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대순 명예회장이 걸어온길

전북경제의 산증인이자 전북중앙신문 강대순 명예회장이 지난 9일 별세했다. 

1934년 전주시 송천동 지역의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난 강 회장은 지난 팔십 평생을 이곳에서만 지내왔다.

과수원을 운영하던 강 회장의 아버지는 당시 ‘강씨 집안의 땅을 밟지 않고 전주시내로 들어갈 수 없다’고 세간에 회자될 정도로 큰 부자였다.

전북대 국문학과를 졸업하고, 지난 1972년부터 건설업에 종사하며 전북대 경영대학원 과정도 수료했다.

강 회장은 자신이 운영하던 비사벌건설을 198~90년 당시에는 지역을 넘어 국내굴지의 건설회사로 성장시키는 등 ㈜비사벌그룹을 경영하던 성공한 사업가였다.

또 전주일보 사주와 전주시의회의원을 역임하는 등 언론과 정치분야를 비롯한 사회활동에도 적극 참여했다.

성공가도를 달리던 그의 삶은 비사벌건설이 IMF의 여파가 몰아친 지난 1998년, 연대보증관계에 있던 대전 경성건설의 부도로 인해 법정관리에 들어가며 변화하기 시작했다.

1972년 비사벌건설을 시작한 이후 1만 세대를 보급하면서 주택업의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했지만 전북지역에서 최초로 법정관리 사례로 떠오르는 사례가 되기도 했다. 회사가 갑작스런 부도를 맞게 된 이후, 젊은 시절 매료됐던 야생화와 사진에 더욱 매진하기 시작했다.

전국을 돌며 사진을 찍고, 지나가던 길가에 힘겹게 피어있는 이름 모를 들꽃들도 사진에 담고, 서적을 뒤적거리며 끝내는 그 꽃의 이름과 성격을 파악해냈다.

업무상 해외에 나갈 일이 있으면, 그때에도 잠시 틈을 내 그 나라의 문화 유적과 풍물, 들꽃의 사진을 찍는 것을 결코 빼먹지 않았다.

얼마 전부터는 야생화가 끊임없이 펼쳐진 들풀의 향연을 꿈꾸며 완주군 동산면에 ‘보물산자연휴양림’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완주군 동상면 신월리51번지의 50만여㎡ 대지를 자연휴양림으로 승인 받아 곳곳에 동식물의 조형물을 설치했다.

이곳에서 그는 자연휴양림과 함께 사회사업을 진행하면서 노년을 보냈다.

대한주택건설협회 전북지회장, 전북씨름협회장, 평화통일자문회의 전주시협의회장, 비사벌 대표이사, 전주일보 대표이사 등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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