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세균 총리직 고사서 수용으로 돌아선 배경은

의장시절 총리직 생각안해
의전서열-행정부 문제 고심
전북애정 각별 송지사 축하
종로 출마→대권도전 급선회

문재인 대통령이 17일 오후 춘추관에서 정세균 차기 총리 후보자 지명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7일 오후 춘추관에서 정세균 차기 총리 후보자 지명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016년 여름, 당시 20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이었던 정세균(SK) 의원은, 한 점심자리에서 이렇게 말했다.

“국가와 민주당의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해왔다. 당 대표 그리고 국회의장이 됐다. 국회의장으로서 앞으로 국가 발전에 전력을 쏟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 자리에서 “의장 다음으로는 대권과 총리가 있다”며 가벼운 얘기가 오갔는데 당시 SK는 “국회의장의 의전서열이 높고 각자의 역할이 다르다”고 말해 총리 직은 염두하지 않고 있음을 내비쳤다.

최근 몇 주간, SK는 이낙연 국무총리 후임으로 거론될 때 자신과 막역한 관계인 김진표 전 경제부총리를 총리 후보자로 여러 번 천거했다.

김 전 부총리가 경제 전문가라는 점 그리고 좋은 인품을 갖고 있다는 점을 들어 강력히 후보자로 밀었다.

하지만 김 전 부총리가 일부 요인으로 총리직을 사실상 고사하면서 결국 문재인 청와대는 정 전 의장에게 총리직을 요청하게 됐다.

SK는 국가 의전서열 문제, 그리고 입법부 수장이 행정부 총리로 가는 데 대한 일부 지적에 대해 많이 고심한 것으로 알려진다.

하지만 국내외 경제상황이 위급하고 국민들이 진보-보수 등 이념적으로 양분되면서 국민통합 그리고 경제 살리기를 위해 총리직을 수용하겠다는 쪽으로 마음을 바꾼 것으로 전해졌다.

또 여권 안팎에선 내년 국회의원 총선을 위해선 정 전 의장처럼 안정적인 인사가 내각을 이끌어야 한다는 주문이 많았다고 한다.

이 때문에 정 전 의장은 중립적 위치를 지키면서 총선에 관여하지는 않겠지만, 존재만으로도 상당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SK의 국무총리 후보자 지명에 따라 전북 정치의 위상은 더욱 높아지게 됐다.

정 전 의장은 전북 정치인들을 각별히 챙겼고 능력있는인사에게는 최대한 관심을 아끼지 않았다는 평을 들어왔다.

실제로 20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을 지낸 SK는 평소에도 고향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많이 드러낸 것으로 유명하다.

전북의 주요 사업은 물론 국가예산 확보 과정에서도 SK는 범전북 인사로서 최선을 다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송하진 도지사는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정세균 후보자를 만나 “총리 후보자로 지명된 것을 모든 도민의 마음을 담아 축하 드린다”라고 말했고 정 후보자도 반갑게 인사했다.

바쁜 와중에도 여전히 전북을 각별히 챙기는 모습이다.

한편 정세균 전 의장의 개인 정치 행로는 급수정하게 됐다.

SK는 당초 내년 21대 총선에서 서울 종로에 당선된 후 2022 대권 출마 쪽으로 방향을 잡고 있었다.

그러나 국무총리로 이동하게 되면 내년 국회의원 총선 출마가 불가능하다.

따라서 총리직을 성공적으로 수행한 이후 차기 대권을 생각할 수도 있다.

특히 당내 기반이 탄탄하고 국정 운영 경험까지 갖췄다는 점에서 SK가 총리직 이후 국민들로부터 어떤 평가를 받을 것인지 주목된다.

/서울=김일현기자 khie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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