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정면돌파 정가 회자
열린당의장 산자부장관행
총리지명 의전 논란 반복
국민통합-경제극복 선택

“산업자원부 장관은 꼭 해 보고 싶다. 내가 쌍용에서 미국에 근무할 때부터 산업과 실물경제를 많이 접했다. 그래서 산자부 장관을 통해 우리 경제에 크게 도움을 주고 싶다.”

지난 2006년 1월, 열린우리당의 의장이었던 정세균(SK) 의원은 이렇게 말했었다.

그리고 다음 달인 2월 제9대 산업자원부 장관으로 근 1년 활동했다.

당시에도 집권당의 의장, 요즘의 대표를 지낸 인사가 정부부처 장관으로 가는 게 의전에 맞느냐는 지적이 제기됐었다.

그러나 SK는 그런 지적보다는 국가경제에 이바지하는 게 더 낫다는 신념을 갖고, 산자부 장관 행을 택했다.

이후 산자부에선 “힘있는 실세 정치인이 장관으로 와서 산자부 위상 및 정책 결정에 큰 힘이 됐다”는 말이 회자됐다고 한다.

지난 17일 문재인 대통령이 정세균 전 국회의장을 국무총리 후보자로 지명하자 일각에서 또 한번 이 같은 지적이 나왔다.

국가 의전서열 2위인 국회의장이 의전서열 5위인 국무총리로 가는 게 맞느냐는 것이다.

입법 사법 행정의 삼권분립이 엄연히 존재하는 우리나라에서 이게 바람직하느냐는 것으로 주로 자유한국당 등 보수야권에서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이에 대해 SK는 “국가가 매우 어렵다. 국민통합과 화합이 중요하다. 또 경제살리기도 매우 중요하다”면서 “고심 끝에 결정했다”고 말했다.

국가 의전서열 논란이 있지만 국가를 살리고 국민통합을 위해선 자신을 희생하겠다는 의미다.

SK의 이 같은 ‘정면돌파’가 정가에 화제가 되고 있다.

실물경제와 정치를 잘 알고 있다는 점에서 ‘국민통합’과 ‘경제살리기’라는  2개의 목표를 위해 과감히 정면돌파하겠다는 것.

그리고 총리 인준이 된다면 실력과 능력으로 총리 역할을 성공적으로 수행해 이 과제들을 해결하겠다는 것이다.

이렇게 된다면 SK의 향후 정치 행보는 다시 그려지게 된다.

당초에는 내년 국회의원 총선에서 서울 종로 출마 후 2022 대권 도전 가도였지만 이제는 총리 인준 후 총리 역할 그리고 대권 도전으로 가는 것.

이 같은 시나리오에 대해 정 전 의장 측근 인사들은 “정 전 의장 스타일을 보면 총리 인준이 된다면 총리 업무에만 전념하실 것”이라며 “총리 후 대권 시나리오는 너무 많이 나간 것 같다”고 말한다.

한편 (가칭)대안신당의 박지원 의원은 18일 주요 방송에 출연해 정 전 의장이 총리직을 잘 수행하면 지지도, 인지도가 올라갈 것이라며 대권 도전 가능성을 높게 봤다.

실제로 여권에선 차기 대권 경쟁자로 이낙연 총리, 이재명 경기지사에 이어 정세균 전 의장이 빠르게 회자되는 분위기다.

/서울=김일현기자 khei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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