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갑을 채우는 그 날까지 끝나지 않는다"
"수갑을 채우는 그 날까지 끝나지 않는다"
  • 윤홍식
  • 승인 2020.01.09 17: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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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살인의 추억’으로 까지 만들어지면서 30여년전 전국적인 관심을 모았지만 결국 범인을 검거하지 못했던 ‘화성연쇄살인사건’의 범인이 최근 DNA 증거 등을 통해 이춘재로 특정되면서 전북 지역 미제사건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전북의 경우 경찰이 미제 사건 발생 당시 확보한 정황 증거와 기록을 바탕으로 수사를 이어왔음에도 실마리를 찾지 못하면서 수사가 제자리걸음 수준이다.

9일 전북지방경찰청에 따르면 미제사건 전담팀이 맡은 사건은 모두 11건이다.

연도별로 보면 2000년 1건, 2001년 1건, 2002년 1건, 2003년 2건, 2005년 1건, 2006년 1건, 2009년 2건, 2011년 2건이다.

미제살인 11건은 공소시효 적용을 받지 않아 범인을 잡으면 모두 처벌이 가능하다.

주요 미제살인사건에 대해 조명해본다.
/편집자주




지난해 11월 전북지방경찰청이 미제사건 해결을 위해 전담팀을 꾸렸다.

전담팀은 광역수사대 3개 팀과 마약수사대 1개 팀으로 구성됐고 인원도 18명으로 대폭 보강했다.

앞으로 전담팀은 전북에서 발생한 미제 사건 11건 중 비교적 수사가 진척된 6건의 사건에우선 집중할 계획이다.

경찰은 이 중 여러 사건에서 DNA와 쪽지문 등을 확보했으나 용의자를 특정하지 못한 상황이다.

확보한 DNA를 재감정하고 대조군을 찾고 있지만 이렇다 할 성과는 내지 못하는 실정이다.

전북경찰청 관계자는 “과거에 발생한 미제 사건 기록을 전면 재검토하고 사건 관계자를 찾아다니며 실마리를 찾고 있지만 쉽지 않다. DNA가 있다고 해도 아직 대조군 조사에서도 성과가 없어 난감한 면이 있다”고 말했다.



<1>전주 파출소 경찰관 피살사건

지난 2002년 9월 20일 0시50분 전주시 금암2파출소에서 혼자 근무하던 백선기(당시 54세) 경사가 숨진 채 발견됐다.

백 경사가 소지했던 38구경 권총과 실탄 4발, 공포탄 1발이 함께 사라졌다.

동료 2명은 순찰을 나간 상태였다.

쓰러진 백 경사를 발견한 것은 순찰을 마치고 돌아온 동료였다.

그는 목과 가슴 등이 흉기에 찔린 채 쓰러져 있었다.

동료 경찰관이 달려 들어가 지혈 등 응급처치 했지만 소용없었다.

이미 숨을 거둔 뒤였다.

경찰은 즉각 수사에 들어갔고 용의자 3명이 검거됐다.

20대 초반인 이들은 2003년 1월15일 전주시내 한 음식점에서 절도행각을 벌이다 붙잡혔다.

조사과정에서 이들이 백 경사 사건과 연관돼 있음이 드러났고, 범행일체에 대한 자백도 받았다.

용의자 중 한 명이 소지한 흉기로 백 경사를 찌르고 권총을 탈취해 달아났다고 진술했다.

사건이 해결되는 것처럼 보였지만 반전이 일어났다.

경찰이 범행에 사용된 흉기와 사라진 권총을 찾지 못한 것이다.

용의자들은 현장검증까지 마친 2003년 1월24일 기존 진술을 뒤집고 경찰의 강압에 의한 허위자백이었다고 주장했다.



<2>정읍 이삿짐센터 살인사건

최근 11년 만에 경찰청이 ‘정읍 이삿짐센터 살인사건’의 피의자 성치영씨(48)에 대해 공개수배를 결정했다.

성씨는 부인에게 현금 10만원과 현금카드 1장, 양말과 속옷 등을 받고 2009년 4월24일 정읍 신태인역에서 가족과 헤어져 자취를 감췄다.

성씨는 지난 2009년4월20일 오후 9시께 정읍시 공평동 한 이삿짐센터 사무실에서 이삿짐센터 업주 동생 이모씨(당시 37세)를 흉기로 수차례 찔러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정읍에서 화물차 기사로 일하고 있었던 성씨는 사건 발생일인 2009년4월20일 전주지법에서 파산 선고를 받았다.

불어난 빚을 감당할 수 없었던 성씨에게 유일한 탈출구는 파산이었다.

하지만 이날도 어김없이 성씨에게 빚으로 인한 독촉 전화가 걸려왔다.

이삿짐센터 대표의 동생이자 도박판의 전주(돈을 빌려주는 사람)였던 이씨였다.

파산 전날 성씨는 조금이라도 빚을 갚기 위해 도박을 했고 이 과정에서 이씨에게 50만원을 빌린 것으로 알려졌다.



<3>군산 농수로 살인사건

2006년 9월27일 오전 5시 50분께 전주~군산 도로 동군산 나들목 부근에 세워진 에쿠스 차량에서 불과 300m가량 떨어진 농수로에서 키 150cm가량 보통 체격 여성의 사체가 발견됐다.

경찰 조사결과 여성은 목과 등을 흉기에 찔려 과다출혈로 숨진 것으로 드러났다.

피해 여성은 군산시 월명동에서 라이브카페를 운영하던 A씨(39·여)다.

그녀는 에쿠스 차량 소유자였다.

경찰은 누군가 A씨를 살해하고 사체를 유기하기 위해 300m가량 끌고 가 농수로에 사체를 버린 것으로 추정했다.

타살 확률이 높아 A씨 주변인을 상대로 탐문 수사를 진행하는 등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동업자와 그밖에 인물들을 용의선상에 올려놓고 수사를 진행했지만 모두 혐의점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4>전주 호프집 살인사건

2005년 3월19일 오전 3시께 전주 효자동 한 호프집에 불이 났다는 신고가 119종합상황실에 접수됐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소방대는 40여 분 만에 화재를 진압했다.

그 안에서 해당 호프집 여주인 A씨(당시 47세)가 변사체로 발견됐다.

경찰은 즉각 수사에 들어갔다.

사건 현장에서는 인화물질이 발견됐고, 부검결과 목 졸림에 의한 사망이었다.

목에 남은 흉터에 비춰 도구가 아닌 손으로 조른 것이었다.

타살이었다.

경찰은 당초 A씨와 교제 중인 남성을 용의자로 봤다.

둘 사이에 금전거래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알리바이가 확실했고 거짓말탐지기 조사에서도 진실반응이 나왔다.

원점으로 돌아간 경찰은 A씨의 주변 인물과 호프집 손님, 동종 전과자 등 수십 명을 용의선상에 두고 수사를 벌였지만 범인을 특정하지 못했다.

그렇게 사건은 미궁에 빠졌다.

여성 혼자 운영하는 술집에서 일어난 범죄라는 점과 증거를 남기지 않았다는 점 등을 감안하면 해당 사건은 쉽게 풀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5>익산 마동 아파트 살인사건

지난 2011년 5월 20일 새벽 익산 마동에서 A씨(당시 29·여)가 흉기에 찔려 피를 흘린채 아파트 1층 현관에 쓰러져 있는 것을 어머니가 발견했다.

A씨의 어머니는 당시 경찰에 “아파트 밖에서 비명소리가 들려 나와 보니 딸이 피를 흘린 채 바닥에 쓰러져 있었다”고 진술했다.

사망 당시 A씨는 흉기로 가슴과 복부, 허벅지 등을 찔렸다.

가지고 있던 소지품과 금품도 모두 사라지지 않은 채 그대로였다.

이 같은 상황을 감안, 경찰은 원한관계에 의한 면식범의 소행으로 보고 수사를 이어갔다.

부검결과 A씨는 사망 당시 혈중알코올농도가 0.06%로 음주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인도 처음에 휘두룬 칼이 심장을 관통해 곧 바로 즉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이 A씨의 주변인물과 금전관계, 원한관계, 통화내역, 인근 CCTV 등을 모두 조사해봤지만 용의자를 특정하지 못했다.

범행에 사용된 흉기 확보에도 실패해 현재까지 범인을 특정하지 못하고 있다.



<6>전주 공기총 살인 사건

2011년 4월30일 자정께 전주시 우아동에서 보험설계사 A씨(28)가 쓰러진 채 발견됐다.

수사가 시작되고 11일 뒤인 2011년 5월11일 뇌사상태로 중태였던 A씨가 끝내 숨졌다.

이때부터 수사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기 시작했다 경찰은 숨진 A씨에게 5mm 납탄이 발견되면서 누군가 공기총으로 쏴 살해한 것으로 봤다.

또 당시 A씨가 소지하고 있던 소지품이 그래도 있던 점에 비춰 금품을 노린 우발적 범행이 아닌 계획에 의한 범죄일 것으로 추정했다.

경찰은 A씨가 평소 보험설계 일을 하면서 동시에 투자자들에게 투자를 받아 지인에게 펀딩을 의뢰해 수익금을 얻는 사업을 했던 점을 감안해 A씨와 금전 관계를 맺은 주변인들을 용의 선상에 올리고 수사에 나섰다.

당시 수사에서 경찰은 숨진 A씨와 마지막까지 전화통화를 하고 금전관계로 다툼까지 벌인 한 투자자를 용의자로 특정했지만 범행에 사용된 공기총을 발견하지 못해 수사가 원점으로 돌아갔다.



<7>고창 가게 살인사건

2001년 6월 8일 고창군 산림면의 한 작은 가게에서 조카 며느리는 고모 A씨(당시 68·여)가 피를 흘리며 끔찍한 모습으로 숨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수사에 나선 경찰은 당시 재갈이 물린 점, 집안에 여성 혼자 거주했던 점을 고려해 성폭행을 의심했다.

하지만 국과수 조사결과 성폭행을 의심할 만한 단서는 나오지 않았다.

경찰의 탐문수사결과 A씨는 금전적 문제는 물론 기타 원한 관계도 파악되지 않았다.

그러던 중 경찰이 A씨 집안에서 낯선 지문하나를 발견했다.

하지만 당시 과학기술력으로는 분석이 어려워 지문의 주인을 찾기 어려웠다.

그러던 중 과학분석기술의 발전으로 2005년 해당 쪽지문을 다시 분석해 한 남성의 것으로 추정했다.

경찰이 해당 남성을 용의자로 특정, 추적에 나섰지만 이미 남성은 얼마 전 스스로 목숨을 끊은 상태였다.

경찰이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한 남성이 숨지자 수사는 제자리를 벗어나지 못했다.



<8>익산 아파트 살인사건

2000년 12월 15일 익산시 어양동.

남편 A씨(31)는 평소와 비슷한 오후 11시께 귀가했고 아내 B씨(27)가 방안에서 피를 흘린 채 쓰러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당시 경찰 수사에 따르면 B씨 몸에선 복부와 팔 등 9곳에서 흉기에 찔린 상처가 발견됐다.

그녀의 몸 곳곳에는 가해자가 흉기로 공격할 때 무의식적으로 막는 방어흔이 발견됐다.

살인 사건으로 수사를 시작한 경찰은 범행 장소 곳곳을 조사했지만 용의자의 DNA나 지문, 족적 등을 발견하지 못했다.

또 범행에 쓰인 흉기도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은 숨진 B씨의 지인을 상대로 조사를 진행했지만 그가 지인을 상대로 특별한 금전 관계나 원한관계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밖에 남편의 지인을 상대로도 경찰은 수사를 확대했지만 특별한 용의점을 찾지 못했다.



<9>순창 야산 백골시신

2010년 10월 19일 오전 11시 50분.

순창군 팔덕면 월곡리의 한 야산에서 흙 속에 묻혀있던 속옷만 입은 백골 사체가 심하게 부패된 상태로 발견됐다.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유전자 분석 결과 발견된 백골 사체는 앞서 약 16개월 전 실종된 임실군 덕치면에 거주하는 A씨(64)였다.

그는 지난 2009년 7월 5일 전주에 있는 한 병원을 가겠다며 집을 나간 뒤 실종됐다.

A씨의 가족은 병원에 간다던 그가 새벽이 되도록 돌아오지 않아 실종 신고를 했고 경찰은 실종 신고에 따른 수사를 진행했다.

실종 1년 4개월만에 백골 사체 상태로 발견되면서 경찰은 실종 수사에서 살인사건 수사로 변경해 원점부터 재수사, 동서를 용의자로 특정했지만 결정적인 증거를 찾지 못해 결국 미제로 남겨졌다.



<10>군산 산북동 아파트 살인사건

2003년 7월13일 군산 산북동의 한 아파트에서 A씨(47·여)가 피를 흘린 채 쓰러져있는 것을 같은 교회 신도가 발견했다.

경찰이 도착하기 전 현장은 사람들로 이미 훼손됐다.

부검결과 A씨는 목 부의를 흉기에 찔려 과다출혈로 사망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목 부위 외에도 구타 흔적도 발견됐다.

숨지기 전 저항의 흔적이었다.

경찰수사 결과 1억5000만원 상당의 금액이 입금된 타인명의로 된 12개의 통장을 확인할 수 있었다.

지난 2000년 A씨의 남편이 교통사고로 사망했을 당시 받은 보험금이었다.

경찰은 즉시 보험금을 노린 계획범죄를 의심, 주변인물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하지만 그간 A씨는 특별히 돈 벌이가 없고, 이것을 이용해 지인들에게 돈을 빌려주고 약간의 성의정도의 이자를 받아온 점, 집안에서 통장이 없어지지 않고 인출이 되지 않았던 점을 토대로 보험금을 노린 살인이 아닌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렇다 할 증거도 제대로 확보하지 못한 채 사건은 미제로 남았다.



<11>익산 호프집주인 살인사건

2003년 2월 20일 오후 8시 20분.

익산시 영등동 술을 마시기 위해 호프집을 찾은 남성은 바닥에 쓰러져 있는 사장 A씨(39·여)를 발견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사인을 밝히기 위해 시신을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보냈고, 국과수는 숨진 A씨의 사인으로 목이 졸려 숨졌을 가능성이 높다는 감식 결과를 전했다.

이에 경찰은 인근에 거주하고 있던 폭력배와 주변 인물들을 중심으로 탐문수사를 진행했다.

상당히 미인으로 알려진 A씨를 찾는 단골손님이 많았다는 점에서 경찰은 술집 손님들까지 용의 선상에 올려두고 수사를 진행했다.

술병들에서 지문을 채취했지만 대부분 뭉개진 형태의 지문으로 분석이 어려웠다.

술병 외에도 호프집 내부의 모든 지문을 채취했지만 대부분 숨진 A씨의 것이었으며 매장 내·외부에 CCTV가 없어 수사는 답보상태에 빠졌다.

/윤홍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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