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차단을 위해 정부가 결국 ‘제한적 입국금지’라는 초강수를 들고 나왔다.

국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한 부득이한 조치라는 것이다.

앞서 정부는 바이러스의 진원지인 중국 후베이성에 2주 이내에 방문하거나 체류한 적 있는 모든 외국인의 입국을 4일 0시부터 전면 금지하는 방안을 포함한 대책을 발표한 바 있다.

문제는 이런 중국인들에 대한 정부의 조치가 자칫 중국인 혐오나 차별로 이어질지 우려되는 대목이다.

실제 일본 온천에서 중국인 혐오 및 차별 발언을 담은 출입금지 푯말을 내걸어 국제적 비난을 받은 사례가 있다.

강도는 약하지만 서울에서도 모 상점이 ‘중국인 사절’이라는 푯말을 내걸기도 했다.

안전을 위한 자구책의 일환이라 해석되는 대목이지만 오랜 기간 현지에 머물러 있었던 중국인들에게도 예외 없이 같은 대우를 하는 것은 차별이다.

아이러니하게도 해외에서는 한국인들 역시 중국인과 싸잡아 차별받고 있다.

실제 바이러스가 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미주 및 유럽 등 서구권에선 중국인뿐 아니라 한국, 일본인 등 아시아계 사람들에 대한 인종차별이 논란이 되고 있다.

500년 전통의 명문 음악학교로 알려진 이탈리아의 산타 체칠리아 음악학교는 바이러스 확산을 이유로 한국인을 포함한 동양계 학생들의 수업 참석을 금지했다.

이 금지 조치는 이탈리아에서 태어난 동양계 교포 2세들에게도 예외 없이 적용됐다.

밀라노에선 이탈리아 학부모들이 자녀들에게 중국인 급우를 멀리하라고 권유하는가 하면, 중국계 캐나다인 비중이 높은 토론토 일부 지역에선 중국인 격리 요구가 제기되기도 했다.

아울러 캐나다 방송사 소속 한 기자가 트위터에 의료용 마스크를 쓴 아시아계 이발사 옆에 선 자신의 모습을 사진으로 찍어 올린 뒤 "바라건대 오늘 얻은 게 이발뿐이길"이라는 글을 썼다가 뭇매를 맞았다.

동양인들에 대한 혐오가 극에 달하자 프랑스계 아시아인들은 SNS에 차별을 당한 경험을 글로 적어 ‘나는 바이러스가 아닙니다(#JeNeSuisPasUnVirus)’라는 해시태그 캠페인도 벌이고 있다.

결국 중국인 혐오나 차별이 우리의 자화상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플래카드 게첨 등 캠페인 활동을 통해 중국인들에 대한 적대감 완화와 의식 개선.

행정은 이번 바이러스 사태가 지나친 중국인 혐오나 차별을 조장하는 것은 아닌지 능동적으로 감시하고 분위기 완화에 적극 노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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