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자-해학-유머 등 수사법 사용 따뜻한
희망 메시지로 삶의 아름다움 표현

박종은의 시집 ‘오래된 미래’가 발간됐다.

교육공무원 출신인 시인의 시는 감성과 이성이 조화롭게 형상화되어 삶의 본질을 천착한다.

그러한 여정에서 그의 시는 젊음의 열정 이상으로 빛나고 마치 거리 벽화처럼 강렬하게 표현되는데, 예컨대 ‘낙서’라는 시에서 그는 이렇게 세상을 향해 노래한다.

‘스프레이 분무기로 그림 같은 문자/문자 같은 그림으로 회색도시를/ 꿈틀꿈틀 드라마틱하게 요동치며/ 불만을 토하러 휘갈긴 게 아니라/ 따끈따끈한 메시지를 쥐어주고/ 풍자와 해학을 손잡으며/ 경쾌하게 희망과도 소통하고/ 거침없는 재치와 유머로 사람과 세상을 이어준다’ 요컨대 박종은은 그라피티를 저항의 이미지가 아니라 오래된 마을이나 구도심을 꾸미는 열정적 예술로 전화시킨다.

즉 그라피티가 전하는 메시지의 성격과 수사법 그리고 내용이 “사람과 세상”을 잇는 순기능으로 모아지고 있음을 역설하는 것이다.

저항의 이미지가 강한 그라피티마저 삶의 순기능으로 승화시키는 이면에는 삶의 낙관과 희망이 깊이 묻어 있을 수밖에 없다.

교육 공무원으로서의 성찰과 통찰의 삶이 토대가 된 그의 사유가 그래서 돋보인다고 할 수 있겠다.

더 나아가 박종은의 시는 따뜻하고 희망이 담긴 말들을 풍자, 해학,재치, 유머 등 웃음의 자질이 배어나오는 수사법에 담아서 사람과 세상이 소통할 수 있게 만드는 시를 지향한다.

그것은 소소한 일상의 미시적 세계가 빚어내는 삶의 본질적 모습이다.

그 점을 시에 구현시킬 수 있는 건 여간 어렵지 않다.

성찰과 통찰의 안목이 크고 깊고 넓게 구현되어 있지 않으면 가능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박종은은 미시적 세계로 삶의 본질을 여지없이 형상화시켜 독자들에게 아름답게 드러낸다.

그의 사유의 토대가 깊다는 방증이다.

박종은 시의 미덕도 바로 여기에 있다.

따라서 박종은의 시는 시집의 제목처럼 오래된 미래처럼 깊고 밝다.

열정이 넘쳐흐른다.

삶을 가장 아름답게 표현하는 시인, 그것이 박종은의 시다.

시집은 제1부 졸혼을 꿈꾸는 당신에게, 제2부 남방큰돌고래의 귀향, 제3부 나무의 흔들림처럼, 제4부 흠이 있는 그릇, 제5부 인생정상 분포곡선 등 총5부로 구성돼 있다.

박종은 시인은 고창교육청 교육장을 역임했으며 한국문인협회 고창군지부장, 전북문인협회 부회장, 한국문인협회 자문위원, 고창예총 회장, 시맥 회장 등을 지냈다.

저서로는 시집 ‘바람처럼 구름처럼’, ‘세월 위에 띄우는 빈 배’, ‘얘들아 날개를 달자’ 등이 있으며, 산문집 ‘교육은 미래요 희망이며 우선이다’, ‘캥거루키드와 셀프키드’, 시론집 ‘한국시문학의 이해와 창작’ 등 다수가 있다.

황조근정훈장을 비롯해 영랑문학상, 대한문학상, 영랑문학상 등 다수의 문학상을 수상했으며, 주간해피데이 신문 ‘시로 보는 세상’을 현재 290회 연재 중이다.

/조석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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