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성년자 이용 원격제어 앱
설치 비대면계좌개설해 편취
금융교육 강화 경각심 가져야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 범죄 수법이 갈수록 교묘해지는 가운데 도내에서 신종 수법에 따른 피해가 발생함에 따라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26일 금융감독원 전북지원(지원장 김용실)에 따르면 지난달 16일 A씨의 미성년자 아들이 새벽에 페이스북에서 ‘미성년자 급전대출’이라는 제목을 보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 게시물에 적힌 연락처로 전화를 걸었다.

게시물에는 부모의 신분증과 휴대전화만 있으면 대출이 가능하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던 만큼 A씨의 아들은 A씨의 신분증과 스마트폰을 이미 챙긴 상태였다.

전화를 받은 사기범은 부모님의 스마트폰에 스마트폰 간 원격 제어할 수 있는 프로그램인 ‘팀뷰어 앱’만 설치하면 손쉽게 대출을 받을 수 있다고 A씨의 아들을 현혹했다.

그는 ‘별문제가 없겠지’라는 생각에 사기범이 시키는 대로 이를 설치했다.

하지만 A씨의 스마트폰에 앱이 설치된 순간 사기범은 A씨의 스마트폰을 원격 조정해 B은행에서 비대면 계좌를 신설해 730만원을, C은행에서는 500만원을 대출받았다.

또, D카드사를 통해 카드대출(1천660만원)까지 받았다.

이 사실을 뒤늦게 안 A씨는 수사기관에 이를 신고했다.

현재 수사가 진행 중이긴 하지만 비대면 계좌 개설, 대출 실행 과정에서 본인 명의 휴대전화 인증, 공인인증서 암호 입력 등이 정상적으로 이뤄진 만큼 금융회사에 책임을 묻기에 어려운 상황이다.

이전에도 스마트폰 원격조정 앱을 통한 보이스피싱 피해는 종종 발생했지만 이번처럼 미성년자를 이용해 대출금을 편취한 경우는 처음인 것으로 파악됐다.

그만큼 보이스피싱 수법이 나날이 교묘해지고 있으며 청소년들이 인터넷이나 모바일을 통한 불법대출에 노출돼 있다는 의미기도 하다.

이에 금감원 전북지원은 이와 유사한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나날이 교묘해지는 보이스피싱 수법을 공유, 향후 청년층 대상으로 금융교육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청소년의 인터넷·모바일을 통한 대출의 위험성도 적극 안내한다는 복안이다.

김용실 지원장은 “보이스피싱에 따른 청소년 피해도 발생, 특히 그 수법이 날로 교묘해 지면서 새로운 사례들이 나오고 있다”며 “금융소비자 보호를 위해 관련 기관과 함께 보이스피싱 근절을 위해 노력해 나가겠다.

특히, 금융교육을 통해 피해 사례를 공유하며 경각심을 갖도록 유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아기자 tjdd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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