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대 女 대구거주자 子 권유로
군산 머물다 증상 보여 검사
진료받으러 병원-약국 등 다녀
증상시 자가격리 조치 필요

전북에서 닷새 만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추가로 발생하면서, 타 지역에 비해 확산세가 더디었던 전북이 더 이상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6일 전북도에서 확진판정을 받은 A(70·여)씨는 대구사람으로 최근 대구 상황이 심상치 않자, 자식들의 권유로 군산 아들 집에 지난 20일부터 머물러 왔다.

현재까지 A씨의 세부적인 이동 경로와 접촉자는 모두 파악되지 않았으나 ‘외출 자제’ 요청을 무시하고 외부 활동을 해왔던 것으로 알려져 대규모 확산 우려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역학적 연관성으로는 최근 4차례 다녀온 대구의 한 성당이 꼽히고 있지만, 정확한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는 게 전북도 보건당국의 설명이다.

대구에서는 10일과 11일, 17일, 18일 각각 성당을 다녀온 것으로 파악됐다.

군산시가 밝힌 A씨의 동선 가운데 군산시보건소의 선별진료소를 찾은 것은 지난 24일 오후 1시께다.

20일 대구에서 군산의 아들 집으로 온 A씨는 23일부터 기침 등의 증상을 보이자 선별진료소를 찾았다고 한다.

군산시보건소는 A씨를 조사 대상인 코로나19 유증상자로 분류하고 바이러스 검사를 의뢰하면서 A씨와 가족들에게 ‘외출 자제’를 요청했다.

대구시민인 데다 코로나19 증상을 보여 감염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외출 자제를 권유한 것이다.

그러나 A씨는 곧바로 인근 도시인 충남 서천군 장항읍으로 이동해 병원 진료를 받았다.

장항은 아들의 직장이 있는 곳이다.

다음 날인 25일에는 진료를 받기 위해 군산 시내 한 병원에도 방문했으나, 병원 측의 거부로 들어가지 못해 다행히 병원 폐쇄까지 이어지지는 않았다.

이에 A씨는 평소 다니던 대구의 내과의원에서 팩스로 처방전을 받아 병원 근처의 약국에서 약을 구입하기도 했다.

확진 판정이 나온 26일의 동선은 아직 정확히 나오지 않고 있다.

이같은 동선에 대해 일각에서는 A씨가 자가 격리 대상인 확진자가 아니어서 벌어진 일인 만큼 관련 규정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초기와 달리 지금은 바이러스 검사 의뢰 건수가 폭증하며 결과가 나오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현행 규정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야만 강제로 자가 격리를 할 수 있으며 의심 환자에 대해서는 적용되지 않는다.

강임준 군산시장은 “코로나19 위기 경보가 최고 수준인 심각 단계로 격상된 만큼 선제적이고 적극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며 “의심 증상이 있으면 검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격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A씨 아들은 “검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기다리기 어려울 만큼 어머니가 힘들어해서 ‘다른 병·의원에서 진료를 받고 약을 타도 되느냐’고 물었더니, (직원이) 그렇게 하라고 했다”면서 “자가 격리를 강조했다면 이를 지켰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박정미기자 jungm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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