무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장담했다.

이렇듯 우리가 겪은 수난은 거의 다 중국과 일본에 의해 일어났다.

8월초 중국 건군 기념식에서 시진핑 주석이 군복을 입고 군대를 열병하는 모습은 보기에도 섬뜩하다.

아베 정권 역시, 전쟁할 수 있는 나라로 헌법조문 바꾸면서 탈바꿈 하려고 하고 있다.

우리와는 벌써 몇 년째 위안부 문제로 일본과 감정의 골만 깊어지고 있다.

사드 배치나 무역전쟁으로 우리는 중국과도, 일본과도 관계가 좋지 않은 상황이 되고 있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미국이 우리 곁에 있다는 것인데 미국 역시 예전 같지 않다.

북핵 문제를 계기로 일본과는 친밀해지는 반면 우리와는 소원해 지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지금 한반도의 운명이 또다시 우리가 아니라 남에 의해 좌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북한이 대륙간 탄도 미사일(ICBM)을 발사한 후 미·일 정상이 즉각 통화하고, 유엔의 대북 제재 결의안이 채택된 다음에야 한·미 정상 간 통화가 이루어진다는 점은 예사롭지 않다.

지금처럼 미국이 언제까지 우리 곁에 있으리라 생각한다면 그것은 엄청난 착각이 될까? 이런 중차대한 시점에도 우리는 안보 불감증에다가 이념 갈등에서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반성 없는 역사는 모양만 바뀔 뿐 계속 반복된다고 한다.

주말만 되면 여야ㆍ진보와 보수 세대결 싸움 속에서 우리의 틈새를 노리고 있는 외세를 경계하면서, 우리 모두 단합된 힘이 필요한 시기라고 생각한다.

 /신세대 건축 추원호 건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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