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역사를 들여다 보면 위기의 순간에는 언제나 힘을 모아 그 위기를 극복하고자 하는 사람이나, 영웅, 세력들이 존재한다.

반대로 위기와 혼란함을 틈타 자신의 잇속을 챙기려 하는 이들이 있어왔다.

전국적으로 ‘마스크 대란’이 벌어지고 있는 와중에 소리소문 없이 마스크를 기부하는 이름없는 천사들, 어르신들의 바느질 면마스크 기부사례는 ‘위기의 순간에 강한 나라’로 해외토픽에 소개되기도 했다.

외국인들의 눈에 이런 한국의 오지랖 넓은 ‘나눔과 기부의 문화’는 과히 이상할 법도할 것이다.

이런 아름다운 문화에 찬물을 끼얹는 소식도 있다.

마스크 품귀현상을 악용해 자신의 잇속을 챙기는 범죄들이다.

전직 폭력조직원 A씨는 “마스크를 판매한다”고 속여 7명의 사람들로부터 2억3500여만 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인터넷에 마스크 판매 글을 올리고, 또 업자와 계약서를 작성하고 계약금만 받아 챙긴 것이다.

A씨는 돈을 생활 자금과 도박 자금 등으로 사용했다고 한다.

코로나19에 의한 사회적 혼란을 이용해 다수의 피해자를 속여 거액을 편취한 죄질 불량의 범죄로 검찰은 보고 있다.

마스크 생산업체 대표 B씨의 경우 식약처 허가를 받지 않은 마스크를 KF94 마스크인 것처럼 둔갑시켜 49만장을 유통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또 지난 2월 허위글을 올려 억대의 부당이득을 챙킨 C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그는 인터넷에 공장을 운영하고 있고, 시세보다 싸게 마스크를 팔겠다고 허위글을 올린 뒤 유통업자로부터 2억3500만원을 받아 챙겼다.

조사 결과 공장도 다량의 마스크도 보유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995년 삼풍백화점 붕괴참사가 발생했다.

이 사건은 사망 502명, 부상 937명, 재산 피해액 2700억여원으로 세계 건물 붕괴 관련 참사 중 사망자가 10번째로 많은 사건으로 기록됐다.

당시 사고보다도 우회적으로 화제가 됐던 사건은 ‘삼품백화점 악마 아줌마’또는 ‘악마의 웃음’이다.

구조 작업이 한창이던 때, 수많은 시체를 뒤로한 채 환한 미소로 물건을 훔쳐 나오는 한 아줌마의 모습이 방송사 캡쳐화면에 잡힌 것.

이 여성 뿐 아니라 일부 파렴치한 사람들이 백화점 물건이나 희생자들의 물건을 훔쳤다고 한다.

그 중 한 여성이 사고 현장과 시신 주변을 맴돌며 옷가지와 금품 등을 훔치는 모습이 언론에 찍혀 국민들의 큰 비난을 받은 것이다.

훗날 이 스틸 컷 한 장은 남의 죽음과 고통은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의 잇속을 챙기는 예에서 대표적으로 거론되고는 했다.

코로나19 정국이 점차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혹여나 삼풍백화점 악마 아줌마처럼 남이야 어찌되든 위기를 자신의 잇속으로 보상받으려는 이들이 늘어날까 우려스러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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