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쥐의 해를 맞아 쥐와 관련된 전시가 진행된다.

우진문화공간에서 만날 수 있는 ‘2020 띠전’은 올해로 4회를 맞았고, 쥐의 해를 맞아 쥐에 대한 다양한 작가들이 해석한 작품들이 선보인다.

고전에 나타난 쥐는 예지와 다산 그리고 부지런함을 상징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 생활 속 쥐는 창고의 쌀을 축내는 존재이거나 쥐꼬리란 단어에서 연상되는 보잘 것 없는 존재로 은유된다.

게다가 ‘묘두현령’으로 표기되거나 ‘순오지’에서 ‘묘항현령’으로 표기된 사자성어는 ‘고양이 목에 방울 달기’를 가리키는 말로 실행할 수 없는 공론을 의미한다.

즉 쥐는 쥐들이 무서운 고양이를 막기 위한 대책회의에서 고양이를 막자는 공론에는 동의하면서 실행의 차원에서는 아무도 나서지 못하는 탁상공론의 상황을 이야기할 때 사용하는 말로 전해지고 했다.

이밖에 쥐와 관련된 사자성어도 많다.

‘수서양단’은 쥐가 구멍에서 머리만 내밀고 나갈까 고민하는 모습을 표현하는데 어떤 결정을 하지 못하는 우유부단한 존재를 의미한다.

또 ‘오서오기’는 여러 재주가 많은 것 같지만 변변한 것 하나 없어 도움이 되지 못하는 의미도 있다.

또 닭과 함께 쥐를 비판하는 ‘도량이 좁다’란 의미의 사자성어 ‘서두계장’도 칭찬할 만한 것이 없는 결함투성이 존재를 의미하고 있다.

이밖에 쥐는 재빠르고 영리하지만 농작물과 사람에 해를 끼치는 동물로 인식돼 왔고, 반면 뱃사람은 쥐를 사고를 미리 알려주는 영물로 받아들이기도 했다.

현대사회에서는 고양이에게 괴롭힘을 당하는 동물로 인식되기도 하고 ‘미키 마우스’ 등 친숙한 캐릭터로 다가오기도 했다.

이번 전시는 단순히 띠 동물을 기념하는 전시에 머물지 않고 우리 지역 작가들이 쥐를 어떻게 해석하고 있는지를 알아보는 기회도 된다.

참여작가는 강현덕, 고기현 등 34명의 작가들이 참가하며 이들은 쥐가 가진 상징적 이미지, 유형 등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고 있다.

특히 이번 띠전에서는 쥐와 떼어놓을 수 없는 동물인 고양이와 방울을 함께 엮는 것도 잊지 않았다.

또 이번 전시는 전북에서 최초로 일반 관객을 대상으로 작품 경매를 실시해 향후 아트마켓의 가능성도 타진하게 된다.

작품 가격 10만~50만원 정도 고퀄리티 작품이 출품되고 있으니 미술 수집에 관심있는 사람들은 발걸음을 돌려도 좋을 듯 싶다.

여기에 2020년 캘린더를 비치해 갤러리 현장에서 작가의 지도를 받아 직접 달력 그림을 그리고 소장하는 체험 프로그램도 진행되고 있다.

김성호 평론가는 “쥐와 관련된 다양한 의미와 사자성어를 비롯해 미술작가들이 어떻게 쥐를 해석하고 있는지가 관전 포인트이다”며 “여기에 띠전이 전시에 머물지 않고 우리 지역에서 그림으로 밥벌어 먹고자 하는 작가들이 활로를 모색하기 위해 얼마나 부단히 애쓰는지 그런 각오의 일환도 찾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이번 전시는 한국문화예술연합회가 주최하고 우진문화재단, 우진청년작가회가 공동 주최한다.

전시는 17일까지 진행된다.

/조석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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