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옥마을 10경-600년 넘은 은행나무 등
조선왕조 성지의 다양한 모습 담아내

한옥마을 주민들의 삶의 기억과 많은 이야기가 담겨 있는 골목길 모습을 여행객과 함께 나누고 소통하기 위한 전주한옥마을 골목길 이야기 ‘오늘 여기 오길 잘했다’가 출간됐다.

책은 전주를 찾는 여행객들이 한옥마을 골목길의 각기 다른 색깔과 다양한 모습을 통해 한옥마을의 숨은 매력을 체험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가끔은 한옥마을이 지나치게 상업화된다고 우려하는 시선도 많다.

어쩌면 맞는 이야기일지도 모른다.

세월이 흐르면서 한옥마을도 그 세월과 시간을 맞춰가는 흐름 속에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진정한 한옥마을의 속살을 보지 못하고 바쁘게 지나쳐버리는 발걸음이 더없이 안타깝다.

한옥마을을 걷다보면 수많은 골목을 만난다.

그냥 지나친 골목 모퉁이 돌아 몇 길을 가다보면 또 다른 골목이 발걸음을 끌어당긴다.

다시 보니 아까 만난 골목끝자락과 마주서게 된다.

치이처럼 한옥마을 골목길은 막힘이 없는 이어짐의 연속이다.

한옥마을의 온기를 만들어내는 골목길.

그 안에 한옥마을의 속살이 있다.

골목에 들어서는 발걸음이 주저하지 않도록 발밑에 수줍게 피고 지는 예쁜 꽃길도 만들어 놓고, 서툰 솜씨로 담장에 그림도 그려둔다.

같은 기와지붕을 이고 있는 그저 그런 한옥 같지만 어느 한 곳 마당이 없고 같은 마당도 어느 한 순간 같은 모습은 없다.

가꾸는 이의 정성을 담고 하루하루 다른 모습으로 피어난다.

따뜻한 기운이 가득 찬 골목길 끄트머리 꺾음새에서 또 다른 길을 만나는 반가움이 있다.

한옥마을은 유서깊은 집, 글과 그림이 녹아 있는 한옥마을 10경, 600년이 넘는 은행나무, 마당가 깊은 우물, 곧은 절개를 지닌 선비정시, 조선왕조 성지 등 다양한 것을 만날 수 있다.

오래된 것과 새것의 조화, 높이가 아닌 깊이의 결을 갖춘 길, 세심한 배려로 지세를 변형시키지 않은 순리가 있는 길, 정혼이 굳게 뭉쳐서 연기와 같이 흩어지지 않는 정정의 길, 이런 이유로 한옥마을 골목길은 풀잎에 내려앉은 햇살 한 오라기에도 고고한 품격과 기품이 베어 있음을 알 수 있다.

또 몇 년이 흘러 한옥마을이 어떤 모습으로 변화하게 될지 단언할 수는 없다.

다만 그 시간 속에서도 한옥마을 골목 골목은 여전히 누군가의 발걸음에 설레어 꽃을 피우게 될 것이다.

여기에 한옥마을이 품고 있는 골목길 속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 문을 알 수 없는 무궁무진한 이야기가 함께하는 영혼의 옛집으로 향한다.

아주 오래된 고택처럼 전주의 역사와 유래, 현재와 미래를 담고 있는 고향으로서 한옥마을을 우리 곁에 이렇게 남아 있는 것이다.

/조석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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