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문화계 결산 #1 공연

'백범김구' 치밀한구성-연기 호평
전북공연예술페스타, 작품질 논란
홍도1589 무거운주제 관객동원 실패
삼색호두까기인형 무용품 조성 한몫

▲역사적 기념물

올 한 해도 도내에서는 크고 작은 다양한 공연이 펼쳐졌다.

이 중 가장 큰 화두는 3.1운동 100주년 기념과 관련된 공연물이었다.

이들 대부분은 100주년 기념작답게 대형물로 구성돼 많은 관심을 받았다.

우선 첫 포문은 연 것은 5월 선보인 전주시립예술단의 ‘백범 김구’였다.

교향악단, 극단, 합창단, 국악단 등이 대거 출연해 하나의 완성품을 선보인 이 공연은 백범 김구 서거 70주년을 맞아 그의 삶을 조명한 창작음악극이었다.

전주영화제 기간에 선보여 자칫 외면을 당하지 않을까 우려는 뒤로 미뤄둔 채 수많은 관객들이 객석을 채웠고, 무대는 이에 답하듯 치밀한 구성으로 공연장을 찾은 관객들의 마음을 아울렀다.

단촐한 구성에 탄탄한 배우 그리고 무대를 휘감아 도는 주인공의 높은 음악적 기량은 음악극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했다.

국립민속국악원은 8월 대형창극 ‘지리산’을 무대에 올렸다.

지리산을 배경으로 아픈 근현대사를 담아내고 있는 이번 작품은 ‘창극의 새로운 길 모색’이란 대명제 아래 진행됐으며, 다양한 시도들이 하나로 융화되지 못하면서 실패작으로 끝나고 말았다.

하지만 만만치 않은 근현대사를 한 무대에서 선보이면서 ‘창극의 새로운 길’에 대한 가능성을 엿볼 수 있었다.

‘창극의 새로운 길’은 오히려 전북도립국악원이 10월 선보인 ‘만세배 더늠전’에서 찾을 수 있었다.

일제 강점기 민초들의 삶을 그린 창극 ‘만세배 더늠전’은 일제 수탈을 이겨낸 전라도 사람들의 의지를 소리로 충실히 풀어냈으며, 무대 역시 여러 불필요한 장치들을 제외한 채 정통법을 고수한 것이 성공의 요인으로 꼽혔다.

간결한 무대는 집중도를 높였고, 일정 수준 이상 오른 창극단원들의 음악적 기량 역시 박수를 받았다.

화장기 없는 민낯이지만 오히려 덕지덕지 바른 찐한 화장보다 알맹이가 더 가득찼다는 평을 받았다.



▲전북공연예술페스타  

전북문화관광재단이 마련한 ‘전북공연예술페스타’는 과거 무대제작지원사업에 선정된 작품들을 한 번에 모아 3년 전부터 진행하고 있다.

다만 올해부터는 소리전당에서 벗어나 익산, 남원, 군산, 정읍 등지에서 진행됐으며, 16편의 작품이 관객들과 만남을 시도했다.

행사는 과거 어수선한 분위기에서 벗어나 다소 안정된 형태를 취했으나, 가장 중요한 작품의 질과 수준에 대해선 여러 논란을 낳았다.

무대제작 지원사업 선정작이라고 하기엔 턱없이 부족한 작품들이 유독 올해 대거 포진됐기 때문이다.

학예회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는 작품을 비롯해 부실한 연기력과 엉성한 연출, 심지어 관객을 우롱할 만한 무성의한 작품도 선보였다.

서류로만 선정을 하는 심사가 가장 주된 원인이며, 공연이나 해당 단체를 잘 모르는 심사위원 선정도 같은 맥락이다.

이런 와중에도 탄탄한 대본과 흠잡을 데 없는 연기력을 선보인 극단 자루나 신선한 연출로 클래식음악의 새로움을 선보인 선이오페라앙상블, 익숙한 가요나 팝송을 기반으로 우리 시대 아픔과 사랑을 표현한 뮤지컬수컴퍼니의 활약은 대조를 보였다.


 

▲기타 공연

새만금상설공연이 더 이상 막을 올리지 못하면서 해임된 단원들의 불만이 연초부터 쏟아져나왔다.

퇴직금과 관련된 논란이 지속되다가 퇴직금을 지급한다는 전북문화관광재단의 태도로 일단락됐다.

하지만 미숙한 업무처리에 대한 재단의 질타는 내외부에서 쏟아졌다.

전북문화관광재단의 또 다른 상설공연 ‘홍도 1589’도 논란의 중심에 섰다.

평균 관객 60여명이란 초라한 실적에다 상설공연에 걸맞지 않은 무거운 주제로 관객들 외면을 벗어나지 못했다.

작년에 시작, 올해로 2년차를 맞았지만 실패한 공연이란 평가가 나오고 있다.

반면 전북무용협회 브랜드공연인 '삼색 호두까기 인형'은 눈여겨볼 만하다.

올해로 3년을 맞은 이 공연은 현대무용, 한국무용 등 전북무용인들을 비롯해 클나무오케스트라 등 도내 예술인들이 참여한 대형작품이다.

도내 예술인들이 의기투합해 순수예술의 대중화를 위한 거시적 흐름을 선보였고, 전북무용계 붐 조성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조석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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