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블랙홀에 민주당 독점
시들··· 정동영-유성엽 등
지역활동 집중 기반 다져
신진 선거법제약에 부심

내년 21대 국회의원 총선거가 주요 정당의 공천 일정을 감안하면 사실상 4~5개월 앞으로 다가왔다.

총선은 내년 4월에 치러지지만 각 당이 후보를 공천해야 하고 이에 앞서 정당의 공천 심사 일정을 역순하면 내년 총선은 목전으로 다가오고 있는 셈이다.

최근까지는 중앙 정국이 조국 전 법무 장관 임명과 사퇴, 그리고 조 전 장관의 부인 정경심 교수의 구속 영장 발부 등에 모든 에너지가 집중되는 분위기였다.

조국 블랙홀로 인해 정기국회의 국정감사를 포함한 주요 정치 일정이 모두 뒷전으로 밀려나 있었다.

하지만 24일 정경심 교수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되면서 여야 정치권은 조국 블랙홀에서 서서히 벗어나 내년 총선거로 고개를 돌리고 있다.

전북은 올 상반기만 해도 집권 더불어민주당의 우세를 예상하는 분위기가 압도했다.

민주당은 현역 의원이 3선의 이춘석 기재위원장(익산갑)과 초선의 안호영 전북도당위원장(완주진안무주장수) 등 단 2명뿐이지만 문재인 대통령과 고공의 정당 지지율에 힘입어 내년 전북의 10개 선거구 석권을 목표로 해 왔다.

이런 상황이어서 현역 의원은 물론 민주당 소속 8명의 원외위원장들은 내년 총선에 큰 기대감을 갖고 열심히 지역을 훑어왔다.

그러나 올 중반 이후 중앙 정치 환경이 급변하면서 이 같은 기류에 적잖은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조국 사태 이후 중앙은 △진보 대 보수의 진영 대결 △교육을 둘러싼 공정과 불공정 논란 △대내외적 경제 상황 악화 △대미, 대일, 대북 외교관계 난항 등 다방면에서 국내 여론이 양분되면서 민주당 독점 분위기가 빠르게 식어가는 모양새다.

실제로 내년 총선거를 비관적으로 예측했던 야권 중진들이 이런 분위기 변화를 등에 업고 ‘뒤집기’를 노리고 있다.

야권 중진들은 지역구 활동에 전념하면서 개인 역량 발휘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지역내 인지도가 높고 오랜 기간 유권자와 접촉해 왔다는 점을 들어 지역 민심 잡기에 총력을 펼치는 것.

특히 야권에선 민주당이 주도했던 지역 정서가 빠르게 사라지면서 중진 역할론이 재부상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중진들 역시 이런 환경 속에 지역 활동 비중을 확 끌어올려 놓은 상태다.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전주병)는 전주 지역의 주요 일정을 꼼꼼하게 챙기고 있다.

작은 행사에도 지역과 연결된 것이라면 최대한 관심을 쏟는 것으로 알려진다.

지역에선 “과거의 정동영과 다르다”는 말이 상당하다는 전언이다.

민주평화당 조배숙 원내대표(익산을)은 민주당 한병도 전 청와대 정무수석과의 리턴매치가 예상된다.

민주당 지역 정서가 강한 곳임에도 불구, 조 의원 측은 탄탄한 조직과 인지도를 바탕으로 5선 고지에 오르겠다고 강조한다.

대안신당의 유성엽 대표(정읍고창)는 제3지대 창당을 주도하는 가운데 지역 활동에도 매진하고 있다.

3선의 유 대표는 난공불락이라는 평에도 불구, 더욱 탄탄하게 지역을 다지겠다는 의지를 나타낸다.

중진 중 유일한 여당 소속은 민주당 이춘석 국회 기재위원장(익산갑)이다.

이 위원장은 분주한 국회 활동에서도 지역 현안을 꾸준히 성사시키고 있다.

이 위원장은 오는 25일부터 사흘간 익산에서 열리는 ‘홀로그램 엑스포’ 홍보에도 열심이다.

이처럼 중진 의원들이 여야 가리지 않고 지역 활동 비중을 높이면서 총선 경쟁자나 정치 신진들이 대책 마련에 부심한 상태다.

특히 정치 신인들은 현역 의원에 비해 여러모로 불리하다.

강화된 선거법에 따라 유권자 만나는 것도 쉽지 않고 왜만한 일은 사전선거운동 여부를 확인하고서야 진행해야 한다.

이 때문에 신진들은 결국 발로 뛰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고 말한다.

전주을의 민주당 경선을 준비 중인 이덕춘 변호사는 “정치 신인이 특별히 할 수 있는 게 없고 선거법상 제약이 많아 열심히 발로 뛰는 게 최선”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익산갑 출마를 염두한 대안신당의 고상진 대변인은 “익산의 새 정치를 위해선 기존 틀이 완전히 바뀌어야 하고 이를 위해선 무조건 뛰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서울=김일현기자 khei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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