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KB등 금리하향 조정
0%대 수두룩··· 도내저축銀
17개 상품 2%대 유지 예대율
규제 도입··· 고객이탈 현실화

기준금리가 사상 최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시중은행과 저축은행이 다른 행보를 걷고 있다.

정기예금 금리를 빠르게 내리고 있는 시중은행과 달리 저축은행의 속도는 느린 데다 일부는 되레 금리를 올리고 있는 것이다.

13일 도내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은행이 지난달 16일 기준금리를 한꺼번에 0.5%p 인하해 0.75%로 운용키로 한 뒤 지난 9일 이를 유지키로 했다.

기준금리가 0%대에 진입한 것은 사상 처음이다.

이로 인해 시중은행에서는 예금금리 인하에 나섰다.

하나은행은 이달부터 예·적금 상품의 금리를 0.2%~0.5%p 인하, KB국민은행과 NH농협은행 등도 일부 상품의 금리를 하향 조정했다.

이미 수년간 이어진 저금리 기조로 예금금리가 역대 최저 수준으로 낮아진 상황에서 한은의 기준금리 빅컷 조치는 이를 가속화 시킨 셈이다.

이에 올 초만 해도 1%대 후반대를 유지하던 예금 상품의 금리는 현재 1%대 초중반을 유지하고 있으며, 0%대 상품이 수두룩한 상황이다.

 하지만 저축은행은 시중은행과는 다른 분위기다.

대출금리가 높은 만큼 자금조달을 위해 시중은행보다 수신금리도 높지만, 기준금리가 내린 뒤에도 인하 조치를 서두르지 않고 있다는 의미로, 이에 2%대 예금금리 상품이 여전한 것으로 파악됐다.

뿐만 아니라 일부 저축은행의 경우 되레 예금 금리를 인상했다.

‘금융상품 한눈에’에 공시된 지역별 저축은행 가운데 도내에서 이용 가능한 저축은행의 예금 상품 총 37개 가운데 2%대를 유지하는 상품은 총 17개로 집계됐다.

1%대 상품 역시 1.95%~1.80%로, 0%대는 단 한 개도 없었다.

특히, 금리가 2.10%로 가장 높은 OK저축은행의 OK안심정기예금(변동금리)과 SBI저축은행의 복리정기예금(사이다)은 지난달 각각 0.2%p, 0.3%p씩 높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처럼 시중은행과 저축은행의 다른 행보에 대해 도내 금융권에서는 예대율 관리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금융당국에서 올해부터 저축은행의 예대율 규제를 도입, 이에 저축은행은 예금잔액 대비 대출잔액 비중을 올해는 110%, 내년까지는 100%를 유지해야 한다.

이런 가운데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경영난에 시달리는 중소기업이 자금난 해소를 위해 대출 문턱이 상대적으로 높은 시중은행 대신 저축은행으로 몰리면서 예수금을 확보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더욱이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중소기업의 자금난이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큰 만큼 대출 여력을 확충하기 위해 예금을 최대한 끌어모아야 하는 만큼 예금금리를 올리는 저축은행은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이에 일각에서는 저축은행의 이런 행보로 인해 투자 매력이 사라진 시중은행의 예금상품 외면, 고객이탈 움직임이 현실화될 수도 있다고 바라봤다.

도내 O저축은행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로 중소기업은 물론 영세한 소상공인의 대출 수요가 늘고 있기 때문에 이에 대비해야 한다”며 “기준금리가 0%대로 인하되면서 시중은행이 예금금리를 일제히 내리고 있기 때문에 현 금리를 유지하거나 0.1%p만 올려도 관심이 집중된다. 이에 저축은행업계에서는 금리를 쉽사리 내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아기자 tjdd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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